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딧 시그널
투자 늘리는 미래에셋증권, 자본완충력 부담 내재
올 1분기 말 연결기준 우발채무 10.6조원…'급증세'
공개 2021-07-29 09:20:00
미래에셋증권에 대해 자본완충력 부담이 내재해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출처/미래에셋증권
 
[IB토마토 김형일 기자] 미래에셋증권(006800)에 대해 자본완충력 부담이 내재해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국내외 투자확대로 제반 건전성 지표가 저하세를 나타내고 있고 해외 실물자산, 기업주식에 대한 투자 비중이 크기 때문에 위험선호성향도 높은 편이라는 이유를 들었다.
 
2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국기업평가(034950)는 올해 1분기 말 미래에셋증권의 우발채무 규모는 연결기준 10조6000억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또 상대적으로 위험수준이 높은 해외자산(해외기업 포함)이 4조2000억원, 주식담보와 무등급기업 대상 자산이 3조1000억원으로 큰 비중을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우발채무는 지금 당장 빚은 아니지만 언제든 빚으로 돌변할 수 있는 숨겨진 채무를 뜻한다.
 
미래에셋증권의 우발채무 규모는 급증하고 있다. 지난 2018년 3조2839억원에서 2019년 3조5312억원, 지난해 5조2690억원으로 불어났다. 올해 1분기에는 3조7333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우발채무의 70.9% 수준을 나타냈다.
 
한기평은 자기자본 대비 고위험자산 비중과 자산 구성상 위험선호성향이 높은 점은 신용도에 부담 요인이라고 우려했다. 아울러 미래에셋증권은 국내외 호텔을 포함해 대형 부동산, 기업주식, 해외 비상장기업 투자 위험노출(익스포저)이 많은 편이라고 보탰다.
 
또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한기평은 코로나19 사태로 글로벌 자본시장이 위축됐다고 진단하며 호텔·항공업 영업부진, 한계기업 발생 등은 예정됐던 엑시트(Exit) 지연, 자산가치 하락 등으로 이어지며 미래에셋증권의 유동성과 영업실적에 부담으로 작용 중이라고 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 해외 부동산과 관련해 손상차손을 다수 인식한 바 있다. 그러나 한기평은 실사불능 상황 등으로 자산가치의 정밀한 측정이 어려운 점과 실물경기 위축 장기화에 따른 추가적인 자산가치 하락 가능성 등을 고려하면 코로나19 관련 부담이 더욱 가중될 수 있다는 의견도 개진했다.
 
다만 한기평은 미래에셋증권이 지난해 이후 국내외 투자를 제한적으로 진행했다며 올해 1분기 말 수정 영업용순자본비율(NCR)과 조정레버리지배율은 각각 174.2%, 5.4배로 지난 2019년 말 175.9%, 5.1배 수준에서 정체된 모습이라고 덧붙였다.
 
안나영 한기평 연구원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이동제한으로 일부 호텔·리조트 투자자산 관련 신용이슈도 발생한 상황”이라며 “실물경기 위축이 장기화될 경우 영업실적 및 재무건전성 측면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주요국 경기회복 전망, 풍부한 유동성 버퍼, 자체헤지 주가연계증권(ELS) 부담 완화, 부실자산 관련 손상차손 인식 등을 고려 시 일정 수준의 자본시장 변동성에 대한 실적 ·유동성 대응력은 양호한 수준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한다”라고 했다.
 
김형일 기자 ktripod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