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임성지 기자] “상장사의 경우 즉각적인 대응이 가능하지만, 벤처기업이나 중소기업은 좋은 아이템이 있다고 하더라고 자금, 인력, 인프라 등이 부족해 경쟁에서 살아남기가 어려운 현실이다”
손미경 젠엑시스 대표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아이템이 좋지만 경영에 어려움을 겪는 벤처와 중소기업을 발굴해 서로 상생하는 투자 문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손미경 젠엑시스 대표. 사진/임성지 기자
액셀러레이터(Accelerator)는 기업 성장을 위한 시드 투자, 연결, 판매, 멘토쉽, 교육, 그리고 성장을 가속화하기 위한 공개 피칭 이벤트나 데모데이까지 아우르는 프로그램으로 스타트업이나 중소기업을 지원한다.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은 좋은 아이템이 있어도 돈(Money), 시간(Time), 사람(Man-power)이 부족하다 보니 기업 성장이 더딜 수밖에 없다. 특히, 제약, 바이오, 헬스케어 관련 산업의 경우 일반 제조 기업보다 기술, 제품 개발에 있어 긴 호흡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어려움을 잘 이해하고 있는 손미경 대표는 무엇보다 기업 리크스 관리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겉으로 보이는 기업의 규모보다 기업이 지닌 기술과 CEO의 성향을 먼저 파악하고 분석해 투자하는 젠엑시스는 보건산업진흥원과 함께 유망 바이오기업 5개의 투자유치 중개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또한, 고려대 산학협력단 기술창업화센터와 함께 6곳의 유망 스타트업에 대한 IR(기업설명회) 역량 강화에 참여하고 있다.
2019년 중소벤처기업부에 등록한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AC)인 젠엑시스는 총 7개의 개인투자조합 결성 및 투자를 완료했으며, 최근 결성 완료한 유진-젠엑시스 제1호개인투자조합(결성금액 10억9000만원)을 포함해 총 30억원의 투자자금을 운용하고 있다.
다음은 손미경 젠엑시스 대표와의 일문일답이다.
-바이오 전문 AC를 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학부 때 유전공학을 전공했고, 서울대학교 치의학대학원에서 석사를 하는 등 바이오 분야에 백그라운드가 있었다. 또한, 롯데중앙연구소에서 신제품 개발/BM(비즈니스 모델)를 담당해 자연스럽게 라이프와 관련된 투자, 바이오과 관련된 분야에 관심이 많았다. 미국 HULT International Business School에서 M.B.A(전문 경영인을 양성하기 위한 경영학 석사 과정)를 다녀오면서 본격적인 투자 사업을 구상했고 2019년 3월 젠엑시스를 설립했다. 현재 젠엑시스 구성원 전원이 바이오, 헬스케어 관련 전문가이다.
-젠엑시스의 투자 전략은 무엇인가?
△초기에는 한 펀드에 한 개 기업을 투자하는 프로젝트 펀드 형태를 주로 운용해 수익률보다는 안정적 리스크 관리에 중점을 둘 수밖에 없었다. 최근에는 한 개의 펀드에 50%는 빠른 회수가 가능한 Pre IPO(상장 전 지분 투자) 또는 Late Stage(시리즈 B, C, Pre IPO 단계 기업) 기업에 투자하고 나머지는 다소 모험적이지만 고수익률 (투자 배수가 큰) 가능성이 높은 혁신적인 기술이나 산업 내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는 초기 기업에 투자해 리스크 관리와 수익률 극대화로 최적의 밸런스를 추구하려고 한다.
-젠엑시스의 강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바이오와 헬스케어에 특화된 전문인력과 파트너들의 전문성이다. 또한, 다양한 채널로 우수 초기 기업 발굴과 민간자본 펀드레이징 능력이 큰 강점이라 생각한다. 민간 자본 위주로 구성된 펀드는 투자 의사 결정을 집중력 있게 신속히 내릴 수 있고, 자금 성격이 유연해 모태펀드 등 공적자금이 요구하는 투자금 사용 용도 제한에 대한 규정이 피투자기업의 상황에 따라 협의가 가능한 큰 장점이 있다.
-엑셀러레이터에 대한 기업의 반응은 어떠한가?
△요새 기업들은 요구 조건이 명확하다. 어떻게 기업 성장에 도움이 될 것인가에 대한 질문을 많이 한다. 젠엑시스는 글로벌 네트워크와 글로벌 VC(벤처캐피탈) 네트워크를 제공하며, 피투자기업이 후속투자를 유치할 때 적극적으로 VC와의 IR을 진행한다. 또한, 후속 투자나 정부 지원 프로그램 참여 등 적극적인 자세로 임하고 있어 기업들의 반응이 좋다. 실제 빌릭스의 경우 작년에 5억원을 투자했고, 현재 보건산업진흥원 투자유치 연계 프로그램으로 투자유치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제약 바이오 관련 기업의 성장세가 두드러지고 있는데 이에 대한 생각은?
△코로나19로 제약바이오 산업이 제2의 도약을 한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그전까지 주목받지 못한 진단 시장이 열리는 것 같다. 하지만, 바로 제품을 생산하고 판매할 수 있는 상장사는 실적이 굉장히 좋지만, 비상장기업은 자금이 부족해 FDA(미국 식품의약국)나 KFDA(식품의약품안전처)의 승인을 받기까지 어려움이 있다. 비상장기업은 기술이 있고, 시장이 확대되어도 인증을 받을 수 있는 자금이 부족하니 결국 제3국에 늦게나마 수출할 수밖에 없다. 정부에서 비상장 바이오 벤처를 위한 B2G(기업과 정부 간의 상거래)나 조달청에서 포션을 잡아주긴 했으나 하루, 한 달 버티기도 어려운 벤처들은 시간과 비용을 충당하지 못하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
-엑셀러레이팅 할 때 기준점은 무엇인가?
△바이오 헬스케어 기업의 경우 독보적인 기술이 있어야 한다. 원천 기술에 대한 경쟁력이 있어야 하는데 단순히 ‘기술이 좋다’라는 것보다 시장 내에서 독점적인 우위에 있는지 파악한다. 예를 들어 빌리루빈의 경우 우리 몸에서 생성되는 물질이지만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했다. 하지만, 빌릭스는 빌리루빈을 양매성 빌리루빈 나노 입자로 재탄생시켜 항염증 치료제로 활용하고 있다. 이처럼 시간이 걸리더라도 혁신적이고 애플리케이션이 방대하게 사용될 수 있는 제품, 기술을 중점적으로 본다.
-젠엑시스의 목표는 무엇인가?
△젠엑시스의 투자금이 좋은 기업의 성장과 생존에 있어 공정하게 쓰였으면 한다. 일부 투자 형태를 보면 잘 되는 기업에 투자금이 몰리는 경우가 많다. 잘 될 가능성이 충분하더라도 당장 한 달, 한 해 생존이 어려운 기업이 있다. 이런 기업에게 기회를 주는 젠엑시스가 되고 싶다. 미개척된 분야, 좋은 기술, 좋은 자질을 갖춘 기업에 젠엑시스의 모든 리소스를 동원해 밸류업 시켜서 모두가 만족하는 투자를 지향하는 기업으로 성장하겠다.
임성지 기자 ssonata79@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