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글로벌, 영업정지 위험 최소화…수주잔고 10조 넘었다
7월 수주잔고 더해 10조 돌파···작년 건설 부문 매출의 5배
향후 실적 개선 기대···영업익 추정치, 7월보다 13% 증가
공개 2021-08-18 17:48:22
[IB토마토 김성훈 기자] 코오롱글로벌(003070)이 10조원이 넘는 수주잔고를 기록하며 영업정지 리스크 최소화와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를 높이고 있다. 
 
코오롱글로벌은 18일, 연결기준 수주잔고가 10조원을 돌파했다고 전했다. 이는 지난해 건설 부문 매출액의 5배 규모다. 지난 17일 정정 공시한 반기보고서를 통해 9조3580억원 규모의 수주잔고를 보유하고 있다고 밝힌 코오롱글로벌 측은 “7월까지의 수주잔고를 더하면 10조원이 넘는다”라고 설명했다.
 
 
반기보고서에 의하면 코오롱글로벌은 올해 상반기에만 신규 수주 2조4682억원을 확보했는데, 이는 연초 수립한 수주목표액인 3조1100억원의 약 80% 수준이다. 이 같은 수주 증가로 주택·건축사업 부문의 실적도 개선됐다.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 증가했고, 대형 프로젝트의 공정 호조와 착공 프로젝트 증가로 영업이익도 27% 늘었다.
 
전체 실적 역시 연결기준 매출액 1조2415억원·영업이익 74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33.3%·53.3% 증가했다. 당기순이익은 84.6% 늘어난 483억원을 기록했다. 
 
실적 개선에 더해 시공능력평가(이하 시평) 순위 향상도 눈에 띈다. 코오롱글로벌은 올해 시평에서 19위였던 지난해보다 3계단 오른 16위를 기록했다. 이는 2007년(16위) 이후 14년 만에 가장 높은 순위다.
 
코오롱글로벌의 이번 수주잔고 10조원 돌파는 ‘영업정지’라는 악재 전에 달성한 성과여서 특히 주목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코오롱글로벌은 지난달 29일, 토목건축공사업 3개월 영업정지 처분을 받았다고 공시했다. 영업정지 처분의 사유는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른 중대재해 발생’이다. 지난 2015년 9월 금강광역상수도 노후관 갱생공사에서 발생한 사고가 원인인데, 당시 충남 논산~전북 군산 구간 현장에서 50대 노동자 2명이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사망했다.
 
 
영업정지기간은 8월2일부터 오는 11월1일까지다. 예상 영업정지 금액은 약 1조9550억원으로, 지난해 매출액의 49.77%에 달한다. 사실상 한 개 분기의 주택·토목건축 수주가 불가능해진 상황에서, 10조원의 수주잔고 달성으로 대외 신인도와 실적에 대한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정지 처분 전 도급계약체결 건과 관계 법령의 허가·인가 등을 받아 착공한 공사의 경우 계속 시공할 수 있어, 기존 수주 건도 차질없이 진행할 수 있다. 
 
증권가에서는 코오롱글로벌이 풍부한 수주잔고를 발판으로 최소 2~3년 동안 매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17일 기준 증권업계에서 추정한 코오롱글로벌의 올해 매출액은 4조8042억원·영업이익은 2270억원으로, 지난달 예상치보다 각각 2.75%·13%가량 증가했다.
 
다만 이달을 포함해 3개월간 신규 수주가 불가능한 만큼, 올해 연간 수주목표를 달성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부진한 건설 경기도 코오롱글로벌의 발목을 잡을 수 있는 악재로 꼽히는데, 한국건설산업연구원(건산연)은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7월 건설기업 경기실사지수(CBSI)는 6월보다 7.9포인트 하락한 92.9를 기록했다. 이는 2010년 7월 8.1포인트 하락 이후 11년 만의 최대 낙폭으로, CBSI 지수가 100을 밑돌면 현재 건설 경기를 비관적으로 보는 기업이 낙관적으로 보는 기업보다 많다는 의미다.
 
건산연은 8월 CBSI 전망치는 7월보다 1포인트 떨어져 경기가 더 악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건산연은 ‘건설공사 기성을 제외한 모든 지수가 전달 대비 나빠질 것’이라며 ‘특히 신규 수주가 크게 위축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나이스신용평가도 코오롱글로벌에 대한 평가에서 “부동산 경기 불확실성을 고려할 때 주택/건축부문의 장기간 지속적인 양질의 신규 수주 물량 확보와 수익 창출에는 불확실성이 상존한다”라고 판단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건설 경기 둔화는 분명한 악재”라면서도 “영업정지가 풀리는 11월부터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자가 더 늘면서 경기 회복으로 신규 수주가 늘 수 있고, 연간 수주 목표를 달성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라고 설명했다. 
 
김성훈 기자 voic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