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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캐피탈, 자본적정성 저하…레버리지 관리 필요
올 1분기 레버리지배율 9.5%…내년 규제 수준 위반
공개 2021-07-16 17:49:17
하나캐피탈에 대해 적극적인 레버리지 관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출처/하나금융그룹
 
[IB토마토 김형일 기자] 하나캐피탈에 대해 적극적인 레버리지 관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내년부터 캐피탈사에 적용되는 레버리지 한도 규제가 강화되는 가운데 하나캐피탈은 가파른 자산 성장으로 자본적정성이 저하되고 있다는 이유를 들었다.
 
1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국기업평가(034950)는 올해 1분기 하나캐피탈의 레버리지배율은 9.5%, 조정자기자본비율은 12.2%라며 자본적정성이 양호하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자본적정성 개선 효과는 상당 수준 희석됐다고 밝혔다.
 
레버리지배율은 총자산을 자기자본으로 나눈 값이다. 내년부터 캐피탈사에 적용되는 레버리지 한도는 현행 10배에서 9배로 제한되며 직전 회계연도 기준 당기순이익의 30% 이상을 배당으로 지급하는 경우 8배로 강화된다.
 
하나캐피탈의 자본적정성 지표는 내년 규제 수준을 위반하고 있다. 지난 2019년 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한 데 이어, 이듬해 1월 15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차환 발행에 나섰지만 가파른 자산 성장으로 악화되고 있다.
 
레버리지배율은 지난 2018년 10.1%에서 2019년 8.5%로 하락했지만, 지난해 9.3%로 상승 전환했다. 올해 1분기에는 9.5%까지 올라섰다. 같은 기간 조정자기자본비율도 12.8%, 14.1%, 12.5%, 12.2%를 나타냈다. 조정자기자본비율은 자기자본이 분자에 해당하며 총자산이 분모다. 수치가 낮을수록 건전성이 나쁘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동안 하나캐피탈의 총자산은 영업자산 증가 영향으로 폭증했다. 지난 2018년 6조8842억원에서 2019년 8조2086억원, 지난해 10조8687억원, 올해 1분기 11조2891억원으로 매년 25.8%가량 불어났다. 동기간 영업자산은 6조6089억원, 7조5065억원, 9조4878억원, 9조8079억원을 나타냈다.
 
하나캐피탈의 영업자산에서 주를 이루고 있는 자동차금융 부문은 지난 2018년을 기점으로 성장세가 둔화됐다. 여타 캐피탈사는 물론 카드사와의 경쟁이 심화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고차와 렌터카로 눈을 돌리면서 다시 성장세로 돌아섰다. 지난해 중고차 거래 플랫폼 하나드림카를 출시하면서 규모는 2018년 4조801억원에서, 2019년 4조4937억원, 지난해 4조9477억원, 올해 1분기 4조9765억원으로 늘어났다.
 
아울러 한기평은 군부 쿠데타가 발생한 미얀마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나캐피탈의 전체 자기자본, 수익기반 중에서 미얀마 현지법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작지 않다는 이유를 들었다.
 
올해 1분기 하나마이크로파이낸스(KEB HANA MICROFINANCE LTD)의 자산은 3290억원, 순이익은 63억원으로 집계됐다. 하나캐피탈이 투자한 지분은 655억원, 기실행지급보증액은 588억원으로 투자지분과 지급보증 규모는 하나캐피탈의 자기자본 중 10%, 순이익도 연결순이익의 10%를 담당했다.
 
하현수 한기평 연구원은 “정세 불안 심화 등에 따라 미얀마 현지법인의 자산가치 하락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라며 “쿠데타 사태 추이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쿠데타 영향권인 양곤 외 지역의 경우 신규영업, 기존 대출의 회수가 이뤄지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관련 리스크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한기평은 하나캐피탈의 제333회 무보증사채 외 일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AA-로 평가했다. 아울러 수익성, 자본적정성 추이에 따라 신용등급이 변동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형일 기자 ktripod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