MG손보, 지급여력 미궁 속으로…고객 이탈 '비상등'
투자자 유상증자 참여 가능성 '불투명'
청약철회비율·보험금불만족도는 업계 평균 상회
공개 2021-10-05 09:30:00
MG손해보험의 지급여력이 미궁 속에 빠진 가운데 고객 이탈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사진/MG손해보험
 
[IB토마토 김형일 기자] MG손해보험의 지급여력(RBC)이 미궁 속에 빠진 가운데 고객 이탈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RBC비율을 끌어올리기 위해선 유상증자가 필요하지만, 모회사 격인 MG새마을금고중앙회가 미온적인 반응을 보이면서 나머지 투자자들의 참여 가능성이 불투명해졌을 뿐만 아니라 각종 지표가 고객 이탈 신호를 보내고 있어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RBC비율은 보험계약자가 일시에 보험금을 요청했을 때 보험사가 보험금을 제때 지급할 수 있는 능력을 수치화한 것으로 보험사의 자본건전성을 측정하는 대표적인 지표다. 보험업법은 100% 이상을 유지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금융감독원은 150%를 넘길 것을 권고한다.
 
3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올해 2분기 MG손해보험의 RBC비율은 97%로 전분기 103.5% 대비 약 6.5%p 축소됐다. 분자에 해당하는 지급여력금액은 2397억원, 2552억원으로 6.1% 줄어들고 분모가 되는 지급여력기준금액(보험·금리·신용·시장·운영위험액)은 2470억원, 2465억원으로 0.2% 늘어서다. 반면 동기간 손해보험사 평균 RBC비율은 238.9%, 224.7%로 5%p 높아졌다.
 
 
MG손해보험의 지급여력액 축소 이유는 당기순손실 지속이 꼽힌다. 지급여력액에 해당하는 잉여금, 기타포괄손익누계액 감소와 연관되기 때문이다. 올 2분기 MG손해보험의 당기순손실은 352억원으로 전년 동기 464억원 대비 24.1% 축소됐지만, 여전히 적자 늪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문제는 RBC비율 개선을 위해 유상증자 카드를 꺼냈지만, 실질적인 대주주인 새마을금고중앙회가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면서 무산 가능성이 커졌다는 점이다. MG손해보험의 지배주주는 제이씨어슈어런스제1호유한회사의 운용사(GP)인 JC파트너스로 새마을금고중앙회가 최대 재무적 투자자이며 우리은행과 대형 법인대리점(GA)인 리치앤코 등도 투자자로 포함됐다.
 
새마을금고중앙회는 유상증자 참여 여부와 관련해 계획을 세워놓지 않았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금융권 관계자는 사실상 유상증자가 어려워졌다고 주장했다. 주주 간 협의를 통해 참여비율을 정하지만, 새마을금고중앙회가 동참하지 않는다면 나머지 투자자들도 참여에 소극적일 것이라는 이유를 들었다.
 
MG손해보험은 유상증자 기한을 세 차례나 미뤄왔다. 올 상반기까지 1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마치겠다고 천명했으나 불발되면서 7월에서 이달, 올 연말로 연기했다. 이로 인해 규모를 쪼개 진행하는 단계적 유상증자, 신규 투자자 유치가 거론된 터였다. 다만 JC파트너스는 연말까지 유상증자를 마치겠다는 계획을 유지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MG손해보험은 발등에 불이 붙었다. 연말까지 유상증자가 이뤄지지 않으면 경영진 교체나 직무정지, 제3자 인수 등의 상황이 벌어질 수 있어서다. 지난 29일 금융위원회는 자본미확충을 이유로 MG손해보험에 제출한 경영개선계획안을 내달 다시 내라고 통보했다. 계획 불승인이 이어지면 수위는 올라간다.
 
경영개선계획안은 지난 7월 금감원이 경영개선요구 조치를 내리면서 제출됐다. 당시 금감원은 경영실태평가(RAAS)를 실시한 결과 MG손해보험이 금리리스크와 자본적정성 부문에서 4등급 이하를 획득했다고 밝혔다. MG손해보험은 2019년에도 경영개선명령 조치를 받았다.
 
여기에 MG손해보험은 보험계약을 취소하는 고객이 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청약철회비율은 5.1%로 업계 평균 4.1%를 1%p 상회했지만, 올 상반기에는 각각 5.1%, 3.9%로 1.2%p 웃돌았다. 청약철회비율은 전체 보험계약 중에서 청약을 체결한 날로부터 30일 이내, 보험증권을 수령한 날로부터 15일 이내 철회한 비율이다.
 
청구 후 해약 건수를 청구 계약건수로 나눈 보험금 불만족도도 지난해 하반기 0.26%로 업계 평균 0.15%를 0.11%p 넘어섰으며 올 상반기에는 각각 0.19%, 0.16%p로 0.3%p 초과했다. 즉 MG손해보험은 여타 손보사와 비교해 보험금을 수령한 후 떠난 고객이 많았다는 뜻이다.
 
MG손해보험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유상증자를 통한 자본확충이 가장 필요한 상황”이라며 “내부적으로는 사업비 절감, 상품 리뉴얼을 통한 포트폴리오 개선에 나서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고객 이탈 현상의 경우 공격적인 영업으로 인한 기저효과”라고 덧붙였다.
 
김형일 기자 ktripod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