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종목 피한 동운아나텍…다시 '적자'로 우려감 무성
반도체 부족 이슈로 스마트폰 생산 중단…실적 타격
전환권 행사 등으로 줄어들던 차입부담 악영향 줄 수도
공개 2021-05-17 09:40:00
[IB토마토 손강훈 기자] 지난해 흑자전환으로 관리종목 지정 위기를 벗어난 동운아나텍(094170)이 올해 1분기 시장의 기대를 충족하지 못한 채 다시 적자로 돌아서며 우려감을 키우고 있다. 본격적인 실적 성장을 통해 그동안 부진했던 현금흐름도 나아질 것으로 기대됐지만 반도체 공급부족 이슈가 고객사의 스마트폰 생산에 차질을 주면서 시작이 어긋나버렸다. 특히 실적 개선이 부진할 경우 전환권 행사를 통해 재무부담이 완화된 효과가 일회성에 그칠 가능성도 존재한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동운아나텍의 올해 1분기 매출은 12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9% 감소했으며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0억원으로 적자폭은 더욱 커졌다.
 
 
 
사실 올해 1분기 동운아나텍의 실적 기대감은 컸다. 지난해 실적 반등을 이룬 상황에서 실적 성장세가 올해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동운아나텍은 지난해 매출 707억원, 영업이익 22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29.1% 증가했으며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특히 작년 영업이익 흑자는 2017년부터 2019년까지 영업손실을 기록하고 있었던 상황에서 관리종목 지정 위험에서 벗어난 성과였다.
 
AF(Auto Focus)와 OIS(손떨림보정기능) 신제품 판매가 늘어나면서 지난해 3분기부터 실적이 반등했고 4분기에는 매출 247억원으로 역대 최고 분기 매출을 올리며 영업이익은 29억원을 기록해 연간 영업이익 흑자전환에 힘이 됐다.
 
올해 1분기의 경우 국내 주요 고객의 전략폰은 물론 중고가폰에 고가의 AF Driver IC제품 채택 확산이 예상되는데다가 OIS Driver IC 제품은 출시를 앞둔 중국 화웨이 P50 시리즈에 사용되면서 역대 최고 분기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기대됐다. 실제 한양증권(001750)은 동운아나텍의 올해 1분기 매출을 286억원, 영업이익을 48억원으로 추정했으며 유진투자증권(001200)은 매출 250억원, 영업이익 31억원을 전망하기도 했다.
 
하지만 반도체 공급부족이 발목을 잡았다. 코로나19 여파에서 경제가 회복하는 모습을 보이자 지난해 하반기부터 삼성전자(005930)와 애플, 샤오미 등 주요 스마트폰 업체가 경쟁적으로 신제품을 내놓기 시작했고 이에 스마트폰용 반도체 공급 부족 현상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운아나텍 관계자는 <IB토마토>에 “AP나 DDI 등 스마트폰 핵심 반도체 부족 때문에 고객사의 스마트폰 생산량이 급감하고 있다”라며 “그로 인해 1분기 영업실적이 부진했다”라고 설명했다.
 
실적 악화가 개선되고 있던 재무구조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이 우려된다.
 
동운아나텍은 2017년부터 2019년까지 영업손실을 내는 등 부진한 수익성으로 인해 그동안 현금창출력이 좋지 않았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잉여현금흐름(FCF)은 2017년 -18억원, 2018년 -61억원, 2019년 -94억원이었으며 흑자전환에 성공한 지난해에는 매출증가에 따라 매출채권, 재고자산 등 운전자금이 늘어나면서 -103억원으로 유출 폭이 더 커졌다.
 
통상적으로 잉여현금흐름이 마이너스(-)면 외부에서 자금을 조달해야하는 필요성이 커지는데 동운아나텍의 경우 차입금이 2017년 85억원, 2018년 143억원, 2019년 198억원, 2020년 289억원으로 점차 늘어났으며 차입금의존도는 2017년 19.8%에서 2018년 34.2%, 2019년 36.6%, 지난해 41.1%로 상승하며 적정 기준(30% 미만)을 넘어서며 적신호가 켜졌다. 같은 기간 부채비율은 2017년 61.7%, 2018년 101.8%, 2019년 118.6%, 2020년 135%로 역시 올랐다.
 
 
 
올해 1분기에는 전환권 행사와 단기차입금 상환 등으로 차입부담이 줄었다. 3월 말 기준 총차입금은 지난해 말보다 13.5% 감소한 250억원으로 추정되며 이를 바탕으로 계산하면 같은 기간 차입금의존도는 38.2%로 2.9%p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1분기 기준 부채비율은 128.3%로 작년 12월 말보다 6.7%p 떨어졌다.
 
문제는 실적 부진에 따른 현금흐름 악화가 자금조달 필요성을 키운다는 데 있다. 동운아나텍 현금흐름표를 살펴보면 올해 3월 말 기준 영업활동현금흐름은 -60억원, 투자활동현금흐름은 -5억원, 재무활동현금흐름은 -8억원을 기록했으며 이 영향으로 현금및현금성자산은 61억원으로 작년 말 대비 54% 가량 감소했다.
 
이는 실적 부진이 지속돼 현금흐름이 개선되지 못할 경우 차입 등 자금을 조달해야 하고 결국 전환권 행사 등 효과는 오래가지 못할 수 있다는 해석을 가능하게 한다.
 
회사 관계자는 “고객사가 다시 정상화돼 저희 쪽으로 주문이 올 때까지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며 “제품 자체의 경쟁력에는 문제가 없기 때문에 반도체 부족으로 인한 이슈만 해결된다면 실적 반등은 가능하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손강훈 기자 riverh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