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딧 시그널
파라다이스, 불투명한 실적에 동난 재무체력까지
무보증사채 신용등급 A/부정적서 'A-/안정적'으로 하향
현금 창출력 '제동'…이전 EBITDA 창출 2023년에 가능할 듯
공개 2021-06-01 09:10:00
[IB토마토 김성현 기자] 한국신용평가(한신평)가 파라다이스(034230) 신용등급을 하향조정했다. 영업실적이 당분간 부진할 것이란 잇단 예측과 함께, 회복 시기 역시 불투명할 것이란 전망이 반영된 결과다. 한신평은 파라다이스의 영업 현금창출력이 악화해, 재무 부담도 확대했다고 진단했다.
 
31일 한신평에 따르면 파라다이스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은 기존 'A/부정적'에서 ‘A-/안정적’으로 떨어졌다. 성적 반등이 나타날 기미가 좀처럼 보이지 않은 까닭이다. 파라다이스는 지난해 2019년 대비 53.7% 감소한 매출액 4538억원을 기록했다. 약 520억원이었던 영업이익은 -862억원으로 마이너스 국면에 들어섰다.
 
파라다이스는 관광진흥기금과 개별소비세 등 매출에 직접 연동하는 변동비를, 유·무급 휴직 시행과 비카지노시설 셧다운 등을 통해 고정비를 각각 축소했지만 올 1분기 영업적자 122억원을 기록하며 파고를 넘지 못했다. 한신평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상당 기간 이런 기류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2020년 카지노 드랍액은 전년 대비 64.3% 감소했다. 코로나19 영향이 상대적으로 적었던 1분기를 제외한 2~4분기 연결 기준 드랍액 감소 폭은 전년 동기 대비 76.5%에 달했다. 회사는 도고 스파, 인천 복합리조트, 부산 특급호텔 등 복수 사업을 영위하고 있으나, 코로나19 탓에 수요 위축이 가시적이었다.
 
 
류연주 한신평 연구원은 “해외 VIP 고객 비중이 절대적인 수요 기반의 특성을 감안할 때, 영업실적 회복 속도와 폭에도 불확실성이 내재한다”라며 “해외여행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에서 국내 여행과 레저활동 증가에 따라 일부 수요 회복이 예상되나, 주력 카지노업의 수요 위축을 보완하는 데 크게 부족한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라고 점쳤다.
 
현금 창출력에도 제동이 걸렸다. 지난해 순차입금은 2019년보다 13.4% 늘어나 1조원을 웃돌았고, 잉여현금흐름(FCF)도 620억원에서 -1734억원으로 고꾸라졌다. 1분기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는 순서대로 132.3%, 46.2%로, 2020년과 비교했을 때 모두 소폭 증가했다. 고무적인 건 부산호텔 사무동을 매각해, 올 상반기 내 대금이 유입될 것이란 점이다. 유보 현금을 채워 추가적인 재무레버리지 저하를 통제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내년까지 외형 회복은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한신평은 코로나19 백신 공급과 접종을 통한 집단면역 형성, 방한 외국인에 대한 자가격리 등 방역정책의 점진적인 완화로 내년부터 실적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봤다. 다만, 순차입금/EBITDA 지표는 11.2배로 현금 창출력 대비 과중한 재무 부담이 계속돼 이전 수준의 EBITDA 창출은 2023년부터 가능할 것이라고 한신평은 설명했다.
 
류 연구원은 “향후 코로나19 사태와 사업 수익성 추이를 예의주시할 것”이라며 “자본 확충 등을 통한 재무 부담 완화 여부와 국내, 동아시아 지역 내 복합리조트 공급으로 인한 경쟁 강도의 변화, 그리고 정부의 카지노 관련 정책 변화 등이 주요 모니터링 요인”이라고 말했다.
 
김성현 기자 shkim@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