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확장 나선 삼성전기…전장사업 탄력에 실적 성장 예고
전기차 카메라모듈 수주로 라인 증설 검토
미래차 시장 공략에 올 영업익 58.5% 증가 예상
공개 2021-07-23 09:10:00
[IB토마토 김창권 기자] 삼성전기(009150)가 전기차용 카메라모듈 수주에 나서며 본격적으로 실적 성장을 예고했다. 기존에는 스마트폰에 집중하던 사업 방향이 최근 전장용으로 확대되면서 적층세라믹콘덴서(MLCC)와 더불어 카메라모듈까지 사업 확장이 이뤄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반도체 등의 소재는 반도체 사이클에 맞춰 ‘상저하고’의 영향으로 2분기에 실적이 부진한 경향이 있지만, 전기차 시장이 개화하면서 반도체 수요가 급증했고 이에 따라 삼성전기는 계절적 비수기라는 말이 무색하게 2분기에도 무난한 실적을 기록하면서 올해 최대 실적을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21일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기의 올해 컨센서스는 매출 9조2413억원, 영업이익 1조3147억원이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2.5%, 영업이익은 58.5% 증가한 수치다.
 
출처/삼성전기
 
삼성전기가 이 같은 호실적이 예상되는 이유는 기존 MLCC 믹스 개선과 더불어 글로벌 모빌리티 수요 증가, TV 대형화 등 기기 당 MLCC 수 증가, 고용량 비중 확대 등을 꼽을 수 있다. 여기에 전장부품 시장 성장에 따른 기대효과도 뒷받침하고 있다.
 
삼성전기의 카메라모듈은 렌즈설계 및 금형기술, 오토포커스, 광학식 손떨림 보정 등 초정밀 고성능 액츄에이터 제조를 내재화하는 등 이를 바탕으로 자동차용 등으로 사업 확장에 나서며 최근 성과를 내고 있다.
 
삼성전기는 지난 14일 글로벌 전기차 업체 A사와 4억3600만달러(약 5000억원) 규모의 카메라모듈 공급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삼성전기의 올해 1분기 모듈사업부 매출 8413억원의 약 60%에 해당한다.
 
이번에 공급하는 카메라모듈은 A사의 차세대 전략 차종인 전기 픽업트럭 모델에 탑재된다. 해당 픽업트럭은 2019년 11월 공개돼 올해 하반기 출시 예정으로, 총 8대의 전·후방 카메라가 탑재돼 자율주행 기능을 크게 개선한 것이 특징이다.
 
또한 이번 협력 확대로 삼성전기는 자동차용 카메라모듈 라인을 증설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카메라모듈 수주 소식에 삼성전기의 올해 2분기 실적도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카메라모듈 사업부의 지난해 매출은 2조8024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7%가량 감소했다. 주요 고객사 플래그십 라인 출하 감소, 카메라 고부가가치화 추세 둔화 등이 실적 부진을 초래했다. 그러나 2019년 13%에서 지난해 11%로 떨어졌던 모듈 시장 점유율이 올해 1분기에 15%로 확대되고 최근 전장용 카메라 대량 수주 소식까지 전해지며 전장 시장 진출에 따른 성장 기대감이 커지는 분위기다.
 
올해 3.6% 수준인 전기차 시장이 2025년 11.3%으로 확대될 것이란 전망도 삼성전기의 실적 전망을 밝게 하는 요소다.
 
삼성전기는 주력 품목인 MLCC 분야에서도 올해 1분기 25% 점유율을 차지하며 일본 무라타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지난 2019년 22%, 2020년 23%에 이어 지속적으로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고, 향후 고신뢰성 MLCC 개발 강화를 통해 자동차, 산업용 등 신규시장 진입도 노리고 있다.
 
앞서 시장에서는 전방산업으로 꼽히는 반도체 수요 증가에도 코로나19 등에 따른 영향으로 반도체 공급부족(쇼티지) 사태가 발생했고, 신규 스마트폰 라인업 부재에 따른 수요가 줄면서 삼성전기의 2분기 실적 우려가 예상되기도 했다.
 
하지만 삼성전기는 부진한 스마트폰 MLCC 수요 대신 서버용 MLCC로 대체하고 전장용 제품을 늘리며 시장 대응에 나섰다.
 
MLCC. 출처/삼성전기
 
유진투자증권은 삼성전기가 올 2분기 매출 2조2238억원, 영업이익 3118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2.7%, 225% 증가한 수치다. 아울러 올 하반기도 호실적 행진을 이어가면서 연간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할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삼성전기의 중국 톈진 전장용 MLCC 신공장은 올 하반기 중 가동될 것으로 전망되는데, 최근 MLCC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중국 공장 가동에 따른 전장 관련 매출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삼성전기는 지난해부터 중국 톈진 MLCC 신공장에서 시제품 양산을 시작한 만큼 본격적인 양산을 위해 고객사를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황고운 KB증권 연구원은 “삼성전기의 가시화될 전장 사업은 전장용 MLCC가 될 것으로, 하반기 신규공장 가동으로 전장용 MLCC의 매출액 비중은 올해 7.6%에서 2024년 20.9%로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전기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보통 2분기는 상대적으로 비수기로 분류되지만 최근 MLCC, 모듈 등의 수요가 증가하면서 공급이 타이트해진 상황”이라며 “공급이 부족해지면 판매단가가 오르는 등의 효과가 있지만, 시장 상황에 따라 다른 만큼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라고 전했다.
 
김창권 기자 kimc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