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면초가' 메가박스, 1000% 눈앞 부채비율에 IPO도 물건너가
영업손실 682억원·당기순손실 671억원 ‘적자전환’
지난해 부채비율 983.7%…지속되는 차입 조달
신용등급 한 단계 강등·등급 전망 '부정적'
메가박스중앙 “실전 개선 후 IPO 성사시킬 것”
공개 2021-04-02 10:30:00
[IB토마토 나수완 기자] 메가박스중앙이 신사옥 투자로 빚이 크게 불어난 데다 코로나19로 영화관 사업마저 악화돼 부채비율이 1000%를 향해 치솟는 등 자금 애로가 가중되며 자금 사정이 더욱 나빠졌다. 메가박스중앙은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IPO(기업공개)를 추진했지만 실적 악화가 지속되면서 연내 성사가 불발된 상황이다. 업체 측은 향후 실적 회복 후 IPO를 성사시키겠다는 입장이지만 업계서는 이 가능성마저 불투명하게 보고 있다.
 
메가박스 지점 전경. 출처/메가박스중앙
 
31일 신용평가사에 따르면 메가박스중앙의 지난해 매출은 1045억원으로 전년 대비 68.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은 각각 682억원, 671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영업의 질’을 나타내는 영업이익률은 -65.3%로 마이너스 전환했다.
 
코로나19 여파에 따라 관람객 수가 크게 감소한 것이 실적에 타격을 줬다.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작년 누적기준 영화관람객수는 5952만명으로 2019년 대비 73.7% 감소했다. 올 1월 관객수는 2019년 동기 대비 90% 감소한 179만명으로 관람객 수요가 좀처럼 회복되고 있지 못하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메가박스중앙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지난해부터 비용절감 등에 주력하며 수익성 감소 폭을 줄이려고 노력했다”라며 “영화 개봉이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국내외 백신 접종이 순탄하게 이뤄지고 있는 만큼 극장업계의 수익성 또한 빠르게 회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실적이 부진한 가운데 서울 신사옥 준공에 따른 차입 규모 확대까지 겹쳐 자금 부담이 커졌다는 것이다.
 
메가박스중앙은 지난 2015년 이후부터 ‘돌비 시네마관’ 등 프리미엄 상영관 등에 투자를 지속해왔다. 지난 2019년에는 성수동 신사옥에 투자하면서 차입금이 크게 늘었다.
 
실제 2017년 1334억원이던 총차입금은 2020년 3분기 기준 6360억원으로 5배 가까이 불어났다. 이에 대한 차입금의존도는 76.1%이며 같은 기간 순차입금 역시 1011억원에서 6038억원으로 확대됐다. 2020년 말 기준 부채비율은 983.7%로 1000%를 향해 치솟고 있다.
 
특히 2020년 3분기 기준 1년 이내 만기도래하는 차입금은 1919억원으로 총차입금(6360억원)의 31%를 차지한다. 그동안 메가박스중앙은 신용보증기금 P-CBO 회사채·전자단기사채·기업어음 등 단기차입금 발행에 나서며 자금 소요에 대응하곤 했다. 
 
메가박스중앙은 코로나19가 터진 이후 세 차례에 걸쳐 P-CBO 900억원 규모를 발행하는 등 채권담보부증권(P-CBO)에 의존했다.
 
P-CBO는 신용도가 낮아 회사채를 직접 발행하기 어려운 기업의 신규 발행 채권을 모은 후 신용보증기금의 지급보증을 더해 재발행하는 우량 유동화증권이다. 지난 18일에는 1년 만기 사모채 200억원 규모를 발행하기도 했다.
 
2020년 3분기 기준 총차입금(6360억원) 대비 현금성자산이 322억원에 그친다는 점과 더불어 향후 실적 부진 폭이 확대될 경우 자체적인 현금창출력을 통한 유의미한 재무구조 개선은 어려운 상황이다. 즉, 차입금 상환을 위해 또다시 차입을 조달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는 뜻이다. 빚을 내서 빚을 갚는 셈이다.
 
 
 
메가박스중앙은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기업공개(IPO)를 추진했지만 코로나19로 이마저도 불발된 상황이다.
 
메가박스중앙은 지난 2017년 KB자산운용·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등 재무적 투자자(FI)와 체결한 약정에 따라 올해 4월 또는 10월까지 IPO를 완료해야 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한 실적 타격으로 사실상 연내 IPO는 불가능해졌다. 이에 따라 메가박스중앙의 최대주주인 제이콘텐트리 측은 지난해 12월 재무적 투자자들이 소유한 회사 주식을 되사온 것으로 알려졌다.
 
제이콘텐트리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코로나19 영향으로 메가박스중앙의 연내 IPO는 불가능해진 상황”이라며 “시장 회복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향후 IPO를 진행하기 좋은 구조와 실적이 회복될 때 성사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메가박스중앙은 2019년 신한금융투자, 대신증권(003540)을 상장 주관사로 선정하고 현재 IPO 관련 논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코로나19 극복 후에도 메가박스중앙의 실적 개선 가능성은 불투명해 IPO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목소리도 일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PTV·OTT 등 영화관을 대체하는 서비스가 확대되고 있기 때문에 코로나19가 종식한다고 해서 예전 수준으로 실적이 개선되지 않을 수 있다”라며 “실적이 회복돼야 IPO를 추진할 텐데 뚜렷한 차별점이 없으면 IPO 성사까지 시간이 걸릴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한편 메가박스중앙은 실적과 재무구조는 물론 신용도까지 악화된 상황이다. 한국기업평가는 지난해 12월 실적 악화 등을 이유로 메가박스중앙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A-’에서 ‘BBB+’로 강등했다.
 
김승범 한국기업평가 연구원은 “당분간 수익성 부진이 지속될 전망으로 실적 회복 여부가 불확실하다”라며 “신사옥 건립, 설비투자와 더불어 실적 악화로 재무부담이 확대됐다”라고 설명했다.
 
나수완 기자 nsw@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