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행 돌풍에도 방심할 수 없는 삼성전자…향후 과제는 수익성
애플·샤오미 등 신작 출시에 갤럭시S21 FE 내놓고 경쟁 박차
공개 2021-09-18 09:00:00
[IB토마토 김창권 기자] 삼성전자(005930)의 신형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Z폴드3와 갤럭시Z플립3가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돌풍을 일으키며 모바일(IM) 사업부의 실적 개선 가능성에 힘이 실리고 있다. 다만 최대 경쟁사로 꼽히는 애플과 샤오미 역시 삼성을 겨냥해 신제품 출시에 나서면서 이를 어떻게 극복하고 수익성을 향상시킬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15일 애플은 현지시각 14일 오전 10시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본사에서 스페셜 이벤트를 개최하고 신제품을 대거 선보였다. 아이폰13 시리즈, 아이패드 9세대와 아이패드 미니 6세대, 애플워치 7세대가 새롭게 등장했다.
 
이번 아이폰13의 디자인은 전작과 비슷하지만, 전면 트루뎁스 카메라 시스템을 재설계해 노치 면적을 20% 줄이고 디스플레이 영역을 확장했다. 프로 라인에는 프로모션 120헤르츠(Hz) 디스플레이를 적용했다. 또한 내부 설계를 전면 새로 디자인해 배터리 용량을 키우고 신형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A15 바이오닉을 탑재해 배터리 수명을 늘렸다.

 

애플은 주요 소비층이 있는 미국과 일본, 중국 등을 1차 출시 국가에 포함시켜 오는 17일부터 사전예약을 시작해 24일 공식 출시된다., 국내에는 이보다는 느린 다음달 1일 주문을 받기 시작해 8일 출시될 예정이다. 

 
갤럭시 언팩에서 노태문 사장이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중국에서는 화웨이를 제치고 업계 2위 자리를 꿰찬 샤오미가 신형 스마트폰을 공개한다. 특히 샤오미는 애플이 아이폰13을 출시한 이날 샤오미 11T 시리즈를 공개하며, 경쟁 구도에 불을 지필 것으로 보인다. 11T 프로는 퀄컴 스냅드래곤 888 칩셋을 탑재하며 120W 고속 충전을 지원한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에 따르면 올 2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위 삼성전자는 19%를 차지했고, 이어 샤오미가 17%로 바짝 따라붙었다. 애플은 14%의 점유율로 3위를 유지하는데 그쳤고 4위는 오포(10%), 5위는 비보(10%) 순으로 나타났다.
 
이런 가운데 삼성전자가 지난달 27일 3세대 폴더블 스마트폰인 갤럭시Z폴드3와 갤럭시Z플립3을 출시한 이후 경쟁사들이 앞다퉈 신작 스마트폰을 출시하며 경쟁구도가 강화되고 있다.
 
당장 삼성전자는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모습이다. 지난달 17일부터 일주일 동안 진행한 국내 사전 예약 판매량이 자급제를 포함해 92만대를 넘어가는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어서다. 이는 전작인 갤럭시노트20의 국내 사전 판매량과 비교하면 1.3배 늘어난 규모다.
 
여기에 삼성전자는 외산 스마트폰의 무덤이라고 불리는 중국에서 과거에는 점유율이 0.5%에 그쳤지만 갤럭시Z폴드3와 갤럭시Z플립3의 사전예약에 100만명이 모인 것으로 추산되면서 향후 시장 점유율도 상승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인도에서는 사전예약 첫날인 지난달 24일 하루에만 전작 플래그십 모델인 갤럭시노트20 대비 2.7배 많은 예약 신청이 이뤄졌다. 미국에서도 전작 대비 판매량은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폰13 시네마틱 모드. 사진/애플
 

반면 새롭게 출시된 아이폰13의 경우 영화에서 한 피사체에 초점을 맞춰주는 시네마틱 모드를 동영상 촬영에 도입하는 등 카메라에 많은 변화를 줬지만, 업계에서 예측한 위성통신 기능 등의 새로운 기술은 소개되지 않았다. 이에 혁신을 기대하던 아이폰 유저들은 전작처럼 첫 5G도 아니고 폴더블폰 아닌 아이폰13에 수요가 크게 몰리지 않을 것으로 예측된다.


대신 애플은 삼성전자의 폴더블폰 흥행을 견제하듯 아이폰13의 가격을 전작인 아이폰12와 동일하게 책정했다. 국내 출고가의 경우 아이폰13미니는 95만원, 아이폰13은 109만원, 아이폰13프로는 135만원, 아이폰13프로맥스는 149만원에 구입할 수 있다.

 

샤오미의 경우도 중국 본토를 비롯해 인도 등의 국가에서는 선전하고 있지만, 미국이나 일본, 국내 등에서는 사실상 큰 인기를 끌지 못하고 있어 내수 점유율에 기대해야 하는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폴더블폰 외에도 경쟁사의 신규 스마트폰 출시에 맞춰 갤럭시S21팬에디션(FE)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갤럭시S21FE는 올해 상반기 플래그십 스마트폰인 갤럭시S21에서 일부 부품 사양을 낮춰 가격 경쟁력을 끌어올린 모델이다.
 
지난해 출시된 갤럭시S20FE의 출고가는 89만9800원으로 새롭게 출시되는 갤럭시S21FE도 이와 비슷한 80만원대로 출고가가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아이폰12 미니와 가격대가 비슷해 해당 수요를 공략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향후 삼성전자는 폴더블폰 흥행과 더불어 점유율 향상을 위해 부품 원가를 낮추는 등의 전략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폴더블폰의 흥행과 관련해 업계에서는 갤럭시Z폴드3가 전작 대비 성능은 좋아지면서 판매 단가를 낮춘 것이 크게 작용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전작인 갤럭시Z폴드2는 출고가 1980달러(약 232만원)에 첫 선을 보였지만, 이번 갤럭시Z폴드3는 1799달러(약 211만원)로 출고가를 낮춰 전작 대비 9%가량 가격을 낮춰 출시하면서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이에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폴더블폰이 대중화되면 향후 출시되는 폴더블폰은 수익성 개선 효과도 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폴더블 디스플레이를 보호하기 위해 들어가는 초박막강화유리(UTG)의 생산 수율이 현재는 기대에 못미치고 있지만, 향후 기술 개발을 통해 수율을 늘릴 수 있을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여기에 폴더블폰의 핵심인 힌지(경첩)의 부품 공급처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돼 부품 원가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폴더블 스마트폰 출하량 전망. 사진/DSCC
 
디스플레이 시장조사업체 DSCC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폴더블폰 출하량이 750만대를 기록하고, 내년에는 1590만대, 2026년에는 5100만 대로 급증할 것으로 관측됐다. 올해 전망은 기존 전망치보다 35% 상향된 것으로 갤럭시Z 시리즈의 흥행이 주요한 것으로 봤다.
 
이 같은 전망에 따라 반도체와 함께 모바일 사업 성장으로 삼성전자의 실적도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에프앤가이드(064850)는 삼성전자의 올해 3분기 실적 컨센서스로 매출액 72조3858억원, 영업이익 15조4824억원을 거둘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8.10%, 25.33% 증가한 수치다.
 
이와 관련해 김록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해 스마트폰은 언택트와 무관한 제품이었고, 올해 2분기에는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인한 기저효과도 온전히 누리지 못 했다”라며 “내년에도 IT 제품 내에서 스마트폰은 역기저를 우려하지 않아도 되는 만큼 다른 IT제품에 비해 상대적으로 선방할 가능성이 높다”라고 전망했다.
 
김창권 기자 kimc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