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 수혈 나선 파멥신…낮은 지분율에 경영권 리스크 촉각
실적 성과 없는 상태에서 비용소요 여전
미상환 전환사채 조기상환 가능성 커져
최대주주 지배력 약화에도 자금조달 우선
공개 2021-06-21 09:40:00
[IB토마토 손강훈 기자] 유상증자를 통한 자금 수혈에 나선 파멥신(208340)이 낮은 최대주주 지분율에 적대적 인수·합병(M&A)에 노출될 위험이 커지고 있다. 우호 지분 확보 등 최대주주의 지배력 강화가 필요할 것으로 보이지만 문제는 주요 파이프라인의 임상시험 지연 등으로 기술이전과 같은 실질적인 성과가 발생할 시기가 늦어지면서 연구개발비 마련을 위한 추가적인 자금조달 가능성이 상당하다는 점이다. 지속되는 적자와 추락하는 주가에 전환사채(CB) 사채권자들의 조기상환권 행사 가능성 또한 높아지며 대규모 자금 유출 우려도 부담요인이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파멥신은 신주 630만주를 발행하는 유상증자를 추진하고 있다. 신주는 발행주식총수 1424만3029주의 44.2%에 달하는 물량이며 예상모집가액 9370원 기준으로 590억원 조달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방식은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로 공동대표주관회사인 미래에셋증권(006800)과 KB증권이 잔액인수자로 참여하기 때문에 유상증자는 큰 문제없이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최대주주의 지분 희석에 따른 지배력 약화다. 통상적으로 안정적인 경영권 확보를 위해서는 지분율 30% 이상을 확보해야 한다고 알려져 있지만 파멥신의 최대주주 유진산 대표이사의 지분율은 6.62%로 특수관계인 지분을 합한다고 해도 9.74%에 불과, 10%를 넘지 못했다.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은 이번 유상증자에서 배정된 물량의 최대 30%에 대해 참여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계획대로 청약할 경우 유진산 대표의 지분율은 5.2%로 하락하고 특수관계인과 합한 지분율은 7.65%까지 떨어지게 된다.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지배력이 낮을 경우 적대적 M&A 등이 발생, 경영권 변동으로 안정적 경영활동이 어려워지는 위험이 발생할 수 있다.
 
그럼에도 유상증자를 결정한 것은 연구개발 자금과 조기상환 가능성 높은 전환사채에 대응하기 위한 자금을 마련하는 것이 더 급하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기술이전 지연 등으로 영업실적이 나지 않으면서 외부 자금조달 외에는 운영비나 상환비용을 마련하기 힘든 상황이다.
 
 
 
지난 2018년 기업공개(IPO) 당시 파멥신은 추정손익계산서를 통해 2019년 매출 331억원과 영업이익은 229억원으로 흑자전환 한 뒤 지난해 매출 1185억원, 영업이익 1011억원을 거두며 외형 성장과 수익개선을 이룰 것으로 예상했다.
 
이 같은 추정은 파멥신이 보유한 ‘올린바시맙(TTAC-0001)’에 대한 기술이전을 바탕으로 나왔는데 올린바시맙에 관심이 높던 글로버 제약사 ‘머크(Merck)’ 임상2상의 결과를 보고 협의하고 싶다는 입장을 표명하며 기술이전 계약이 발생하지 않았다.
 
또한 지난해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기존에 진행하던 임상시험들이 지연되고 국가 간의 이동이 제한되는 상황에서 ‘BIO USA’, ‘BIO Europe’ 등의 행사가 취소, 온라인 대체되면서 파멥신의 연구결과 발표와 기술이전을 위한 협의 기회가 축소된 점도 부정적인 영향을 받았다.
 
결국 2019년 매출 0원과 영업이익 -101억원, 2020년 매출 5900만원과 영업이익 -255억원으로 여전히 적자가 지속됐으며 추정치와 큰 괴리를 보였다. 올해 1분기도 매출 5000만원, 영업손실 81억원으로 여전히 적자였으며 전년 동기 대비 그 폭은 더욱 커졌다.
 
 
 
 
주요 파이프라인들이 아직 임상 단계인 만큼 파멥신의 연구개발비 부담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연구개발비는 2018년 26억원, 2019년 73억원, 2020년 202억원으로 연평균 약 180%의 증가율을 기록하고 있다. 올해는 전이성 삼중음성유방암을 대상으로 한 올린바시맙과 키트루다 병용요법에 대한 글로벌 임상2상 진입을 계획하고 있으며 PMC-309, PMC-403, PMC-402 등 비임상 단계에 있는 파이프라인의 임상1상 진입이 올해나 내년에 예정돼 있어 연구개발비는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존재한다.
 
여기에 미상환 전환사채 509억원에 대한 조기상환 가능성이 높아 대규모 자금유출이 또 예상되고 있다.
 
현재 남아있는 미상환 전환사채의 전환가액은 2만3587원으로 현재 파멥신의 주가(16일 종가 1만2600원)와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2만3587원의 전환가액은 하한선까지 재조정된 것이며 현 주가와의 차이를 볼 때 조기상환이 유력해 보인다. 실제 지난달 395억원을 조기상환하기도 했다.
 
특히 주요 파이프라인의 임상이 비교적 초기 단계인 만큼 실질적인 성과가 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기술이전이 유력하다고 예상되는 올린바시맙은 올해 하반기 임상2상 진입을 예상하고 있다. 이는 당분간 실적 반등을 예상하기 어렵다는 것을 의미하고 이번 유상증자 후에도 또다시 자금을 조달해야 할 수도 있다는 해석을 가능하게 한다. 유상증자, 전환사채, 신주인수권부사채 등 주식과 관련된 자금조달이 추가적으로 진행될 경우 최대주주의 지분율은 계속 우려로 남아있을 수밖에 없다.
 
이와 관련 파멥신은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 지분율 관련해서는 회사에서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문제”라면서도 우호지분 확보 등 대응방안과 관련해서는 “공식적으로 밝힐 내용은 없다”라고 말을 아꼈다.
 
그러면서도 이번 유상증자로 현금유동성 확보, 자기자본 확충을 통한 부채비율 하락 등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과 전환사채 조기상환에 대한 시장 우려 조기 대응의 효과를 얻으면서 저비용·고효율의 연구개발을 진행할 수 있도록 연구개발 사이클을 개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파멥신 관계자는 <IB토마토>에 “당장은 진행 중인 유상증자에 집중하고 있다”라며 “추가적인 자금조달이 필요할 경우 회사 홈페이지, 공시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주주들과 소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손강훈 기자 riverh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