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임성지 기자] 코로나19 팬더믹으로 글로벌 교역이 위축되는 상황에도 의료용품 교류는 증가했다. 특히, 한국은 코로나19 대응 모범사례로 손꼽히면서 한국산 의료기기, 의료용품, 의료용 물자에 대한 글로벌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무엇보다 마스크, 주사기, 산소호흡기 등 코로나19로 인해 공급 부족을 겪는 품목은 글로벌 시장에서 매력적인 상품이 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 국소마취용 자동주사기를 출시했던 메디허브는 세계 최초 백신용 자동주사기를 선보이며 글로벌 진출을 알렸다. 보건산업진흥원 보육 기업으로 선정된 메디허브는 제약바이오 엑셀러레이터 전문기업 젠엑시스의 지원으로 미국과 러시아 시장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아이젝(i-JECT).출처/메디허브
차별된 기술력, 자동주사기를 만들다
메디허브가 국소마취용 스마트 자동주사기를 만들게 된 계기는 ‘어떻게’에서 시작되었다. 염현철 메디허브 대표는 “대부분 사람은 병원에 가길 싫어하지만, 특히 치과의 경우 치료 과정에 있어 마취 과정부터 고통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라며 “자체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약 76%가 마취 주사가 가장 아프다는 결과를 받고 통증을 최소화하는 스마트 자동주사기를 개발하게 되었다”라고 말했다.
국소마취용 자동주사기로 개발된 메디허브의 첫 번째 프로젝트인 아이젝(i-JECT)은 서울대학교 치대병원과 함께 2016년 12월 공동연구로 개발됐다. 아이젝은 통증 해소 알고리즘을 적용해 치과 마취 주사에 대한 공포감 해소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마취제의 온도를 상온으로 올려 주입 시 온도 차에 다른 콜드 페인을 해소하기 위한 디지털 워머 아이젝 온(i-JECT ON)도 지난 7월 출시해 병원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염현철 대표는 “아이젝은 마취액 주입 시 통증을 해소하고, 아이젝 온은 약물 온도 차에 따른 콜드 페인을 해소해 ‘페인 컨트롤 패키지’로 드라마틱한 마취 시술을 경험할 수 있게 해준다”라며 “앞으로도 이러한 환자와 의료진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사회적 가치가 있는 명품 의료기기를 개발 및 출시해 시장을 확장해 나갈 것이다”라고 밝혔다.
염현철 메디허브 대표. 사진/임성지 기자
코로나19로 백신용 자동주사기 구상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전 세계 패러다임의 변화가 시작되자 염현철 대표는 ‘어떻게 하면 도움이 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을 하며 백신용 자동주사기를 개발하게 된다. 염현철 대표는 “COVID-19 백신용 정밀 자동주사기는 백신 충전에서 접종까지 모든 과정을 자동화했으며, 더 나아가 IoT 기술을 연동해 백신 접종 현황과 백신 재고량을 실시간 모니터링할 수 있는 플랫폼 개발까지 완료했다”라며 “1차 타깃이 COVID-19 백신이며, 향후 정기적인 접종이 필요한 백신들도 대상이 될 수 있어 시장을 확장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메디허브 자동주사기의 특징은 정밀 정량 자동 주입 기능으로 약물 남용 방지에 특화되어 있다는 점이다. 아무리 뛰어난 의료진이 있어도 약물 투여에 있어 오차가 있을 수 있지만, 메디허브는 약물 투여량을 정밀하게 측정해 오남용을 방지하고 있다.
또한, 의료진이 반복 주사 시술로 인한 손목터널 증후군 직업병에서 벗어날 수 있으며, 의료사고 방지 기능으로 안전성을 확보했다. 메디허브의 플랫폼은 병원에서 실시간 소비되는 약물과 의료소모품을 파악할 수 있고, 재고 현황과 연동해 적정 재고를 유지함으로써 비용도 절감할 수 있게 프로그램화했다.
휴온스 업무협약.출처/메디허브
글로벌 진출 목표하는 메디허브
메디허브는 2018년 액트너랩으로부터 팁스(TIPS) 과제 진입을 위한 투자를 받고 팁스 과제에 선정되어 2021년 3월 최종 성공 판정을 받았다. 또한, 2020년 6월에는
휴온스(243070)로부터 SI(전략적 투자자) 유치와 함께 국내 총판 계약을 체결해 메디컬 시장으로 확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메디허브는 8월 현재 투자사를 대상으로 기업설명회(IR)를 진행 중이며, 올 3분기까지 클로징을 마감해 본격적인 스케일업을 계획하고 있다. 염현철 대표는 “메디허브는 경쟁력은 자동주사기에 대한 H/W(하드웨어)와 S/W(소프트웨어)를 통합한 실시간 관제 플랫폼에 있다”라며 “기반 기술을 응용해 타깃 약물을 확장해 나갈 수 있는 퍼텐셜을 갖고 있으며, 전용 소모품으로 파이프라인에 대한 포트폴리오를 넓혀 저가 중국산 제품의 가격 경쟁에서 벗어나 독점적인 시장을 창출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메디허브는 9월 미국 플로리다 의료기기 전시회를 시작으로 글로벌 시장에 아이젝(i-JECT)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미 미국과 러시아 유수 기업과 화상 회의로 호의적인 반응을 확인한 메디허브는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확인했다. 염현철 대표는 “한국 정부의 K-방역이 글로벌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라며 “백신을 스마트하게 접종하고 관리하는 플랫폼을 세계적으로 안착하는데 일조하고 싶다”라고 밝혔다.
임성지 기자 ssonata79@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