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건설, 홀로서기 성장통…관건은 '빌리브' 존재감 알리기
내부거래비중 줄이자 5년 만에 매출액 1조원대 하회
건설공사실적 감소세 속 경영평가액 반등 ‘위안거리’
공개 2021-09-17 09:30:00
[IB토마토 전기룡 기자] 신세계건설(034300)이 홀로서는 과정에서 성장통을 겪고 있다. 모기업과 관계기업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자 주택 브랜드인 ‘빌리브(VILLIV)’를 전면에 내세웠지만 아직 예전 수준의 시공능력평가(시평) 순위를 회복하지 못해서다. 올해 시평에서도 공사실적평가액보다 재무 건전성을 의미하는 경영평가액의 선전이 두드러졌던 만큼 자체 브랜드인 ‘빌리브’를 필두로 한 주택사업부문이 서둘러 본궤도에 오르는 것이 관건이다.
 
 
 

15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신세계건설은 올해 시평에서 37위를 기록했다이는 지난해(38위)보다 한 계단 오른 순위로, 사실상 정체한 셈이다. 시야를 넓혀 최근 5년간의 시평 순위 추이를 살펴보면 △2017 23위 △2018 29위 △2019 29위 △2020 38위 △2021 37위 등 전체적으로 우하향 그래프를 그린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신세계건설의 시평 순위는 내부거래비중을 줄여가면서 하락하기 시작했다. 신세계건설의 매출현황을 살펴보면 최대주주인 이마트(139480)를 비롯해 신세계(004170), 대전신세계, 스타필드안성 등 관계사로부터 수주하는 상업시설의 비중이 높았다. 이로 인해 2016년에는 전체 매출액(14382억원) 가운데 82.3%에 해당하는 11832억원을 내부거래로 올리기도 했다.

 

신세계건설이 내부거래비중을 줄이기 시작한 시점은 2017년부터다. 당시 신세계건설이 특수관계자로부터 쌓은 매출액은 6538억원으로, 이는 전체 매출(1644억원) 61.4%에 해당한다. 이듬해인 2018년에는 새로움에 살다, 빌리브란 슬로건 하에 주택 브랜드 빌리브를 본격화했지만 내부거래비중(63.5%)은 소폭 상승했다.

 

이후에는 대구지역을 중심으로 빌리브단지를 분양하며 인지도를 높였다. 2019년부터 현재까지 신세계건설이 대구에서 분양한 단지로는 △빌리브 스카이(평균 경쟁률 134.96 1) △빌리브 메트로뷰(42.11 1) △빌리브 클라쎄(8.20 1) △대구 빌리브 프리미어(3.22 1) △빌리브 파크뷰(27.66 1) 등이 있다.

 

그 결과 내부거래비중도 2019 57.3%에서 올해 상반기 기준 35.9%까지 축소됐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내부거래를 줄이는 상황 속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아쿠아리움 등에서 손실이 확대되면서 매출액(9568억원)과 영업이익(206억원)이 각각 5.9%(594억원), 14.8%(36억원) 감소했다. 신세계건설의 매출액이 1조원을 하회한 것은 2015년 이래로 5년만이다.

 

신세계건설 관계자는 <IB토마토>“2016년 ‘빌리브 범어를 시작으로 대구에서 인지도를 쌓기 시작했다”라청약에서도 좋은 성과가 이어지면서 빌리브를 선호하는 해당 지역 발주처도 늘어났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대구를 비롯해 부산이나 광주에서도 지역을 대표할 만한 단지로 자리매김한 만큼 전국적으로 수주 프로젝트도 증가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또한 그는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3345억원 상당의 수주잔고를 확보하면서 지난해 매출액(9568억원) 3배가 넘는 일감을 확보하고 있다”라 3분기만 살펴봐도 대구 빌리브 루센트’, ‘빌리브 루센트와 경기도 이천 빌리브 어바인시티 3개 현장에 대한 착공에도 들어간 상태라고 부연했다.

  

 

다만 신세계건설의 주택부문을 확대하려는 노력에도 시평 순위가 반등하지 않을 가능성도 남아있다. 시평액은 △공사실적평가액 △경영평가액 △기술능력평가액 △신인도평가액 등 네 가지 항목으로 구성된다. 이 중 공사실적평가액은 최근 3년간의 건설공사실적을 가중평균(직전 120%, 2년전 100%, 3년전 80%)한 값의 70%가 반영되기에 극적인 상승을 기대하기 힘들다.

 

여기에 건설공사실적도 줄어드는 추세이다.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2016년 당시 13065억원에 달했던 신세계건설의 건설공사실적은 2017 8564억원으로 34.5%(4500억원) 감소했다. 2018년에는 174억원을 기록해 잠깐 회복세를 보였으나 2019 9036억원, 2020 8919억원으로 다시금 축소됐다. 다음해 시평에서는 상대적으로 부진한 2019~2020년도 건설공사실적이 함께 반영된다.

 

시평 순위 반등을 위해서는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경영평가액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경영평가액의 경우 실질자본금*경영평점*80%’라는 산식으로 산출된다. 경영평점은 차입금의존도와 이자보상비율, 자기자본비율, 매출순이익율, 총자본회전율을 합친 값을 다시 5로 나눈 값이다. 신세계건설의 올해 경영평가액은 2171억원으로 전년(1547억원) 대비 40.33%(624억원) 늘어났다.

 

이는 차입금의존도가 201912.3%에서 20206.5%로 개선된 게 주효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도 5.2%의 차입금의존도를 기록하면서 보다 개선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자보상비율도 같은 기간 7.1배에서 9.8배로 소폭 나아졌는데, 올해 상반기 이자보상비율도 35.4배에 달해 경영평가액이 상승할 가능성이 남아있다.

 

이에 대해 신세계건설 관계자는 공사실적평가액의 경우에는 시평 항목 중에 변동성이 크지 않은 것으로 판단한다”라올해 상반기 매출(6156억원)이 전년 동기(4926억원) 대비 25.1%(1234억원) 늘어난 점, 같은 기간 주거부문이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약 38% 수준인 점에서 상승추세로 보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전기룡 기자 jkr3926@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