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사이버보안 업체 사이벨럼 경영권 인수…전장사업 강화
8946만달러에 회사 지분 63.9% 확보
공개 2021-09-23 15:52:11
[IB토마토 김창권 기자] LG전자(066570)가 미래 성장동력으로 키우고 있는 전장사업의 포트폴리오 강화를 위해 자동차 사이버 보안 전문기업 인수에 나선다.
 
23일 LG전자는 최근 자동차 사이버 보안 분야의 선도기업인 이스라엘 사이벨럼(Cybellum)의 지분 63.9%를 확보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LG전자, 사진/뉴시스
 
이 회사의 기업가치는 약 1억4000만달러로, LG전자가 이번 인수로 확보한 지분가치는 8946만달러(약 1060억원)에 달한다. 여기에 LG전자는 올해 말까지 일부 주식을 추가 취득할 예정으로 최종 지분율과 투자금액은 주식매매절차가 마무리되면 확정된다.
 
또한 LG전자는 사이벨럼과 2000만달러 규모의 신주투자계약(SAFE)도 맺었다. 해당 투자금액은 2022년 말에서 2023년 상반기 사이에 주식으로 전환될 예정이다.
 
2016년 설립된 사이벨럼은 직원수 50여 명 정도의 스타트업으로 이스라엘 텔아비브에 본사를 두고 있다. 이 회사는 다양한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을 분석할 수 있는 멀티플랫폼 분석도구를 개발해 기술력을 인정받아 자동차 사이버보안 관련 취약점을 점검할 수 있는 독보적인 솔루션 역량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LG전자가 사이벨럼을 인수한 것도 최근 네트워크 연결이 필수인 커넥티트카 시대로의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사이버 보안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LG전자 측은 “자동차 사이버 보안 분야에서 사업경쟁력을 갖추고 인포테인먼트·텔레메틱스 등 전장사업의 보안체계를 더욱 강화하기 위해 사이벨럼 인수를 결정했다”라며 “글로벌 고객사의 다양한 요구에 적극 대응하는 것은 물론 급성장하고 있는 자동차 사이버보안 시장을 조기에 선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LG전자는 전장사업을 인포테인먼트, 전기차 파워트레인, 차량용 조명 등 3개 축으로 재편하며 미래사업을 체계적으로 준비하고 있다.
 
여기에 사이벨럼 인수를 통해 사이버보안 역량을 활용한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에게 신뢰도 높은 부품과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미래 모빌리티를 위한 혁신 파트너라는 전장사업 비전을 구체화 시킨다는 목표다.
 
이번 지분 인수 이후에도 사이벨럼은 독립적으로 사업을 운영하며 기존 경영진도 그대로 유지한다. 이를 통해 완성차 업체, 자동차 부품 회사 등 기존 고객사들과 협력 관계를 공고히 할 계획이다.
 
LG전자 관계자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유럽 등 각국에서 전기차와 관련한 보안등급에 규제를 강화하는 추세로, 기존 자동차 부품 외 종합적인 사이버 보안 전문회사의 인수를 통해 선제적으로 이 분야를 강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는 전장사업 포트폴리오 강화를 위해 지난 2018년 8월 차량용 조명 시장의 선두기업인 오스트리아 자동차 부품 회사 ZKW를 인수한 후 2019년 사업 효율화를 위해 VS사업본부 산하 헤드램프 사업을 ZKW에 통합했다.
 
이어 올해 7월에는 세계 3위의 자동차 부품 업체 마그나 인터내셔널(Magna International Inc.)과 함께 전기차 파워트레인(전자동력장치) 분야 합작법인인 엘지마그나 이파워트레인을 설립하는 등 잇단 인수합병(M&A)을 통해 전장사업 확대에 나서고 있다.
 
김진용 LG전자 VS사업본부 부사장은 “이번 사이벨럼 인수로 미래 커넥티드카 시대를 체계적으로 준비해 온 LG전자의 사이버 보안 경쟁력을 글로벌 시장에 선보일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창권 기자 kimc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