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시장진입 후 연평균 매출 147.9% 성장4캔 1만원···주세법 완화로 국내 시장 점유율 확대브루클린 브루어리 파트너십 활용···글로벌 시장 공략 계획
제주맥주 문혁기 대표이사가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출처/변세영 기자
[IB토마토 변세영 기자] 제주맥주가 국내 수제 맥주업계 최초 기업공개(IPO) 서막을 열었다. 제주맥주는 올해 손익분기점(BEP) 달성을 시작으로 향후 라인업 확대 및 글로벌 진출을 통해 외형을 확대하겠다는 포부를 내비쳤다.
10일 크래프트 맥주 전문기업 제주맥주는 여의도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사업 계획 및 코스닥 상장 이후 비전 등을 설명했다.
지난 2015년 출범한 제주맥주는 맥주 제조 및 수입·유통업을 전개하는 업체다. 오비맥주와 하이트맥주 등 국내 맥주시장에서 막강한 경쟁력을 갖는 대형 ‘라거’ 중심 회사와는 달리 자체 개발한 제조법을 따르는 수제맥주인 크래프트 맥주를 내세운 게 특징이다.
제주맥주는 뉴욕 1위 크래프트 맥주사인 브루클린 브루어리社와 파트너십을 맺고 기술제휴를 통해 고품질 맥주로 차별화를 시도했다. 또한 크래프트 맥주 대중화를 위한 설비에 지속적으로 투자하며 시장에 선제적으로 대응했다.
이 같은 제주맥주의 차별화 포인트는 성과로 이어졌다. 지난 2017년 제주맥주의 크래프트 맥주 시장 내 점유율은 5.1%에서 지난해에는 28.4%까지 올라왔다. 매출액도 급격하게 성장해 지난해 전년 대비 121% 큰 폭으로 늘어난 335억원을 기록했다.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연평균 성장률은 147.9%에 달한다.
매출 호조에는 주세법 개정안도 주효하게 작용했다는 평가다. 그동안 국내 주세법은 제조원가에 따라 책정된 ‘종가세’ 방식이었지만 지난해부터 도수에 비례해 세금이 부과되는 ‘종량세’로 바뀌었다. 주세법이 개정되고 가격 경쟁력을 확보한 제주맥주는 크래프트 맥주 업계에서 가장 먼저 편의점 ‘4캔 1만원’ 카테고리에 진입해 시장을 선점하며 큰 인기를 끌었다. 다만 이 과정에서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소위 '물량이 딸리는' 문제가 발생했다.
제주맥주는 올해 공장 증설로 이러한 문제가 어느 정도 해소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제주맥주는 올해 상반기 내 OEM을 통해 제주도에서만 생산되던 기존 물량을 육지 생산으로 확대하는 등 제품 생산 라인을 다각화하며 공급 부족 현상을 타개하겠다는 전략이다. 이에 따라 크래프트 맥주 생산 가능량은 지난 2017년 285만 리터에서 2019년 1200만 리터, 올해는 2000만 리터로 2018년 대비 7배나 커질 전망이다. 이는 하루에 6만6000 리터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제주맥주는 올해를 기점으로 생산량이 크게 늘어나는 만큼, 규모의 경제를 통해 손익분기점을 달성하고 오는 2021년 흑자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
수제맥주협회 통계에 따르면 국내 크래프트 맥주 시장규모는 2019년 약 880억 원을 기록하는 등 2013년부터 2020년까지 연평균 43.8%의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소비 패턴 및 주류 음용 트렌드 변화로 차별화된 프리미엄 맥주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늘고 있어 시장 규모 확대는 더욱 빠르게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제주맥주는 향후 외형 성장을 위해 틈새시장으로 불리는 흑맥주 및 무알콜 시장에도 도전장을 내던질 계획이다. 아울러 브루클린 브루어리와의 파트너십을 활용해 동남아 같은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는 등 고객층을 세분화하고 수익구조를 확대하겠다는 각오다.
제주맥주의 총 공모 주식 수는 836만2000주다. 주당 공모 희망가 밴드는 2600~2900원이다. 공모를 통해 최대 약 242억원을 조달한다. 제주맥주는 이날부터 오는 11일까지 양일간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해 최종공모가를 확정할 계획이다. 코스닥 상장 예정일은 이달 말, 주관사는 대신증권이다.
변세영 기자 seyo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