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풍 탄 조이시티, 지나친 ‘수수료 폭탄’은 골머리
2020년 영업이익 전년비 141% 증가한 206억원
체질 개선으로 성장 가속 채비…문제는 지나친 지급수수료
매출 절반 수수료로 나가는 사업구조…“어려운 숙제”
공개 2021-03-19 10:00:00
[IB토마토 김성현 기자] 3년 동안 순손실을 기록하며 마이너스(-) 늪을 전전하던 조이시티(067000)가 지난해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올리며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최근 인재 영입으로 성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지급수수료가 과중한 점은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으로 꼽힌다. 매출의 절반을 차지하는 수수료는 업계 평균을 크게 웃돌며 비용 관리의 필요성을 높이고 있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조이시티는 지난해 매출액 1653억원, 영업이익 20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순서대로 약 60%, 141% 늘어난 수치다. 회사가 세 자릿수대 영업이익을 기록한 건 2006년(약 113억원) 이후 처음이다. ‘프리스타일’ 지식재산권(IP)이 한창 흥행했을 때다. 2020년 순이익은 112억원으로 2017년 -115억원, 2018년 -79억원, 2019년 -19억원에서 다시 플러스 구간에 진입했다.
 
조이시티 2019~2020년 실적 추이. 출처/한국기업평가, 조이시티 사업보고서
 
재무지표 변화도 가시적이다. 총 차입금은 작년 3분기까지 11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8% 감소했다. 부채비율은 2019년 159.5%에서 큰 폭으로 줄어든 68.3%, 차입금의존도는 11.1%로 2019년 같은 기간보다 25%가량 간극을 좁혔다. 잉여현금흐름(FCF)은 지지난해 3분기 15억원에서 1년새 45억원으로 200% 증가했다.
 
조이시티 입장에선 올해는 분수령이 될 한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창궐로 게임 산업이 주목받는 데다 14년 만에 영업이익이 100억원을, 실질적으로 200억원을 웃돌아서다. 지난해 기세에 불을 지필 공산이 크다는 얘기다. 최근 내부 체질 개선은 본업인 게임 역량을 강화해 성장 고삐를 더 바짝 죄겠다는 전략으로 읽힌다.
 
먼저, 공동대표 체제에서 넥슨 퍼블리싱 본부장 등을 거친 조성원 대표 단독 수장체제로 변화를 줬다. 또, 강신철 한국게임산업협회 협회장, 고원장 데브시스터즈(194480) 최고전략책임자(CSO)를 신임 사외이사로 곁들였다. 강 신임이사는 넥슨에서 16년간 몸을 담으면서 ‘던전앤파이터’ 개발 등에 기여했고, 고 책임자는 ‘애니팡’ 개발사 선데이토즈(123420)의 부사장을 역임했다. 스마일게이트에 적을 두기도 했다. 공통분모는 게임이다.
 
그러나 자성해야 할 부분은 명확하다. 업계 대비 지나친 지급수수료는 덜어내야 할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타사 게임을 퍼블리싱하며 수익을 벌어들이는 조이시티 사업 구조상 구글·애플 플랫폼이나 다른 게임사에 지불하는 수수료는 항시 따라다니는 꼬리표와 같다.
 
게임에 정통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IB토마토>에 “대개 우수 평가를 받는 게임회사들의 공통점은 개발-퍼블리싱·운영 능력 간의 유기성”이라고 했다. 이어 “게임 시장 파이가 갈수록 커진다”라며 “플랫폼, 타사 지불 수수료 등 비용 관리 이슈는 앞으로 업계에서 더욱 부각될 전망이다”라고 덧붙였다.
 
조이시티 지급수수료 비중 추이. 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조이시티는 정통 농구게임으로 평가받는 프리스타일 외 대부분 외부 게임을 퍼블리싱하는 사업 구조를 지녔다. 프리스타일도 해외 시장의 경우, 중국 SPTT(세기천성) 등을 퍼블리셔로 뒀다. 지난해 3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영업비용(이하 성격별 분류) 중 지급수수료는 588억원으로 집계됐다. 2019년 연간 수수료로 지급한 565억원보다 높은 숫자다. 작년 3분기 누적 기준 매출액(약 1178억원) 중 지급수수료(588억원) 비중만 50%다. 복수 동종업체와 비교해보면 부담스러운 수치다.
 
엠게임(058630), 데브시스터즈, 한빛소프트(047080) 등 코스닥 상장 게임회사의 2020년 3분기 보고서를 종합해보면 지급수수료는 순서대로 133억원, 189억원, 190억원가량으로 집계됐다. 업계 코스닥 시장 시가총액 1, 2위를 다투는 펄어비스(263750), 카카오게임즈(293490)의 경우 매출액 대비 지급수수료 비중은 각각 23%, 11%가량이다. 
 
조이시티 동종업체 지급수수료 비교. 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업계 시총 1위 엔씨소프트(036570)는 작년 3분기까지 매출액 1조8548억원 가운데, 수수료로 지급하는 금액은 4052억원으로 20%를 살짝 상회했다. 업계 평균을 웃돌고, 수익 절반을 비용으로 쓰는 현 시스템에 조이시티가 경종을 울려야 한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역성장했던 2017~2018년 조이시티 성적표를 들여다봐도 성장 요체는 비용 관리로 꼽힌다. 
 
2017년 조이시티는 한 해 동안 922억원을 벌었지만, 영업적자 27억원을 기록했다. 순손실만 115억원에 달했다. 그해 회사가 지급수수료, 광고선전비에 사용한 금액은 총 652억원으로 매출액의 70%를 웃돌았다. 이듬해 매출액, 영업적자는 각각 872억원, 54억원, 지급수수료와 광고선전비는 총 598억원으로 영업수익 대비 69%가량 비중을 차지했다. 순손실은 약 79억원으로 집계됐다. 
 
많이 벌었지만, 그 이상 비용이 소요된 탓이다. 회사는 이후 ‘건쉽배틀’, ‘캐리비안의 해적: 전쟁의 물결’ 등 전쟁시뮬레이션게임(SLG) 장르 라인업을 확장해 반등을 모색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지만, 여기서도 ‘캐리비안의 해적’ IP 사용 대가로 월트디즈니에 수익 과반을 지불해야 하는 등 수수료 부담이 따라온다. 최근 출시한 ‘테라:엔드리스 워’는 크래프톤, ‘크로스파이어: 워존’은 스마일게이트 IP를 활용했고, 연내 출시 예정인 ‘킹오브파이터즈:스트리트워’는 SNK(950180) IP가 원류다.
 
다수 게임 라인업을 확보했음에도, 마냥 장밋빛 전망만 그릴 순 없는 이유다. 보유 게임이 선전하기보다 외려 지출한 비용 폭이 더 크다면, 2017~2018년처럼 하향곡선을 그릴 수 있다. 조이시티 관계자는 <IB토마토>에 “구글·유통 플랫폼 수수료가 지급수수료 가운데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라며 “엔드림 등 개발사에 지불하는 수수료나 서버 외주비도 회사 지급수수료에 포함된다”라고 했다.
 
이어 “지급수수료 감축은 어려운 숙제다”라며 “물리적으로 줄일 수 없는 불가피한 측면도 있다”라고 덧붙였다. 관계자는 “현 시스템 내 보유 게임과 웹툰 등 신사업 확장을 통해 꾸준한 수익 창출을 일궈낼 것”이라며 “사업안전성이 유보되면, 자체 IP 개발 등을 통해 현 지급수수료 부담 체제를 완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역설했다.
 
김성현 기자 shkim@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