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딧 시그널
아스트, 대규모 적자에 재무부담 과중…신용등급 '강등'
2020년말 부채비율 173.7%·차입금의존도 53.9%
외형 성장 예상에도 운전자본부담에 과중한 재무부담 지속
공개 2021-03-29 16:30:27
[IB토마토 김민희 기자] 항공기 부품 제작 업체 아스트(067390)가 지난해 매출이 급감하고 영업이익은 적자로 돌아섰다. 이에 신용평가사 한국기업평가는 아스트의 재무부담이 지속될 것이라 전망하며 신용등급을 하향조정했다.
 
29일 한국기업평가(한기평)는 (주)아스트의 제9회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기존 ‘BB/부정적'에서 ‘BB-/안정적’으로 하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매출 급감에 따른 대규모 영업손실과 운전자본부담 증가가 등급하향의 주된 이유다.
 
아스트 본사. 출처/아스트 홈페이지
 
아스트는 2001년 KAI의 ‘스트링거’ 사업부문이 분사되어 설립된 업체로, 항공기 관련 치공구 제작 및 단품·대형 조립체 생산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해외 항공기 제작사들을 거래처로 하며 매출의 90% 이상이 수출에서 발생한다.
 
아스트의 지난해 매출은 545억원으로 전년대비 64.6% 감소하고 영업이익은 -191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아스트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보잉이 일부 기종(Boeing 737 MAX) 생산을 일시중단하며 2020년 초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기 때문이다.
 
항공기는 안전성이 최우선 되는 만큼 장기간의 거래실적이 확보되어야 수주가 가능하고, 기종별로 대규모 설비투자를 요하며 개발단계부터 양산까지 장기간이 소요된다는 특징이 있다. 대형 민항기의 경우 특정 기종 출시 이후 10~30년간 생산을 지속하며 해당 기종이 단종될 때까지 동일 제조사가 부품을 납품함에 따라 안정적인 매출 기반 확보가 가능하다.
 
출처/한국기업평가
 
아스트는 2011년 보잉 주력 기종 중 하나인 B737의 Section 48 동체모듈을 수주하여 장기 물량을 확보하고, 글로벌 공급체인 시장에 직접 진입했다. 이후 글로벌 항공기 부품제조사 Spirit과 거래를 개시하고 2019년 9월 자산양수도 거래를 통해 Embraer사에 납품을 시작하는 등 거래처를 다변화했다.
 
그러나 2019년까지 전체 매출 비중의 66%를 차지하던 Spirit향 매출이 B737 추락사고와 코로나의 영향으로 2020년 10.5%로 하락하는 등 실적변동성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 특히 최종 수요처인 보잉에 대한 높은 매출의존도와 코로나 19로 인한 항공산업 침체의 영향으로 2020년 매출이 급감했다. 매출의 다수를 차지하는 B737 MAX 가 2018년 말 추락 사고 이후 운항 금지가 장기화됐고, 보잉이 2019년 12월 일시적으로 해당 기종의 생산을 중단했기 때문이다.
 
매출이 감소하며 고정비 부담은 확대됐고, 아스트는 2020년 연결 기준 대규모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납품지연에 따른 재고자산 증가 등으로 운전자본부담이 지속되며 잉여현금흐름(FCF)은 -86억원을 기록했다.
 
출처/한국기업평가
 
사업권 인수, 운전자본투자 및 시설투자 부담 등으로 자금 소요가 이어지자 아스트의 순차입금은 2015년 말 476억원에서 2020년 말 2543억원까지 증가했다. 2019년 6월 932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재무구조가 개선되었고, 2020년에도 보유 현금성자산을 활용하여 차입금 증가를 제어했다. 하지만 대규모 당기순손실에 따른 자본축소로 2020년 말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173.7%, 차입금의존도는 53.9%를 기록하며 창출현금 대비 재무부담이 과중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현 한국기업평가 책임연구원은 “보잉 영업재개와 Embraer향 E2 생산이 2020년 대비 증가해 외형성장과 영업흑자를 시현할 수 있을 것”이라며 “다만 매출 반영까지 장기간의 리드타임이 소요되는 사업 특성과 비우호적인 자금결제 구조상 운전자본부담이 높은 수준을 지속하며 과중한 재무부담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보잉의 B737 Max는 2020년 말부터 미국·브라질·캐나다·유럽연합(EU)·영국 등에서 운항 재개가 허가됐다.
 
김민희 기자 km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