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고꾸라진 선데이토즈…김정섭 대표의 해외가 해법될 수 있나
지난해 영업이익 전년 대비 370% 늘었지만…올 1분기 ‘뚝’
‘8만원 목전’ 주가 연신 하향곡선…예전 같지 않은 애니팡 파워
김정섭 대표 글로벌 시장서 해법 찾나…애니팡 ‘신뢰도 제고’ 목소리도
공개 2021-06-02 09:30:00
[IB토마토 김성현 기자] 네 자릿수 매출액을 기록하며 지난해 반전 신호탄을 쏜 선데이토즈(123420)가 올 1분기 다시 고꾸라졌다. 2014년 8만원을 향해 달리던 주가도 최근 2만원대에서 주춤거리고 있고, 신작 출시에 대한 의지에도 여전히 ‘애니팡’ 외에 눈에 띄는 흥행 게임은 찾을 수 없는 실정이다. 최근 김정섭 대표는 주력 지식재산권(IP) ‘애니팡’에 집중된 무게 추를 해외로 옮기려는 움직임과 함께 계열사 교통정리에 나서고 있어 그의 차별화된 걸음걸이가 투자심리를 자극할 수 있을지가 눈여겨볼 대목이다.
 
모처럼 영업이익이 100억원을 웃돌았다. 3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선데이토즈는 2020년 매출액 106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25.8% 증가했는데, 700억~800억원대를 맴돌던 매출이 1000억원을 넘어선 건 2014년(1441억원) 이후 근 6년 만이다. 영업이익은 2019년 대비 무려 370% 늘어난 130억원가량으로 집계됐다. 
 
순이익 역시 146억원으로, 지지난해보다 400% 가까이 치솟았다. 금융정보분석업체 에프앤가이드(064850)에 따르면 작년 선데이토즈 1~4분기 자기자본이익률(ROE, %)은 순서대로 ‘5.73’ ‘7.09’ ‘7.42’ ‘10.42’로, 하반기에 갈수록 오름세를 보였다. 2019년 ROE(2.16)와 비교했을 때, 회사 이익 창출력은 크게 개선한 모습이었다.
 
다만 1~3월 회사 매출액(234억원), 영업이익(20억원)은 2020년 같은 기간 대비 각각 17.6%, 32.2% 줄었다. 순이익은 32억원으로, 60%가량 감소했다. 특히 영업이익은 전분기와 비교하면 반 토막(-53.7%)났다. 1분기 기준 자기자본으로 환산해보면, ROE는 2.2%로 추산된다. 부진한 기색이 역력했단 얘기다. 
 
 
1분기 변화와 함께 짚어볼 건 선데이토즈의 그간 사업 구조와 주가 추이다.
 
회사는 2012년 모바일 게임 애니팡을 내세워, 국내 대표 캐주얼 게임사로 입지를 견고히 해왔다. 애니팡 IP를 지속해서 활용한 선데이토즈는 지난해 6월 출시한 ‘애니팡4’를 포함, ‘사천성’ ‘맞고’ ‘포커’ ‘섯다’ 등 애니팡 관련 11개 게임을 서비스 중이다.
 
2014년 ‘애니팡2’가 출시하던 해, 1만원대를 전전하던 선데이토즈 주가는 8만원에 가까워졌다. 애니팡 IP 파워가 여실히 드러난 부분이다. 그해 6월 스마일게이트홀딩스에서 당시 각각 부사장, 최고정보관리책임자(CIO)를 맡았던 이정준 현 최고디지털책임자(CDO)와 성준호 대표가 선데이토즈에 합류했다.
 
현재 수장인 김정섭 대표는 선데이토즈에 2017년 합류, 연말 회사 지휘봉을 잡았다. 아울러 고원장 스마일게이트홀딩스 최고재무책임자(CFO)가 부사장으로 왔다. 회사는 이듬해 스마일게이트 자회사로 편입했고, 애니팡 개발자 겸 창업자인 이정웅 대표가 경영에서 손을 뗐다. 
 
선데이토즈 주가에 이상기류가 포착됐다. 4만~5만원대 주가는 2018년 중순 2만원대로 곤두박질쳤고, 급기야 2019년 1만원대로 회귀했다. 최근 주가는 2만원 초중반 선을 지키고 있다. 지난해 애니팡4를 내세웠지만, IP 피로감이 반영된 탓에 유저와 투자자 기대감이 이전만 못 한 실정이다. 이 기류는 올 1분기 실적 부진과도 맞물린다. 
 
 
김정섭 대표의 공적은 게임보단 투자 쪽에 집중됐다. 법무법인 제이피에 적을 뒀던 그는 인수합병(M&A) 전문 변호사로 활동, 이어 선데이토즈 감사와 스마일게이트홀딩스 투자전략담당 등을 지냈다. 2019년 소셜카지노 게임사 링스게임즈를 회사가 인수한 것도 김 대표 이력과 들어맞는 동태다.
 
김 대표는 해외 시장에서 실마리를 찾은 모양새다. 지난달 링스게임즈와 자회사 선데이토즈플레이를 합병해 플레이링스가 새롭게 출범했는데, 이는 글로벌 시장에서 일정 흥행이 보장된 카지노 게임에 방점을 찍겠단 전략으로 읽힌다. 선데이토즈플레이는 애니팡 고포류 게임과 ‘슬롯메이트’를 현재 주력으로 서비스 중이다. 
 
또, 25일 내놓은 ‘니모의 오션라이프’와 작년 선보인 ‘디즈니팝타운’은 모두 디즈니와 협업한 캐주얼 게임이다. 전 세계적으로 익숙한 IP를 운용한 까닭에 글로벌 유저 유입이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해외 매출 변화도 김 대표 행보에 힘을 싣는다. 선데이토즈의 2020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모바일 게임 수출 관련 매출액은 2018년 51억원, 2019년 124억원, 지난해 349억원으로 책정됐다.
 
 
하지만, 주주가치 제고 차원에서 의문부호가 붙을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게임에 정통한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쿠키런 킹덤’을 통해 올 초 3만원대에서 12만원 주가를 목전에 둔 데브시스터즈(194480) 사례는 다수 게임 기업들에 교본이 될 것”이라며 “게임사 원류는 개인·기관 투자자에게 IP에 대한 신뢰도를 유지해나가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당장 해외 시장 진출 등 체질 개선보다는 선데이토즈가 애니팡 IP를 더 다각적으로 응용해, 국내 이용자로부터 주목받는 데 사활을 걸어야 한다는 의미다. 데브시스터즈 창업자 이지훈 대표가 개발을 총괄하며 ‘쿠키런 신화’를 써낸 점과 선데이토즈와 데브시스터즈 정체성이 캐주얼 IP로 대변된다는 공통분모에서 이런 분석이 가능하다. 
 
선데이토즈 관계자는 <IB토마토>에 “40~50대 애니팡 유저가 많다 보니, 최근 출시한 애니팡4에 젊은 유저층을 아우를 수 있게끔 실시간 대전 기능 등을 추가했다”라며 “애니팡은 여전히 국내에서 사랑받는 든든한 IP다”라고 말했다. 관계자는 “해외로 저변을 넓혀가고 있지만, 이는 사업 다각화의 일환”이라며 “게임 개발이란 본업에 충실하면서 국내외 시장에서 균형 있게 유의미한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투자자 가치 제고에 대해선 “지난 2월 자사주 신탁 계약 체결했고, 내년 2월9일까지 100억원을 매수할 예정”이라며 “재원이 한정돼, 주가 상황을 보며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성현 기자 shkim@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