잦은 상호변경에도…만성적자에 빚으로 굴러가는 '코스나인'
2000년 참테크 설립 후 크루셜엠스→삼우엠스→나인컴플렉스→코스나인 변경
통신기기 제조업에서 화장품 제조업으로 수년간 상호·업종·대표이사 바뀌어
적자 폭 줄었지만 최근 2년간 영업 손실에 재무구조 부실
공개 2021-04-02 09:30:00
[IB토마토 김민희 기자] 만성적자에 시달리는 코스나인(082660)이 지난해 또다시 상호를 바꾸며 설립 이후 네 번이나 간판을 바꿔달았다. 통신기기 제조판매를 주력으로 2000년 설립됐던 ‘참테크’가 2020년 ‘코스나인’이 되며 화장품 판매를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재편했다. 사명 변경이 잦은 기업의 상당수는 신사업 진출을 위해 인수한 회사의 이름을 내세워 기업 이미지 제고를 목적으로 사명을 바꾸지만 실상은 흠을 감추기 위한 사례가 많다. 코스나인도 잦은 상호변경과 함께 2018년 '삼우엑스' 시절 자본잠식을 겪었고, 2년 연속 영업 손실에 5년째 순이익 적자행진을 이어오고 있다. 코스나인은 최근 실적 개선을 위해 사업구조 개편에 나서고 있지만 재무안정성 역시 여전히 위험신호를 보내고 있다.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코스나인은 전날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정관변경'을 통해 사업목적을 추가했다. 의료용 마약류 제조판매, 약초 재배업, 분자생물학 기술개발을 통한 생명공학 등의 신규 사업에 진출하며 실적 개선의 발판을 마련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코스나인 본사 전경. 출처/코스나인 홈페이지
 
코스나인은 2000년 통신기기 제조판매를 주력으로 설립됐던 ‘참테크’에서 네 번째로 변경된 사명이다. 참테크는 설립 후 여러 차례 사명과 업종·대표이사 등이 변경됐고, 불안정한 재무구조로 시장의 우려를 받았던 업체다. 2019년 나인컴플렉스에서 코스나인을 흡수합병한 뒤, 화장품 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현재의 코스나인이 됐다. 
 
코스나인은 국내 본사 1곳, 중국(상해지사) 1곳의 해외 법인을 운영한다. 국내본사에서는 스마트사업부문(ITS사업)과 화장품 제조를 진행하며 중국 상해지사에서는 화장품 유통판매를 영위한다.
 
 
코스나인 설립 초기의 상호는 '참테크'로, 2000년 2월 개인기업으로 설립돼 2001년 법인으로 전환됐다. 2005년 매출 1000억원을 돌파하며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으며 2006년 중국 천진법인을 설립, 2009년까지 800억~1000억원대 안정적인 매출을 이어왔다. 하지만 2011년 매출이 419억원으로 반토막났고, 영업이익은 -124억원으로 적자 폭이 늘어났다.
 
이후 참테크는 2012년 3월 크루셜엠스(주)로, 2014년 삼우엠스(주)로 상호를 두 차례 변경했는데, 삼우엠스 시절 실적은 크게 악화된다.  당시 주력 사업은 이동통신단말기 케이스 제조였으며 매출구조는 삼성전자(005930)에 공급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스마트폰이 성장세를 보이며 삼우엠스는 설립 초반 외형도 크게 증가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2015~2017년 2년간 매출은 2636억원에서 1844억원으로 줄었다. 2017년에는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140억원, -206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실적 악화가 이어지며 이듬해인 2018년 8월 베트남법인 삼우비나 매각과 11월 모바일케이스사업의 영업을 중단하기에 이른다.
 
특히 2018년 삼우엑스는 자본금 210억원, 자본총계 154억원으로 자본총계(자기자본)가 자본금보다도 적은 자본잠식 상태를 겪었다. 회사의 적자폭이 커져 잉여금이 바닥나고 납입자본금을 까먹기 시작하는 것을 '(부분)자본잠식'이라고 한다.
 
 
삼우엑스는 2019년 6월 (주)나인컴플렉스로 상호를 변경했는데, 이때 사업구조가 완전히 바뀌게 된다. 무상감자를 실시하며 1년 만에 자본잠식에서 벗어난 나인컴플렉스는 주식회사 코스나인을 흡수합병하며 화장품 사업부 매출을 끌어오게 됐다. 
 
2019년 전체 매출의 64.1%를 화장품 판매로 올린 나인컴플렉스는 중국 천진삼우엠스를 매각하고 이듬해인 2020년 최종적으로 (주)코스나인으로 상호를 변경한다. 지난해 코스나인의 화장품 제조판매는 전체 매출(226억원)의 95%(214억원)를 차지했다.
 
 
하지만 과거 이어진 사명, 업종, 대표이사 변경 등으로 코스나인의 재무안정성은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부채비율은 253.1%로 200%를 넘었다. 2018년 483.7%에서 개선되고 있으나 여전히 높은 수치다. 통상 제조업체의 경우 부채비율이 200%를 넘을 경우 재무 상태가 불안한 것으로 본다.
 
기업의 현금동원력을 나타내는 유동비율도 지난해 41.8%로 집계됐다. 통상 유동비율은 200% 이상으로 유지되는 것을 이상적으로 보며 100%가 안 된다는 것은 부채 상환 능력이 떨어진다는 것을 뜻한다.
 
나이스신용평가 자료에 따르면 2020년 9월말 기준 차입금의존도는 64.9%로 차입부담이 과중했다. 이 비율은 30% 이하가 적정한 수준이며, 60%를 넘어서는 경우에는 매우 불안한 상태로 본다. 다만 2019년 9월말과 비교했을 때 총차입금와 단기차입금이 줄어들어 개선세를 보였다. 2020년 9월 말 현금성자산은 55억원으로 전년 동기 32억원에서 증가했다.
 
이와 관련 코스나인 측은 <IB토마토>에 "삼우엠스 시절의 부채를 정리하는 과정에 있다. 2018년 한계기업으로 시장의 우려를 받았는데 대표이사 변경과 사업구조 개편으로 적자 폭을 많이 줄였다"라며 "최대주주인 상장사 아이큐어가 주도하는 신사업과 기존 화장품 사업이 시너지를 내며 올해도 적자폭을 줄여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민희 기자 km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