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로 세상보기
주식투자와 회계정보
공개 2021-06-25 08:30:00
[IB토마토 전규안 전문위원]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코스피의 종합주가지수가 2020년 3월 19일에는 1,500 이하로 떨어지기도 했지만 지금은 3,200을 넘고 있으니 1년여 만에 두 배 이상이 된 것이다. 이러한 주가의 ‘V자 반등’ 과정에서 20, 30대를 중심으로 ‘빚투’(빚내서 투자한다)라는 말도 생겨났다. 세상에 알 수 없는 것이 ‘럭비공 튀는 방향’과 ‘주가’라고 했던가? 알 수 없는 주가다. 
 
필자가 회계학 교수라고 하면 가끔 ‘어떤 주식을 사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받는다. 왠지 회계학 교수는 주식투자도 잘할 것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 사실 주식투자는 회계보다는 경영학 중 재무관리와 더 관련이 있다. 재무관리 전공 중에서 투자론을 가르치는 분들이 가장 밀접한 관련이 있다. 그런데 그분들은 주식투자로 많은 부를 축적하고 있을까? 케이블 TV에 나와서 열심히 주식투자 강의를 하는 분들은 주식투자로 많은 이익을 보고 있을까? 주식에 대하여 많이 아는 것과 실제로 주식투자를 잘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일 수 있으니, 그분들이라고 항상 이익을 보는 것은 아닐 것이다.
 
회계는 주식투자와 무슨 관련이 있을까? 
 
첫째, 우리는 인식하지 못해도 이미 주식투자에 회계정보를 활용하고 있다. 회계를 전혀 모르고 주식투자를 하는 사람 중에도 많은 이익을 보는 사람이 있다고 하면서 회계와 주식투자는 관계가 없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어떤 사람이 특정 회사의 주식을 취득한다면 최소한 그 회사에 대한 공인회계사의 외부감사의견이 ‘적정의견’이어야 한다. 만약 적정의견이 아니라면 재무분석가들이나 증권회사에서 매수를 권장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즉, 주식투자를 할 때 본인은 인식하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그 회사의 회계정보가 이미 반영되어 있는 것이다. 물론 적정의견이 아닌 회사의 주식도 취득할 수 있으나, 이는 도박에 가까운 모험이다. 이와 같이 회계에서는 어떤 회사의 주식을 사라고 직접 알려주지는 않지만, 사서는 안 되는 기업에 대한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주식투자에 도움을 주고 있다. 
 
둘째, 증권회사의 매수 또는 매도 의견 발표시 이미 회계정보가 반영되어 있다. 개인투자자가 주식투자를 할 때 그 기업의 재무제표를 직접 보지는 않더라도 그 회사를 분석하는 재무분석가와 같은 전문가들은 그 기업의 재무제표를 보고 매수 또는 매도 의견을 표명한다. 그리고 개인투자자는 이러한 전문가의 의견을 참고로 주식투자를 하므로, 개인투자자 본인은 재무제표를 보지 않았더라도 간접적으로 재무제표를 이용하고 있는 것이다.
 
셋째, 회계는 회계정보를 이용한 ‘가치평가’를 통해 기업에 대한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주식투자에 도움을 준다. 회계정보를 활용하여 가치평가를 하면 그 회사의 적정 주가에 대한 추정이 가능하다. 물론 정확한 주가 추정은 어렵지만, 어느 정도의 기준 주가는 추정할 수 있다. 회계와 재무제표분석에 대한 간단한 지식만 있어도 최소한 무모한 주식투자는 방지할 수 있는 것이다. 
 
회계가 주식투자를 직접 가르치지는 않는다. 더구나 어떤 종목을 사라고 알려주지는 않는다. 그러나 기업의 재무제표를 신뢰할 수 있는지, 공시된 재무제표를 활용하여 기업에 대한 문제는 없는지, 해당 기업의 본질적인 가치는 어느 정도인가에 대한 기본적인 분석은 가능하게 해준다. 이를 통해 주식투자에 도움을 준다. 
 
기업의 주가는 여러 요인에 의해 결정된다. 우선 그 기업의 과거 재무상태와 경영성과에 의해 결정되고, 그 기업의 미래에 대한 전망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2020년에 5,493억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한 쿠팡이 미국 나스닥시장에 상장된 것은 과거보다는 미래에 대한 전망 때문이다. 또한 현재와 미래의 경제상황, 이자율, 수요와 공급, 투자자의 심리적인 요인 등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무수히 많다. 그러나 가장 기본적인 것은 회계정보다. 물론 회계는 주식투자에 있어서 중요하지만 전부는 아니다. 회계를 무시한 주식투자는 있을 수 없다. 주식투자를 위해 여러 요인을 고려하되 그 기업의 재무제표를 꼭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것이 우리가 회계를 배워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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