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 갈림길 선' 디딤…뚝 떨어진 수익성에 빚 중독 심해져
지난해 매출 전년 대비 55% 급감…영업손익 '적자전환'
부채비율·차입금의존도 '위험' 수준
배달 사업 확대·향후 푸드테크 사업 준비
공개 2021-08-27 09:30:00
출처/디딤
 
[IB토마토 변세영 기자] 코스닥상장 외식업체 디딤(217620)이 침체를 거듭하며 기업 존속성에 위기를 맞고 있다.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까지 겹치며 이미 부채비율은 3000% 넘게 치솟아 한계 수준에 다다랐고 자본잠식 가능성도 불거진다. 디딤은 선택과 집중을 통해 안되는 매장은 접고, 가정간편식(HMR) 등 신사업을 확대하며 분위기를 전환하겠다는 목표다. 다만 매출 대부분을 차지하는 외식업의 경기 회복 시점이 불투명하다는 점에서 개선에 어려움이 따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디딤은 최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정관에 사업목적을 추가했다. 신사업은 ▲건강보조용 액화식품 제조 및 판매에서부터 ▲의학 및 약학 연구개발업 등 총 4개다. 기존 외식점 및 식품유통 사업과 시너지를 내면서도 매출구조를 다변화해 수익성을 확보하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디딤은 직영 다이닝 사업과 프랜차이즈 및 유통사업을 영위하는 외식기업이다. 직영 다이닝 사업으로는 '백제원'을 비롯해 '도쿄하나', '공화춘' 등이 있고, 프랜차이즈는 대중에게 친숙한 '연안식당', '신마포갈매기' 등 다양한 브랜드를 전개한다. 지난해 기준 디딤이 보유한 외식 브랜드만 약 19개다. 매출 포션은 국내와 해외 직영사업(음식수입) 매출이 각각 60.81%, 7.19% 프랜차이즈 및 (식자재)유통은 28.8%다.
 
디딤은 2008년 런칭한 신마포갈매기와 연안식당을 바탕으로 사세를 확장했다. 국내 가맹점 개수는 지난 2019년 3분기 507개까지 올라섰다. 다만 이후 지난해 323개로 가맹점 개수가 줄더니 올해 2분기 기준 267개만 남은 상태다. 디딤의 대표 브랜드로 꼽히는 연안식당은 2019년 220개→ 156개→ 올해 2분기 123개로 2년도 지나지 않아 매장이 거의 반 토막 났다. 메뉴 당 단가가 상대적으로 높은 연안식당 등은 기존에 오프라인 매장당 매출이 높았던 데다, 디딤 자체가 배달전문 가맹본부도 아니었다는 점에서 코로나19 타격을 더욱더 크게 맞았다. 
 
특히나 코로나19 피해가 컸다.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은 전년 대비 35.4% 줄어든 809억원, 133억원 영업손실을 입으며 적자로 돌아섰다. 큰 폭의 순손실로 자본총계는 2019년 328억원에서 올해 2분기 말 39억원으로 급감했다. 디딤의 자본금이 37억원 수준이라는 점에서 올해 자본잠식 가능성이 크게 상존한다.
 
  
수익성이 떨어지면서 부채비율은 2018년 108% → 2019년 257.23%에서 지난해 1623.74%에 달했다. 올해 1분기에는 3124.24%까지 치솟았다. 같은 기간 차입금의존도는 2018년 32.9%→ 58.7%→ 지난해 74.3%로 빚 의존도가 높다. 특히 올해 상반기 말 기준 전체 부채 750억원 중 단기성차입금(유동성장기차입금, 기타유동 등 포함) 액수만 293억원으로 단기차입 비중이 39%로 높아 재정상태가 위험 수준이다.
 
설상가상 대주주 등 외부 지원도 어렵다. 삼겹살 프랜차이즈 등을 운영하는 정담유통은 지난 3월 이범택 디딤 전(前) 대표의 지분 30%를 277억원에 인수하고, 웨스트포인트 인베스트먼트(WESTPOINT INVESTMENT, LCC) 등의 지분까지 추가로 품으며 디딤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반기보고서 기준 정담유통이 갖는 디딤 지분은 39.2%다. 문제는 정담유통이 지난해 매출 25억8000만원가량에 그친 소기업이라는 점이다. 자금이 부족했던 정담유통은 차입 형태로 지분을 사들였고, 금전을 갚아야 하는 상황이라 재정 지원이 사실상 불가능한 것으로 분석된다. 결과적으로 디딤 브랜드 영업정상화를 통한 현금흐름 확보가 생존 필수조건인 셈이다.
 
디딤은 지난 3월 교환사채(EB) 29억원을 시작으로 전환사채(CB) 등을 활용해 80억원을 조달한 바 있다. 하반기에는 운영자금 확보를 위해 티엔케이커머스과 엠케이케어랩을 상대로 한 50억원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단행하기도 했다. 올 한해만 139억원의 자금을 유치한 것이다. 실탄을 확보한 디딤은 차입을 상환하며 재정안정성을 도모하면서도, 배달 인프라 등을 확대하며 수익성을 확보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부터는 가정간편식(HMR) 사업에도 손을 뻗어 제품생산 및 유통채널 판매처를 확대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디딤 관계자는 “직영점 효율화와 함께 가맹점도 (정담유통 인수 후) 배달사업 등에서 시너지 효과를 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향후 푸드테크와 관련 로봇 신기술 도입을 준비하는 등 한 단계 점프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변세영 기자 seyoung@etomato.com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