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위 자리 뺏긴 JB금융…은행 실적 열위에 하반기도 위태
전북·광주은행 올 상반기 순익 전년비 369억원 증가…대구은행은 539억원
올 상반기 JB금융, DGB금융 격차 175억원…지난해의 두 배
공개 2021-08-05 09:30:00
JB금융지주가 1년 만에 2대 지방금융 자리를 빼앗긴 가운데 이유로 다소 부진한 은행 실적이 꼽히고 있다. 출처/JB금융지주 
 
[IB토마토 김형일 기자] JB금융지주(175330)가 1년 만에 2대 지방금융 자리를 뺏겼다. 은행권이 비이자이익 확대를 바탕으로 호실적을 거뒀지만, 전북은행과 광주은행은 그렇지 못해서다. 비은행 계열사가 힘을 냈지만, 은행 실적을 상쇄하지 못하면서 DGB금융지주(139130)에 무너지고 말았다. 상반기 JB금융지주를 제친 DGB금융지주는 하반기 이익도 긍정적으로 전망돼 뒤바뀐 순위 굳히기에 나설 것이란 관측과 함께 JB금융지주에는 불안감이 전해진다.
 
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올해 2분기 JB금융의 당기순이익은 1511억원으로 1686억원을 시현한 DGB금융에 175억원 차이로 석패했다. 상반기 순익 또한 각각 2893억원, 3047억원을 나타내며 자리를 완전히 내줬다. 특히 충당금을 적게 쌓고도 패배한 것이 뼈아팠다. 올해 상반기 JB금융의 충당금전입액은 564억원, DGB금융은 693억원으로 도출됐다.
 
충당금전입액은 회수가 불가능할 것으로 예상되는 대출을 비용으로 처리하기 위해 설정하는 금액이다. 영업이익에서 차감되기 때문에 실적 감소의 원인이 된다.
 
여기에 JB금융은 은행 계열사들이 비교적 좋은 성적표를 받지 못했다. 전북은행은 올해 상반기 775억원의 당기순익을 올리면서 전년 동기 584억원 대비 32.6%, 광주은행은 각각 1037억원, 859억원으로 20.8% 개선되는 데 그쳤다. 반면 DGB금융의 은행 계열사 DGB대구은행은 올해 상반기 1927억원을 달성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 1388억원과 비교해 38.8% 도약했다. 순익 증가액도 전북은행과 광주은행은 총 369억원, 대구은행은 539억원으로 집계됐다.
 
여타 은행과 달리 전북은행과 광주은행은 비이자이익이 적자를 면치 못했기 때문이다. 전북은행은 올해 상반기 –59억원, 광주은행은 –86억원으로 산출됐는데 전북은행은 전년 동기 –102억원에서 적자 폭을 절반가량 줄이는 데 성공했을 뿐 마이너스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했고 광주은행은 지난해 같은 기간 32억원의 이익을 거뒀지만, 올해는 부진했다.
 
올해 상반기 은행권은 비이자이익 제고 흐름이 뚜렷했다. 지방은행을 살펴보면 대구은행은 올해 상반기 413억원을 시현하며 전년 동기 355억원 대비 16.3% 올라섰다. BNK경남은행도 315억원, 246억원으로 28.1% 불어났다. 대형 시중은행인 KB국민은행도 5981억원을 거둬 전년 동기 5430억원 대비 10.1%, 동기간 우리은행도 5220억원, 3660억원으로 42.6% 급증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은행들은 이자이익 성장에 한계가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비이자이익 중심의 영업 전략을 짜고 있다”라며 “비이자이익 성장을 거둔 은행들이 경쟁사와의 대결에서 승리했다”라고 말했다.
 
 
  
비은행 부문에서는 JB금융이 힘을 냈지만, 열위한 은행 실적을 상쇄하지는 못했다. JB우리캐피탈은 올해 상반기 1070억원의 당기순익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548억원 대비 95.1%, 같은 기간 JB자산운용이 25억원, 2억원으로 941.7%나 성장했다. 캄보디아 손자회사인 프놈펜상업은행(PPC Bank)만 76억원에 그치며 지난해 103억원과 견줘 볼 때 25.7% 후퇴했다.
 
DGB금융은 다소 아쉬운 수준을 나타냈다. 하이투자증권이 올해 상반기 846억원의 당기순익을 보이며 전년 동기 432억원 대비 95.8%, DGB캐피탈이 각각 23억원, 13억원으로 76.9% 도약했지만, DGB생명보험이 103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 283억원과 비교해 63.6% 쪼그라든 성적표를 받아든 점이 아쉬웠다.
 
결과적으로 올해 상반기 JB금융의 비은행 부문 실적은 1171억원으로 전년 동기 653억원 대비 542억원 불어났다. 동기간 DGB금융은 972억원, 728억원으로 244억원 성장에 만족해야만 했다. 하지만 지주 순익에서 비은행이 차지하고 있는 비율은 JB금융이 37.4%, DGB금융이 41.6%로 집계되는 등 주력 계열사인 은행 실적에 따라 희비가 엇갈렸다.
 
아울러 JB금융은 하반기에 강한 모습을 보이며 2대 지방금융 자리를 탈환해왔지만, 올해는 다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상반기 DGB금융과의 격차가 175억원으로 상당해서다. 지난해 상반기 JB금융은 2002억원, DGB금융은 2064억원의 당기순익을 시현하면서 차이가 올해의 절반 수준인 62억원에 불과했다. 연간 순익은 각각 3908억원, 3768억원으로 JB금융이 140억원 차이로 아슬아슬하게 승리를 거뒀다.
 
전북은행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비이자이익 총량이 적은 가운데 신용보증재단·예금보험공사 출연료 등 각종 비용이 발생하면서 비이자이익이 적자를 나타내고 있다”라며 “적자 폭은 개선세를 이어가고 있다”라고 말했다.
 
신용보증재단·예금보험공사 출연료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등에 대한 보증 공급을 확대하기 위해 금융사들이 함께 쌓는 돈이다. 여·수신 규모에 클수록 더 많이 적립해야 한다.
 
JB금융 관계자는 “영업 환경이 다른 지방은행 특성상 이익 실현이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라며 “자본·투자여력이 좋아졌기 때문에 증권사 M&A를 적극적으로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자본시장 내에서 포지션을 늘리기 위한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일부에선 JB금융의 경우 증권 자회사가 부재한 탓에 주식시장 호황에 따른 반사이익을 거두지 못하는 중이라고 꼬집었다. 여타 지방 금융지주들은 증권 자회사들의 선전으로 수익을 극대화했다고 덧붙였다. JB금융은 그동안 증권사를 비롯한 매물이 나올 때마다 눈독을 들였지만, 인수·합병(M&A) 시장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김형일 기자 ktripod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