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C포트폴리오
글로벌 질환 진단 산업이 주목하는 '메디사피엔스'
680억달러의 희귀질환 시장 진출
한 방울 피로 250여 종의 희귀질환 진단 가능
혁신적인 진단 기술 개발로 기업 가치 높아져
공개 2021-06-28 09:20:00
[IB토마토 임성지 기자] 코로나19 팬더믹 이후 세계 질환 진단 산업의 규모는 2020년 680억달러로 전년대비 78% 성장했다. 씨젠(096530), 동구바이오제약(006620), 압타머사이언스(291650) 등 한국의 제약·바이오 기업도 암, 뇌 질환, 유전체 등 다양한 진단 솔루션을 선보이며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지난 6월 열린 바이오코리아2021에서 차세대 신속 질환 진단, 희귀질환 진단, 현재 진단 기술과 미래의 질환 대응을 위한 방안도 논의되었다. 이처럼 질환 진단 시장의 성장은 희귀질환의 진단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에 유전성 희귀질환 250여 종을 소량의 혈액으로 10일 안에 진단하는 솔루션을 개발한 메디사피엔스가 질환 진단 산업에서 주목받고 있다.
 
메디사피엔스 홈페이지
 
차별된 희귀질환 진단 솔루션 선보여
 
일반적으로 희귀질환은 국내 인구 중 유병인구가 2만명 이하의 질환을 말하며, WHO(세계보건기구)는 유병률이 인구 1000명당 0.65~1명 이하, 미국은 전체 환자 수가 20만명 이하인 질환을 의미한다. 특히, 유전성 희귀질환 환자는 치료가 조기에 이뤄지지 않으면 사망하거나 평생 장애를 겪으며 살 수밖에 없다. 강상구 메디사피엔스 대표는 “희귀질환을 정확하게 진단하는 솔루션으로 신생아 때부터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유전자는 평생 바뀌지 않으므로 자신에게 맞는 치료약, 치료법 등을 파악해야 한다”라고 강조한다. 
 
BIS리서치에 의하면 글로벌 희귀질환 진단 시장은 2022년 약 680억달러(약 74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에 따라 한국의 다양한 제약·바이오기업이 코로나19, 알츠하이머, 치매 등 다양한 질환을 진단하는 솔루션을 선보이고 있다. 2016년 10월에 설립한 메디사피엔스는 서울대병원과 공동으로 지난 2020년 11월 차세대염기서열분석(NGS) 기반 유전성 희귀질환 검사법(NEOseq_ACTION) 개발에 성공했다. 그전까지 신생아의 유전성 질환 선별검사는 ‘선천성대사이상검사-텐덤매스(TDM)’가 주로 사용됐다. 하지만, 텐덤매스 검사는 대사산물의 이상을 검사하는 것으로 정상적인 대사를 하지 못하는 신생아집중치료실에 있는 아기에게 활용도가 떨어졌고 무엇보다 잘못된 검사 결과가 속출하기도 했다. 
  
메디사피엔스 강상구 대표
 
메디사피엔스가 개발한 NEOseq_ACTION은 신생아의 발뒤꿈치에서 소량의 혈액을 채취해 필터페이퍼에 건조한 다음 DNA를 추출해 활용도가 높다. 또한, 희귀질환 220여 종과 그 희귀질환을 유발하는 유전변이를 포함한 254개 유전자도 NEOseq_ACTION으로 판별할 수 있어 신생아의 희귀질환을 초기부터 케어할 수 있다.
 
메디사피엔스는 환자들의 유전체적 데이터를 신속하게 진단하는 솔루션도 선보이고 있다. 기존 방식으로 분석할 경우 7~9년 정도의 시간을 들여 판별해야 하거나 아예 판별하지 못하는 질환을 단 일주일 만에 판별했다. 강상구 대표는 “서울대병원, 삼성서울병원, 아산병원, 순천향병원 등 국내 유수의 의료기관과 30명의 환자의 유전자를 진단했다. 그중 6명의 희귀질환 환자를 발견했고 작년 가을 대한진단유전학회에서 결과를 발표했다”라며 “100명 중 1명만 진단해도 큰 성과라 했는데 그보다 더 좋은 결과를 만들어 냈다. 현재 111명에 대한 검사를 완료했으며 해당 결과로 논문을 작성해 미국, 유럽 의학 전문 저널에 게재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MedyCVi 플랫폼 유전자 분석 정보
 
글로벌 진단 시장에서 스탭 바이 스탭(Step by step)
 
메디사피엔스가 차세대 글로벌 진단 전문기업으로 주목받는 것은 바이오(BI)와 인공지능(AI)의 결합에 있다. NEOseq_ACTION로 추출한 DNA를 분석하면 MedyCVi는 다양한 정보를 활용해 검출된 변이를 양성, 병원성, 불확실성 변이형(VUS)으로 구분하고 불확실성 변이의 경우 인공지능을 이용해 위험성을 수치화해서 제공한다. 
 
환자를 담당하는 의사는 MedyCVi로 정확한 진단을 할 수 있고 해당 진단 결과는 데이터베이스에 축적된다. 강상구 대표는 “기존 진단 솔루션이 개발자나 질환에 초점을 맞췄다면 메디사피엔스는 질환과 환자뿐만 아니라 담당 임상의가 치료와 연구에 활용할 수 있도록 AI를 결합했다”라고 언급했다. 이 같은 메디사파엔스의 희귀질환 진단 솔루션은 서울대병원, 아산병원, 삼성서울병원 등 국내 주요 의료기관과 협업으로 이어지고 있다.
 
메디사피엔스는 서울대병원과 중동 의료시장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중동은 근친혼이 많아 희귀 유전병 발병률이 높은 편으로 현재 서울대병원이 UAE 라스알카이마에 진출해 메디사피엔스의 희귀질환 진단 솔루션 보급을 논의 중이다. 강상구 대표는 “희귀 유전병 발병률이 높은 중동지역에 맞춤형 진단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을 서울대병원과 공동으로 진행하고 있으며, UAE 관계자들도 희귀질환에 대한 관심이 높은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강 대표는 “중동 진출뿐만 아니라 회사 설립 초기부터 미국 시장 진출을 목표로 희귀질환 진단 연구를 시작했다”라며 “현재 미국 샌디에이고의 대형 병원과도 진단 솔루션 보급을 논의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현재까지 메디사피엔스는 APS홀딩스(054620)와 마그나인베스트먼트 등에서 두 번의 시드 펀딩을 유치했다. 특히, APS홀딩스가 메디사피엔스 지분의 16.5%를 인수하며 메디사피엔스의 기업가치는 인정받았다. 메디사피엔스는 50억원 규모의 Series-A를 진행하고 있으며, 목표액보다 상회 한 65억원을 유치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글로벌 금융지주회사인 JP모건과 긍정적인 협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2021년 새로운 논문이 발표되면 메디사피엔스는 본격적인 글로벌 시장 진출을 시작할 예정이다. 
  
임성지 기자 ssonata79@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