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이엔지, 재생에너지 '적자 수렁'…어깨 무거운 이지선 사장
클린환경·재생에너지사업 영위…지난해 재생에너지 부문 84억원 적자
증평공장 셀 부문 작년 말 생산 중단…“김제공장 태양광 모듈 생산 늘려갈 것”
공개 2021-04-13 09:30:00
[IB토마토 김민희 기자] 태양광 모듈 업체 신성이엔지(011930)가 재생에너지(구 태양광에너지)부문의 만성적자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재생에너지 부문의 부진을 클린룸부문에서 만회하며 지난해 신성이엔지의 전체 실적은 증가했지만 재생에너지 부문이 수년째 적자를 지속하고 투자부담까지 내재하고 있어 우려감은 여전한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이완근 신성이엔지 회장의 차녀인 이지선 사장이 증여를 통해 최대주주로 올라서며 재생에너지의 턴어라운드 과제에 눌린 그의 어깨가 무거워졌다.
 
8일 신성이엔지는 이완근 회장과 부인 홍은희 씨가 각각 1162만492주, 412만176주를 증여했다고 공시했다. 이로 인해 이지선 신성이엔지 사장은 총 주식수 2021만8092주, 지분율 10.00%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신성이엔지는 1977년 설립된 이후 1979년 법인 전환됐으며 클린환경사업(클린룸 장비 제조·판매 설치공사 등)과 재생에너지사업(태양광 셀·모듈 제조 판매)을 영위하는 유가증권상장법인이다.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은 4824억원, 영업이익은 185억원으로 전년대비 각각 19.8%, 156.2% 증가했다.
 
 
신성이엔지의 클린환경 사업부문은 장기업력과 축적된 제품·설계 경쟁력, 삼성전자(005930), LG디스플레이(034220) 등의 우량 고객사와의 장기 거래실적을 토대로 양호한 사업기반을 구축하고 있다.
 
하지만 재생에너지사업의 경우는 거시변수와 정책변화에 따라 태양광 밸류체인 전반의 높은 시황변동성이 상존하는 것으로 평가됐다. 신성이엔지의 재생에너지사업은 태양광발전용 셀·모듈의 제조와 판매사업을 주로 영위(셀 생산설비는 2020년 12월 가동 중단)하는데, 한국기업평가(한기평) 자료에 따르면 셀·모듈시장은 전반적인 공급과잉 속 중국업체들의 저가공세 등 높은 경쟁 강도에 직면하고 있다.
 
출처/한국기업평가
 
이에 한국기업평가는 지난 2일 신성이엔지의 제39회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BB-/안정적’으로 평가한 바 있다.
 
한기평 자료에 따르면 재생에너지부문은 태양광시장 성장기조에도 불구하고 중국업체들의 공격적인 생산설비 증설과 시장경쟁 확대, 밸류체인 전반에 걸친 제품가격 하락 영향으로 적정 수익성 확보에 어려움이 이어지고 있다.
 
2015년에는 중국·대만 모듈 제조업체를 대상으로한 미국의 반덤핑 과세 부과의 반사효과로 영업이익을 창출하기도 하였으나, 2016년 이후로는 셀 증설투자 등에도 불구하고 원재료가격 상승 및 판가 하락으로 영업 적자폭이 재차 확대됐다.
 
2019년에는 셀 제조설비 관련 자산손상처리 등에 따른 고정비부담 축소와 상대적으로 판가가 높은 고효율 전지(PERC Cell) 및 모듈(HDM, High Density Module) 판매 확대를 통해 연간 적자규모가 대폭 축소됐다. 하지만 2020년 코로나19로 인한 고효율 모듈제품의 해외 판매물량 감소와 가동률 저하에 따른 고정비부담 증가영향 등으로 전년대비 손실 규모가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2020년 12월31일을 기준일로 생산·판매중단이 결정된 증평공장 셀 부문의 영업실적(중단영업 매출액 165억원, 영업손익 -265 억원)을 감안할 때, 실질적으로는 2018년 이후 다시 전사적인 영업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판단된다.
 
송종휴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클린룸사업은 장기 거래처로부터의 꾸준한 수주 확보를 통해 양호한 이익창출기조를 견지하고 있다. 그러나 제품가격 하락추세와 낮은 원가 제어능력 등 태양광사업의 실적 부진으로 실적변동성이 상존하며 전반적인 영업수익성은 낮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2018년 자동화설비부문 분할·매각을 통해 운전자본부담이 다소 완화되기는 했으나, 클린룸사업의 수주성과에 따른 운전자본투자 확대 가능성은 상존하는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클린룸사업의 연간 설비투자 부담은 크지 않은 편이나, 태양광사업은 제품 발전효율 향상을 위한 R&D(연구개발)와 지속적인 생산능력 확충을 위한 투자부담이 내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지난해 들어 태양광 모듈설비 증설투자(김제사업장, 700MW)로 자본적지출(Capex)이 대폭 늘어났다. 신성이엔지의 김제공장은 2021년 1분기부터 양산을 시작했다.
 
재무안정성지표인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는 개선세를 보였다. 2020년 말 기준 부채비율은 121.2%, 차입금의존도는 25.0%로 나타났다. 전년 부채비율 241.0%, 차입금의존다 41.3%와 비교하면 절반가량 줄어든 셈이다.
 
신성이엔지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셀 제조라인의 경우 중국업체의 가격이 워낙 낮고 저가 생산이 공격적으로 이어지다 보니 가격 경쟁을 하기가 어렵다”라며 “때문에 지난해 셀 제조라인을 생산 중단했고, 대신 김제공장에서 태양광 모듈 생산을 늘려가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김민희 기자 km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