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딧 시그널
‘자본 확대’ 칼 빼든 CJ CGV, 잇단 부정적 전망
이사회 통해 영구 전환사채 3000억원 발행 결정
실적 개선 여부 ‘불투명’…예상보다 부진 장기화
공개 2021-04-21 09:30:00
[IB토마토 김성현 기자] CJ CGV(079160)가 영구 전환사채(CB) 발행으로 자본 확대에 나섰다. 재무 지표 개선을 위한 전략이다. 그러나 한국신용평가는 영화관람 수요회복 시점이 불확실하다며 실적 부진이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판단했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CJ CGV는 지난 16일 이사회를 열고 영구채 3000억원을 발행하기로 했다. 채무상환, 운영 목적으로 각각 2100억원, 900억원이 쓰일 예정이다. 자본을 확충해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창궐 후 나빠질 대로 나빠진 재무 상태를 개선하려는 움직임이다.
 
지난해 모든 수치가 하강곡선을 그렸다. CJ CGV 작년 매출액은 2019년 대비 70% 감소한 5834억원, 1000억원을 웃돌던 영업이익은 2020년 마이너스(-) 3887억원으로 책정됐다. 순손실은 무려 7516억원이다. 자정 능력 평가 잣대인 내부순현금흐름(ICF)은 -4177억원으로 전년(418억원) 대비 크게 악화했다.
 
배당, 현금 여력을 나타내는 잉여현금흐름(FCF)은 -4000억원에 달한다. 자본적지출(CAPEX), 순금융비용 증가 등으로 현금 부족이 두드러져서다. 회사는 작년 8월 유상증자로 2200억원을, 그해 10월, 12월 신종 자본증권을 발행해 각각 800억원, 2000억원을 조달했다. 
 
 
그 결과 순차입금이 2조5000억원 수준으로 감축했다. 다만, 부진한 실적 탓에 부채비율은 1400%를 상회했다. 한신평은 CJ CGV를 ‘부정적’으로 전망했다. 당분간 실적 반등이 어려울 것이란 예측이다. 한신평은 회사 제26회 외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A-/안정적에서 ‘A-/부정적’으로 변경했다.
 
또, 제32회 무보증 후순위 전환사채 신용등급을 두고 ‘BBB+/부정적’으로 평가했다. 김수강 한신평 연구원은 “코로나로 인한 실적 저하에 대응하기 위해 CJ CGV는 다양한 재무구조 개선책을 시행해왔다”라면서 파고가 당초 예상보다 장기화 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진단했다. 
 
김 연구원은 이어 “올 상반기 터키법인(MARS) 총수익스왑(TRS) 계약 만기도래로 대규모 현금유출(3562억원)이 예정돼 있다”라며 “이를 감안할 때 추가적인 재무구조 저하 가능성이 내재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물론, 금번 3000억원 CB 발행을 통해 단기적인 자금 소요엔 대응 가능할 것으로 점쳤다.
 
그러나 연내 손익분기점(BEP) 이상 영화관람 수요 회복여부는 불투명하다고 봤다. 한신평은 코로나19 이후 할리우드 콘텐츠 배급 방식과 글로벌 OTT 플랫폼의 국내 진출 시기에 대해서도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했다.
 
김성현 기자 shkim@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