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딧 시그널
한국투자증권, 금리 상승 등에 건전성 부담 확대
위험익스포져, 자본 대비 37.5%…업황 저하 우려도 내재
공개 2021-09-30 09:00:00
[IB토마토 백아란 기자] 하반기 금리 상승 등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하면서 한국투자증권의 자산건전성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올해 상반기 투자은행(IB)부문과 주식거래대금 증가에 힘입어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지만, 실물경기 위축 등으로 우발채무가 늘어날 경우 자본 적정성과 유동성 측면의 리스크 요인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29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한국신용평가는 최근 한국투자증권의 제1603회 외 ELB·제149호 외 DLB 신용등급을 ‘AA·안정적’으로 부여했다. 지난 2005년 한국금융지주(071050)의 자회사로 편입된 이후 다각화된 사업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우수한 시장지위를 보유하고 있다는 판단이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해 실물경기 위축이 장기화한 상황에서 증시거래규모의 축소, 시장금리 상승 전망 등은 수익성과 자산건전성 측면에 부담요인으로 지목됐다.
 
한국투자증권 자산건전성 현황.(단위;억원). 표/한국신용평가
 
이재우 한국신용평가 수석애널리스트는 “작년 2분기 이후 흑자 전환에 따른 이익 누적과 47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 발행, 위험익스포저 취급 속도 조절 등을 통해 자본적정성 지표가 개선되고 있다”면서 “올해 6월 말 조정 영업용순자본비율은 201.4%, 순자본비율은 2166.2%로 자본적정성은 양호하다”라고 진단했다.
 
이 연구원은 다만 “비우호적인 금융시장 환경 도래 시, 한국투자증권의 대응능력과 이익변동성 확대 여부가 모니터링 요인”이라며 “주가연계증권(ELS)의 조기상환 추이와 헤지 손익, 대체투자 등 IB 투자자산의 건전성도 재무안정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주요 변수”라고 꼽았다.
 
그는 특히 “위험익스포저 부담을 축소 중이지만, 여전히 자본 대비 부담이 큰 편이고 자회사 투자 규모(1조6000억원)를 감안할 때 위험익스포져 대비 자본완충력에 대해 보수적으로 감안할 필요가 있다”면서 “향후 자체헤지 비보장 파생결합증권의 추이와 헤지 운용 현황 등을 모니터링해 지속 여부를 점검할 계획”이라고 부연했다.
 
한신평에 따르면 자기자본 대비 100%에 가깝던 자체헤지 익스포저는 올해 6월 말 자본 대비 37.5% 수준으로 감소한 상황이다. 우발부채는 유동성공여 성격의 매입보장약정(3000억원)과 그 외 지급보증·매입확약 등 신용공여성 약정(3조4000억원) 등 총 3조7000억원으로 자기자본 대비 63.0% 수준으로 나왔다.
 
이 연구원은 “우발부채 취급 속도 관리, 자본 증가 등으로 인해 자본 대비 우발부채 부담은 다소 경감했지만 우발부채 내 부동산 경기에 민감한 여신 규모가 여전히 상당하다”면서 “위험익스포저를 적절히 관리하는 한편, 위험익스포저의 손실 발생위험을 적절히 통제해 우수한 수익성을 유지할 수 있는지를 모니터링하고 있다”라고 언급했다.
 
사진/백아란기자
 
안나영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최근 3개년(2018년~2020년) 평균 저위험자산 비중은 48.2%으로 전반적인 자산건전성이 우수하다”면서도 “발행어음 업무를 본격 개시한 2018년을 기점으로 국공채와 특수채 보유비중이 감소하고 일반 회사채와 주식·수익증권, 외화증권, 계열사 출자 등에 대한 투자 비중이 증가하고 있고, 국내외 기업과 PF 대출 규모도 확대되는 등 자금운용상 위험선호성향이 상승하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코로나19와 시장 금리 상승에 따른 증권업황 저하도 우려 요인이다.
 
안 연구원은 “수년간 건전성분류대상 관련 순요주의이하여신을 부담하지 않았으나, 해외투자 관련 연체자산이 발생하면서 대출금 관련 건전성 부담도 확대된 모습”이라며 “적극적인 위험인수에 따른 자본완충력 저하는 신용도에 부담으로 올해 6월 말 수정 NCR과 조정레버리지배율은 각각 192.8%, 6.0배로 자본적정성 지표가 동종업계(Peer) 대비 열위에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증시거래 규모의 완만한 감소 추세와 하반기 시장금리 상승 전망 등 업황 저하가 예상되는 가운데, 상반기 위탁매매 부문 호실적에 따른 기저효과를 고려하면 올해 하반기에는 상반기 대비 실적개선을 낙관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라면서 “기업주식(인수금융 등)과 무등급 PF에 대한 투자비중이 큰 편으로, 투자 기업 신용도나 주식 가치변동성과 PF 자산의 사업성과 연계된 위험부담이 내재한다”라고 덧붙였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백아란 볼만한 기자가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