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젠 품은 엠투엔…한화, 사돈기업 통해 바이오 도전하나
미 의약품 개발기업까지 인수한 엠투엔의 광폭 행보
한화그룹 김승현 회장의 처남 서홍민 대표가 대주주로 알려져
범한화가 기업의 바이오산업 진출에 대해 해석 분분
제2의 한화케미칼 바이오시밀러 사업이 될까
공개 2021-06-09 09:20:00
[IB토마토 임성지 기자] 엠투엔(033310)이 1년 넘게 거래정지였던 신라젠(215600)을 품으며 사돈기업인 한화(000880)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엠투엔의 이번 인수가 본격적인 바이오산업 진출을 위한 행보라는 시각이 우세한 가운데 일각에서는 엠투엔이 범한화가로 구분되는 만큼 한화그룹의 바이오 사업 진출의 교두보가 될 것이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엠투엔을 이끄는 서홍민 회장은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의 부인인 서영민씨의 동생으로 지난해 서영민씨가 엠투엔 소액 유상증자에 참여해 지분관계를 맺었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스템에 따르면 엠투엔은 신라젠의 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 신주 1857만주를 주당 3200원, 총 600억원에 취득한다. 이를 통해 엠투엔은 신라젠 지분 20.8%를 보유, 최대주주로 올라서게 된다. 
 
엠투엔바이오 홈페이지
 
이번 인수 결정은 엠투엔의 본격적인 바이오 사업 확장 행보라는 해석을 가능하게 한다.
 
앞서 엠투엔은 바이오 사업 확장을 위해 엠투엔바이오를 출범했고, 미국 신약개발기업 그린파이어바이오(GFB)를 인수해 펙사백 중심의 파이프라인 다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엠투엔은 인수 발표 입장문에서 이번 신라젠 인수로 성공적인 기술 수출과 새로운 항암바이러스 파이프라인의 경쟁력을 확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나이스 신용평가 자료에 따르면 엠투엔의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2014년 54억원에서 매년 감소해 2020년에는 -19억원을 기록했다.
 
 
엠투엔의 실적 부진은 원자재의 구매가격 인상과 인건비 상승, 납품처 판매단가 인하로 인한 매출액 및 영업이익 감소가 주요 원인이다. 특히, 코로나19 여파와 함께 2021년 국제 원자재가격이 급등하는 등 철강·비철금속 산업에 영향을 줌에 따라 엠투엔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주력 사업을 스틸드럼에서 바이오로 전환하려는 움직임으로 파악된다. 이는 엠투엔이 ‘신라젠 인수를 학술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상업적인 영역을 고려해 License Out(기술이전)을 목표한다’라고 언급한 점이 뒷받침한다. 
 
엠투엔 관계자는 “계열사인 GFB의 역량이 투입되어 신속하게 POC(현장분자진단)를 확립할 수 있는 실행력에 대해 트랙레코드를 강조했으며, 신라젠이 펙사벡에 의존하는 리스크를 줄이고 추가 후보물질 도입을 통해 지속적인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기업으로 나아갈 방향을 제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업구조재편을 목적으로 한 엠투엔의 공격적인 행보에 일각에서는 ‘범한화가의 글로벌 바이오산업 진출의 교두보를 놓는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잇따른 국내 대기업의 바이오 사업 진출과 한화가 과거 바이오 사업 실패의 경험, 김승연 회장과 처남 관계인 서홍민 회장이 엠투엔의 대주주로 있다는 사실과 맞물리며 이 같은 추측이 생기고 있다.
 
현재 삼성과 SK(034730)는 각각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1분기 매출 2607억원)와 SK바이오사이언스(302440)(1분기 매출 1127억원)를 필두로 바이오 사업에 진출에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이에 다른 대기업들도 바이오 사업 진출을 모색하고 있는데 지난 2002년 롯데 제약을 출범한 바 있는 롯데는 신약개발 기업 엔지켐생명과학(183490)을 포함한 국내 많은 중소 바이오 기업과 논의를 진행한다고 밝혔으며 오리온(271560)도 진단키트 및 결핵백신 사업에 착수했다.
 
과거 한화그룹의 한화케미칼은 2009년 다빅트렐의 임상시험에 착수했고 오송 공장에 바이오의약품 생산기지 구축에 1000억원을 투자했다. 그러나 한화는 개발에 성공한 바이오시밀러 제품을 국내 시장에서 출시하지 못했고 2015년 공장 매각과 함께 국내 바이오의약품 시장에서 철수했다. 
 
이와 관련 재계의 한 관계자는 “엠투엔의 최대주주인 디케이마린 서홍민 회장이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의 처남으로 한화그룹의 바이오산업 진출로 확대해석할 수도 있는 상황”이라며 “현재 삼성바이오로직스와 SK바이오사이언스가 좋은 성과를 지속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한화그룹의 바이오산업 재진출 가능성이 없지 않다”라고 말했다.
 
다만 이는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최대주주와 김승연 회장이 친인척 관계라는 것 외에는 한화그룹과 엠투엔의 연결고리가 없기 때문이다. 엠투엔의 자회사 리드코프(012700) 유상증자에 김승연 회장 부인인 서영민 씨가 참여, 지분 0.52%를 확보하고 있지만 미미한 비중이다. 
 
실제 엠투엔 관계자는 <IB토마토>와 전화 인터뷰에서 “서홍민 회장님과 한화그룹은 친인척 관계로 연관성이 없지 않지만, 현재 엠투엔에서 진행하는 바이오 사업에 대해 말할 내용이 없다”라며 “엠투엔은 우선 당면한 신라젠의 경영 정상화를 위해 노력할 것이다”라고 언급했다. 
 
한화솔루션 측 관계자도 “엠투엔의 신라젠 인수는 한화솔루션 사업과 무관하며, 과거 한화케미칼의 바이오 사업과도 무관한 사항”이라고 말했다.
  
임성지 기자 ssonata79@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