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피플
박희덕 트랜스링크인베스트먼트 대표
글로벌 스탠다드 따른 인사이트로 스타트업 투자
마켓컬리 유통 플랫폼 회사…성장 지속 자신
상호주의 기반한 플랫폼 전환 기업 주목
공개 2021-09-13 09:00:00
[IB토마토 손강훈 기자] “한국의 창업 트렌드를 알면서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어떤 산업이 흥하고 VC(벤처캐피탈)가 어느 창업가에 투자했는지 등의 활동을 동시에 알고 있는 것이 트랜스링크인베스트먼트의 큰 특색이다”
 
트랜스링크인베스트먼트는 지난 2016년 미국 실리콘밸리 벤처캐피탈인 ‘트랜스링크캐피탈’과 박희덕 대표이사, ‘과학기술공제회’ 등이 합작해서 출범한 VC다. 당초 ‘세마트랜스링크인베스트먼트’로 출범했다가 과학기술공제회가 분리되면서 트랜스링크인베스트먼트로 변경됐다. ‘마켓컬리’의 초기 투자자로 알려져 있다.
 
박희덕 트랜스링크인베스트먼트 대표이사. 사진/임성지 기자
 
박희덕 대표는 VC가 국내 기업의 ‘고잉 글로벌(해외 진출)’을 위해 기업이 글로벌 스탠다드(해외 기준)를 충족할 수 있는 자질을 갖추도록 하면서 성장할 수 있는 조언자(어드바이저)가 돼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인사이트(통찰)’를 강조했다. VC는 어떤 산업이 5년, 10년 후에 주요 산업으로 자리 잡을지 예측할 수 있어야 되고 그런 산업과 관련된 창업자를 찾아 초창기에 선점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많은 사례(창업)들이 모여 있는 빅데이터에서 이런 산업을 뽑아낼 수 있는 능력이 해당 산업에 대한 인사이트라고 설명했다.
 
트랜스링크인베스트먼트는 20년이 넘는 경험을 바탕으로 국내의 창업 흐름과 실리콘 밸리의 투자방식을 모두 알고 있다는 장점이 트랜스링크인베스트먼트의 인사이트가 됐고 이는 기업이 단계를 거치며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데 강점이 되고 있다는 평가다.
 
또한 실리콘밸리식 투자를 국내에 정착시켜왔으며 유망한 국내 스타트업과 해외 벤처캐피탈의 가교 역할도 맡고 있다.
 
박 대표이사는 “기업의 성공요소인 기술과 인력, 돈은 현재 국내 시장에서도 충분히 충족돼있는 상태”이라며 “국내 기업과 해외 투자자들의 연결하는 등 벤처기업이 글로벌 스탠다드를 통해 성장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라고 말했다.
 
박희덕 트랜스링크인베스트먼트 대표이사. 사진/임성지 기자
 
다음은 박희덕 트랜스링크인베스트먼트 대표이사와의 일문일답이다.
 
-투자하는 회사를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가?
△VC입장에서는 전방위적으로 다 신경을 써야 하지만 그중에서도 창업자의 ‘학습능력’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요즘과 같이 속도가 빠른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시대에서는 산업의 변화를 찾아내 혁신을 통한 기업의 특화 경쟁력 확보와 해당 분야의 문제점을 발견해 해결하는 능력은 학습능력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투자 유치 후 신경 쓰는 점은 무엇인가?
△투자 유치 후 중요한 것은 ‘사업 방향성’이다. 창업자들은 경영을 조금 해나가다 보면 쉬운 길로 가려는 특성이 존재하기에 방향성을 읽어버리는 경우가 많다. VC는 투자회사가 더 큰 시장으로, 문제 해결을 할 수 있는 방향으로 사람과 자금 등을 소개해 주는 등의 일을 하는데 방향이 틀리게 되면 VC가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어지게 된다.
 
-마켓컬리 이야기를 안 할 수가 없다. 마켓컬리의 초기 투자자인데 투자를 결정하게 된 이유가 궁금하다.
△김슬아 마켓컬리 대표의 문제의식과 해결방안, 학습능력을 봤기 때문이다. 마켓컬리하면 ‘새벽배송’을 많이 떠올리지만 김슬아 대표가 마켓컬리를 창업했던 가장 좋은 이유는 직장을 다니는 워킹우먼으로서 신선식품 장을 보기가 힘들다는 어려움과 좋은 품질의 식제품이 안정적으로 공급되지 못한다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였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새벽배송을 도입했고 안정적으로 좋은 품질의 제품을 공급하기 위해 공급자와 소비자가 같이 이득을 보는 ‘상호주의’에 입각해 플랫폼을 설계했다.
 
또한 새벽배송 관련 배송루트를 직접 만드는 등의 운영과 소비자 불만사항에 대한 분석을 통해 이 부분을 프로세스(공정)화 하는 등 뛰어난 학습능력도 보여줬다.
 
-마켓컬리가 계속 성장할 것으로 판단하는 이유를 듣고 싶다.
△마켓컬리를 이커머스로 보는 외부의 시각이 많지만 우리는 마켓컬리는 플랫폼 사업자로 보고 있다. 우리는 실리콘밸리에서 성공한 플랫폼 회사들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알고 있으며 플랫폼 경제에서는 소비자와 공급자가 서로 이익을 보는 상생의 개념이 없이는 성공하기가 힘들다. 대표적인 사례가 ‘타다’이다. 타다는 택시기사의 문제점을 소비자의 관점으로 해결하려고 했으나 공급자라고 할 수 있는 택시기사들의 입장을 생각하지 못했고 그렇기에 문제가 생겼다.
 
김슬아 대표의 경우 상호주의 개념을 갖고 있으며 이 방향성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에 계속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현재 마켓컬리에 투자한 외국계 투자사들은 마켓컬리를 유통 이커머스가 아닌 플랫폼 사업자로 보고 있고 이런 산업 구조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계속 투자자로 남아있는 것이다.
 
-투자한 스타트업 중 주목하고 있는 기업은 어떤 곳이 있는가? 또한 투자하지 않았지만 지켜보고 있는 기업은 어느 곳이 있나?
△마켓컬리가 상호주의를 기반해 유통 플랫폼으로 성장한 것처럼 패션의 ‘브랜디’와 아파트 시장의 ‘살다’, 보험의 ‘해빗팩토리’, 금융의 ‘에이젠글로벌’ 등 플랫폼 사업으로 디지털 라이징 되고 있는 기업을 주목해 직접 투자하고 있다.
 
우리가 투자하지 않았지만 ‘야놀자’가 어떻게 변할 것이지 궁금하다. 야놀자는 영세 호텔이나 조그만 호텔 체인의 인프라를 깔아주는 작업을 하고 있는데 야놀자 인프라가 완성되고 나면 그 위에 얹을 수 있는 것들이 엄청나다. 소프트뱅크도 그걸 보고 투자했다고 보고 있다.
 
-트랜스링크인베스트먼트의 최종 목표는 무엇인가?
△글로벌 수준에서 플레이하는 것이 최종 목표이다. 우리 회사가 글로벌 스탠다드를 바탕으로 글로벌 플레이를 할 수 있는 벤처캐피탈로 성장하면 우리를 통해 여러 기업들이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고 우리와 함께 투자한 국내 VC들고 바뀔 것이란 기대를 갖고 있다.
 
손강훈 기자 riverh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