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조선해양, 선박 10척 수주…자회사 실적 개선은 ‘아직’
한국조선해양, 현대중공업 등 자회사 통해 1조1000억원 규모 수주
현대중공업·현대미포조선 등 작년 실적 급락…"수주로 수익 늘릴 것"
공개 2021-06-21 17:40:25
[IB토마토 김성훈 기자] 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 중간 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009540)이 자회사를 통해 선박 10척의 신규 수주에 성공했다. 다만 수주가 바로 실적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닌 만큼, 단기간의 수익 개선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국조선해양은 21일 △17만4000㎥급 LNG(액화천연가스)운반선 2척 △9만1000㎥급 초대형 LPG(액화석유가스)운반선 3척 △30만t급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1척 △11만5000t급 석유화학제품운반선(PC) 4척 등 총 10척에 대한 건조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총 계약금액은 1조936억원에 달한다. 
 
 
이번에 수주한 LNG운반선은 운항 중 발생하는 증발가스를 재액화해 경제성을 높이는 ‘LNG재액화시스템’을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해당 선박들은 울산 현대중공업에서 건조돼 2023년 하반기까지 순차적으로 선주사에 인도될 방침이다.
 
초대형 LPG선의 경우 이중연료 추진엔진을 탑재해 울산 현대중공업에서 2척, 전남 영암의 현대삼호중공업에서 1척씩 건조해 2024년 상반기까지 인도할 계획이다.
 
스크러버(Scrubber)가 탑재되는 초대형 원유운반선 1척은 전남 영암의 현대삼호중공업에서 건조할 예정이며, 2023년 2분기(4~6월)까지 선주사에 넘긴다.
 
석유화학제품운반선(PC) 4척은 현대미포조선(010620)에서 건조한다. 인도 시기는 2023년 상반기 이후다.
 
이날 발표한 계약 건을 더하면 한국조선해양은 현재까지 140척(해양 2기 포함), 금액으로는 122억달러를 수주해 연간 수주 목표(149억불)의 약 82%를 달성했다.
 
하지만 잇따른 수주에도 불구하고 한국조선해양의 실적이 나아지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조선사의 경우 선박을 수주한 후 1년 내외의 설계 기간을 거쳐 선박 건조 공정률에 따라 매출액을 인식해 실적에 반영하는 구조여서, 수주가 실제 수익에 반영되기까지 2년가량 걸리기 때문이다.
 
 
한국조선해양은 이날 수주 발표와 함께 자회사인 현대중공업·현대삼호중공업·현대미포조선의 5월 잠정 매출을 공시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달 전년도 같은 기간보다 13.84% 줄어든 6249억3300만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올해 누계 기준 매출액도 지난해보다 9.69% 감소했다. 현대삼호중공업의 5월 매출도 3112억3700만원으로 지난해보다 1.98% 줄었다. 다만 누계로는 0.88% 증가했다. 현대미포조선은 유일하게 7.89% 늘어난 2525억8500만원의 매출을 보였지만, 누계 기준 매출은 4.9% 축소됐다.
 
특히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은 지난해에도 부진한 실적을 보였다. 현대중공업은 약 52% 증가한 8조31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전년도보다 74.9% 줄어 약 325억900만원에 그쳤다. 당기순이익은 적자폭이 커져 같은 기간 385% 감소한 약 4314억4600만원 손실을 보였다. 현대미포조선도 매출이 6.6% 감소한 2조7900억원, 영업이익은 60.4%가량 줄어든 366억9000만원 수준이었다. 당기순이익도 적자로 돌아서 120% 감소한 122억6200만원 손실을 기록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올해 자잿값 상승 등으로 인한 수익성 우려가 있지만, 수주가 많은 만큼 장기적으로는 흑자전환할 가능성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국제해사기구의 환경 규제 발효를 앞두고 친환경 선박에 대한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라며 “올해 수주 목표 달성을 통해 실적 전환을 노릴 것”이라고 전했다.
 
김성훈 기자 voic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