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손강훈 기자]
지엔원에너지(270520)가 신규 사업 진출을 위해 자금조달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주력인 지열 냉난방 사업이 신재생에너지 분야로 성장세를 기대했지만 코로나19 영향으로 인한 매출 감소와 경쟁심화로 인한 수주가격 하락탓에 실적 부진이 계속되자 사업다각화를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읽힌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엔원에너지는 272억원 규모의 3자배정 유상증자와 290억원 규모의 사모 전환사채(CB), 110억원 규모의 사모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통해 총 672억원의 자금을 조달한다.
조달한 자금 중 절반이 넘는 460억원은 타법인증권 취득자금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전환사채와 신주인수권부사채 발행 결정 공시에서 지엔원에너지는 ‘신규 사업 추진을 위한 자금조달’이라고 목적을 밝혔으며 신규 사업은 현재 영위하고 있는 지열 냉난방과 발전(건물용 연료전지) 등과 큰 연관이 없는 새로운 분야로 진출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엔원에너지가 새로운 분야 진출을 준비하는 것은 기존 사업으로 생각보다 성과를 내지 못한 탓으로 볼 수 있다.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지열 냉난방 시스템의 경우 신재생에너지에 속해 성장성이 상당하다고 평가받았다. 대형 건물에 적용, 건설경기에 영향을 받을 것이란 의견도 있었으나 정부가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의무화 비율을 늘린다는 정책적 이슈가 존재해 건설업 경기가 나빠진다고 해도 공공기관 건설분야의 신재생에너지 수요가 지속될 것으로 봤다.
지난해 3월 상장 발표한 IR BOOK에 따르면 2020년 매출 400억원, 영업이익 40억원, 당기순이익 33억원으로 추정하면서 외형성장과 수익성 개선을 자신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 실적은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매출 304억원, 영업이익 5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5.2%, 84.6% 줄어들었다. 당기순이익의 경우 스팩상장에 따른 합병비용 49억원까지 발생하며 -41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올해 1분기 역시 반등에 실패했다. 매출은 66억원, 영업이익은 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6.8%, 27.6% 감소했다.
지엔원에너지는 지난해 실적 부진의 이유를 코로나19 영향에 따른 매출처와 발주 이월과 시장경쟁 심화로 인한 수주액 감소로 설명했다. 수주액 감소로 매출액이 줄었고 이 영향이 영업이익까지 미쳤다는 것이다.
문제는 ‘경쟁심화’다. 코로나19의 경우 장기화되며 올해도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그래도 전염병이라는 일회성 이슈로 볼 수도 있다. 이와 관련 하나금융투자는 지난해 매출 감소가 2019년 수주한 대형 프로젝트의 공사가 코로나19로 중단되면서 2020년 계약잔금의 매출 반영이 지연됐기 때문으로 설명하면서 올해 프로젝트 완공에 따른 매출 회수를 전망하기도 했다.
하지만 경쟁심화는 지속적으로 실적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실제 지엔원에너지 역시 시장경쟁 심화에 따라 예전만큼 독점적인 위치에 있지 않으며 저가 수주가 진행되면서 기대만큼 수익성이 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점유율 1위, 설계·시공·사후관리까지 가능한 턴키(Turn Key) 공정 확보, 원가절감 노하우 등을 내세우며 타사 대비 경쟁력을 강조해왔지만 작년 실적을 살펴봤을 때 경쟁심화로 인한 저가 수주 영향에서 피할 수 없었다는 해석을 가능하게 한다.
다만 지엔원에너지는 준비 중인 신사업은 지열 냉난방 등 기존 사업과 연관성이 없는 분야라면서도 지난해 실적 부진과 신규 사업 진출은 관계가 없다고 밝혔다. 기존 사업은 축소 없이 꾸준히 지속해 나가면서 새로운 사업 영역을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엔원에너지 관계자는 <IB토마토>에 “다른 이유나 배경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라며 “사업다각화라고 보면 될 것 같다”라고 말했다.
손강훈 기자 riverh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