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승알앤에이, 매출기반 양호…높은 차입부담은 해결과제로
화승코퍼레이션에서 인적 분할 후 지난 3월 재상장
지난해 매출 1조3133억원·영업이익 137억원…전년비 각각 15.4%·78.8% 감소
2020년 말 기준 부채비율 436%·차입금의존도 57.9%
공개 2021-04-12 09:30:00
[IB토마토 김민희 기자] 자동차부품 제조업체 화승알앤에이(378850)의 높은 차입금의존도가 올해 해결 과제로 꼽혔다. 주요 매출처인 현대·기아차의 견고한 내수지위로 매출기반은 양호하지만, 지난 5년간 부채비율이 300~460%를 오가고 있으며 차입금의존도 역시 50%대를 훌쩍 웃돌고 있기 때문이다. 2019년 차입금 일부를 상환하며 재무구조 개선을 시도하고 있으나 코로나19 영향으로 또다시 재무안정성은 악화되고 있다.
 
화승알앤에이는 ㈜화승코퍼레이션의 자동차부품제조 사업부문이 인적분할된 업체로, 2021년 3월13일 유가증권시장에 재상장됐다.
 
출처/한국기업평가
 
화승코퍼레이션(분할 전 구 화승알앤에이)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은 1조3133억원, 영업이익은 137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5.4%, 78.8% 감소했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연초 현대·기아차 국내 공장 가동이 중단되고, 대다수 글로벌 완성차업체도 3월 중 공장 가동을 중단한 것이 실적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한국기업평가는 1일 ㈜화승알앤에이의 제52회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BBB-/안정적’으로 평가하기도 했다. 분할 전 발행된 채무는 분할신설법인에 이관되더라도 상법 530조의 9 제1항에 의거, 분할존속법인과 분할신설법인이 연대해 변제할 책임이 있다. 이를 감안해 상호연대보증이 제공된 평정 대상 회사채의 신용도는 신설법인인 화승알앤에이와 존속법인인 화승코퍼레이션의 통합신용도를 기준으로 평가됐다. 
 
 
화승알앤에이의 최대 거래처는 현대차(005380)기아(000270)차로, 자동자부품 매출의 약 60%를 차지한다. 현대·기아차의 견고한 내수지위와 꾸준한 신차 출시 등에 힘입어 안정적인 영업실적이 유지되고 있다. 매출의 약 20%를 차지하고 있는 미국도 현대·기아차와 북미 완성차업체의 픽업트럭 제품 양산 등으로 매출 기반이 양호한 수준이다. 그 외 해외 현지법인에서는 현대·기아차에 주로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다만 지난해 자동차부품의 매출은 2020년 9303억원으로 전년 1조1241억원에서 17.2%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2019년 258억원에서 2020년 -183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공급 물량 감소에 따른 가동률 하락과 고정비 부담 상승 등의 영향으로 실적 저하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현금흐름의 변동성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 2017~2018년 자본적지출이 순영업현금흐름(NCF)을 넘었고, 잉여현금흐름은 적자를 기록했다. 이후 관계사 지분과 유휴부지 등 자산 매각을 통해 자금을 조달했고 부족한 부분은 일부 보완했다. 이로 인해 2019년 이후 영업활동현금흐름이 자본적지출을 넘어섰고, 잉여현금흐름이 창출됐으며 순차입금도 소폭 감소세가 이어지는듯 했다.
 
 
하지만 화승그룹은 2015년 ㈜화승의 지분을 2015년 12월에 KDB KTB HS 사모펀드(이하 ‘PEF’)에 처분하는 구조조정을 실시했다. 이 과정에서 화승그룹은 PEF의 선순위와 후순위 지분을 총 1563억원(화승알앤에이 1478억원, 화승인더스트리 85억원)에 취득했고, 화승알앤에이는 150억원의 추가 신용공여를 별도로 제공했다.
 
해당 구조조정에서 인수한 PEF 지분에 대해 2016~2018년 대규모 손실이 누적됐고, 화승알앤에이의 재무구조는 악화됐다.
 
2020년 말 기준 화승알앤에이의 부채비율은 436.4%로 집계됐다. 통상 부채비율이 200%를 넘을 경우 재무 상태가 불안한 것으로 본다.
 
차입금의존도 역시 미흡한 수준이다. 같은 기간 화승알앤에이의 차입금의존도는 57.9%에 달했다. 차입금의존도는 기업이 차입금에 의존하는 정도를 나타내는 것으로 통상 30% 미만일 때 재무구조가 안정적인 것으로 평가한다. 하지만 화승알앤에이는 2016년부터 50%대를 이어오고 있다.
 
이지웅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국내 사업에 집중하게 됨에 따라 주 거래처인 현대·기아차 판매 실적에 의존도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현대·기아차의 판매 실적과 수주 차종 등에 따라 실적 변동성이 높게 나타날 수 있는 점, 연료 이송계통의 고무 제품의 수요가 전기차 증가에 따라 감소할 수 있는 점은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화승알앤에이 관계자는 <IB토마토>에 "㈜화승 관련 대규모 손실 누적으로 차입금의존도가 높아진 것"이라며 "향후 전기차 부품 제조 등의 사업 전개에 나서며 실적과 재무구조개선 등을 기대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김민희 기자 km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