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출신 모신 유진투자증권, 준법감시·ESG 체계 구축
유창수·고경모 각자대표 체제 1년…1분기 순익 전년대비 73% 증가
시장 변동성에 건전성 부담 내재…내부통제 등 리스크 관리 강화
공개 2021-08-03 09:10:00
[IB토마토 백아란 기자] 유진투자증권(001200)이 준법감시체계를 강화하는 등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시스템 구축에 힘을 싣고 있다. 연초 시행된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과 사모펀드 사태로 당국의 규제가 강화되면서 내부통제 등 리스크 관리 필요성이 커진데 따른 조치다. 지난해 6월 유창수·고경모 각자 대표이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전문경영인체제로 경영혁신을 꾀했던 만큼, 관련 인력 채용 등을 통해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을 다지는 모습이다.
 
사진/백아란기자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유진투자증권은 최근 송영상 전 금융감독원 국장을 상무로 영입했다. 이번 인사는 라임·옵티머스펀드 환매중단 사태로 금융사 내부통제·준법감시 필요성이 커진데 따른 대응으로 분석된다. 소비자보호와 사후구제 강화를 골자로 한 금소법과 사모펀드 사태로 당국의 규제가 강화된데 발맞춰 해당 업무의 전문가를 중용한 것이다.
 
송 상무는 1989년 증권감독원(금감원 통합)에 입사한 이후 금융감독원 금융투자검사국 부국장과 금융교육국장, 보험사기대응단 실장·인천지원장을 역임한 인물로, 내년 말까지 유진투자증권에서 감사총괄 업무를 수행하게 된다. 이로써 감사총괄 자리는 전임인 문영민 전 감사총괄의 사임 이후 6개월 만에 채워지게 됐다.
 
송 상무는 금융투자분야에서 소비자보호와 내부통제가 강조되고 있는 만큼, 금융소비자 권익 보호와 내부 리스크 관리를 비롯해 당국과의 중재자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유진투자증권 관계자는 ”급속하게 발전하고 있는 국내 금융투자 환경에서 내부 통제를 강화하고 각종 금융 규제와 정책들을 선제적으로 수용해 회사의 리스크 감소와 금융 소비자보호에 최선을 다하기 위해 장기간 금융감독원에서 관련 분야의 전문성을 확보한 전문가를 영입했다“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송 상무는 감사총괄직을 맡아 회사 내부 업무 절차와 사규 등 규정의 적합성 등을 폭넓게 감사·감독함으로써 ESG 경영에 대한 적극적 실천을 담당할 예정”이라고 부연했다. 금융권을 강타했던 DLF(파생결합펀드)나 라임·옵티머스자산운용 펀드환매 중단사태 등에 연루되지 않았지만, 리스크 관리를 통한 내부통제를 강화한다는 복안이다.
 
 
 
유창수 유진투자증권 부회장 겸 대표이사 또한 연초 신년사를 통해 “올해는 변화와 혁신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히 요구되는 시기”라며 “비즈니스 구조의 혁신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미래 먹거리인 성장형 투자 모델을 안정적으로 정착시켜야 한다”라고 강조한 바 있다.
 
그 일환으로 유진투자증권은 올해 100억원 규모의 ESG 채권을 발행했으며, 이달 초 아이엠투자증권, 리딩투자증권 준법감시인을 거친 윤성근 상무를 준법감시본부장으로 재선임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유진투자증권은 지배구조 투명성과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해 지난해 유 대표가 유진그룹 금융 계열사의 전반적인 전략을 수립하고, 고 대표는 유진증권의 영업과 리스크 관리를 총괄하는 방식으로 경영체제에 변화도 꾀했다.
 
출범 1년을 맞은 유진투자증권 각자대표 체제는 순항하고 있는 상황이다. 올해 1분기 기준 유진투자증권의 당기순이익은 297억원으로, 전년 동기(172억원) 대비 72.5% 증가하는 등 성장세를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유진투자증권의 지배구조와 경영진, 리스크 관리 수준이 우수하다고 평가하면서도 코로나19 재확산 이후 자본시장 불확실성이 확대된 만큼, 투자자산 부실화로 인한 건전성 부담은 내재돼 있다고 지목했다.
 
김선주 한국기업평가 선임연구원은 “유진투자증권은 2014년 유상증자 이후 자본확충을 이익유보에만 의존하고 있어 자기자본의 증가 속도가 상대적으로 더딘 모습이지만 안정적인 이익창출력과 저배당 기조를 기반으로 연간 400억원 이상의 자본축적이 이뤄지고 있다”면서 “지배구조와 경영진·경영전략, 리스크 관리 수준, 잠재위험 등을 고려할 때 경영·리스크 관리도 우수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김 연구원은 다만 “코로나 19 확산 이후 자본시장 불확실성 확대와 실물경기 침체 양상은 증권사들의 영업실적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 “유진투자증권의 경우 투자자산 부실화로 인한 건전성 부담이 내재하는 가운데, 우발채무 잔액(올해 1분기 6067억원)이 유동성 GAP(최근 4개 분기 말 평균 5211억원)을 상회하고 있어 실물경기 저하 시 재무건전성 측면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백아란 볼만한 기자가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