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건비에 휘청이는' 라온시큐어, 외형 성장 전략 절실
인력 유지·확충 위한 비용 부담 지속
흑자전환…비용 관리보단 매출 증가로
공개 2021-03-15 09:40:00
[IB토마토 손강훈 기자] 정보보안 전문기업 라온시큐어(042510)가 연구개발(R&D)·판매관리비 부담으로 수익성에 비상등이 켜졌다. IT개발자들의 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아 만만치 않은 인건비가 지속적인 부담요인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커지면서 올해 흑자전환을 위해선 비용 증가를 뛰어넘는 외형성장이 절실한 상황이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스템에 따르면 라온시큐어의 지난해 연결 기준(잠정) 매출은 372억원으로 전년 대비 22% 증가했다. 라온화이트햇 등 계열사와 해외사업(미국, 일본 등), 신규사업(디지털신분증, FIDO 생체인증 등)에서 고루 매출이 발생하며 성장을 이끌었다.
 
 
 
그동안 매출은 안정적으로 증가해왔다. 2015년 125억원에서 2016년 167억원, 2017년 212억원, 2018년 246억원, 2019년 304억원, 2020년 372억원을 기록했다.
 
외형성장에도 수익성은 뒷걸음질 쳤다. 2018년 영업이익 40억원, 당기순이익 38억원을 거둔 뒤 2019년 영업이익 21억원, 당기순이익 25억원으로 감소하기 시작했으며 지난해는 영업이익 -35억원, 당기순이익 -88억원으로 적자로 돌아섰다.
 
신사업 추진과 신제품 연구개발 등 비용이 증가했으며 해외 사업 진출과 기술 개발 인력 확보 등으로 판매관리비가 크게 늘면서 수익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특히 개발 인력 확보로 인한 비용이 증가했다. 라온시큐어의 2018년 임직원 수는 156명이었으나 2019년 172명, 지난해 9월 말 202명, 12월 말은 270명까지 확대됐다.
 
이에 인건비는 늘어났다. 지난해 9월 말 직원 급여는 7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3.1% 증가했으며 이 영향으로 판매관리비는 42.3% 늘어난 158억원을 기록했다. 12월 말 직원 수는 9월 말에 비해 68명 증가했기 때문에 급여를 포함한 판매관리비는 더욱 증가했을 수밖에 없다.
 
라온시큐어는 미국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고 있으며 블록체인 기반의 분산ID(DID)를 활용한 ‘디지털 신분증’ 사업 진출 등에 나섰기에 경쟁력 강화를 위한 우수 인력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한 상황이다. 실제 사업 전개와 해외시장 개척 등을 위한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연구개발 인력을 꾸준히 채용해왔으며 앞으로도 우수인재 채용은 지속할 것이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문제는 업종과 상관없이 IT 관련 개발자들에 대한 수요가 폭발하면서 인력 채용이나 유지를 위해서 발생하는 비용 부담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데 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비대면 트렌드가 자리 잡았고 전 산업분야로 IT·인공지능(AI) 등이 활용되면서 IT관련 인력의 몸값이 치솟는 중이다. 네이버(NAVER(035420))와 카카오(035720), 라인, 쿠팡, 배달의민족, 당근마켓, 토스 등의 기업들이 개발자 고연봉 등을 제시하며 개발자 유치에 힘쓰고 있으며 엔씨소프트(036570), 넥슨, 넷마블(251270), 게임빌(063080), 컴투스(078340), 크래프톤 등 게임업체들은 개발 인력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연봉 인상안을 발표하고 나섰다.
 
한 게임 업계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예전에는 게임사에 있는 개발자들의 이직이 게임업계 내로 한정되는 등 일종의 허들이 존재했지만 요즘은 업종을 가리지 않는다”라며 “앞으로 게임사뿐만 아니라 IT기업들도 개발 인력을 확보하는 문제가 주요 이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라온시큐어의 지난해 말 기준 전체 직원 수 64%가량이 연구개발 인력으로 알려졌다. 현재 상황에서는 충원은 물론 유지만 한다고 해도 인건비 증가로 판매관리비 부담이 지속될 가능성이 존재한다.
 
이는 수익성 개선을 위해서는 비용 절감보다는 더 큰 매출 성장이 필요하다는 분석에 힘을 싣는다.
 
올해 전망은 좋은 편이다. 교보증권(030610)은 “강점이 본격적으로 가시화되는 한 해”라며 사설인증서를 한 사이트에서 사용할 수 있게 지원하는 ‘원엑서스CX’와 디지털 신분증, ‘생체인증(FIDO) 솔루션’ 등을 통해 매출 증대와 장기적인 성장 발판을 마련할 것으로 예측하기도 했다.
 
라온시큐어 역시 매출 증가를 통해 흑자전환에 힘쓴다는 방침이다. 회사 관계자는 <IB토마토>에 “기반 솔루션의 꾸준한 매출 증대, DID 신사업 발굴과 공공·민간 사업 수주, 꾸준히 성과를 내고 있는 미국, 일본 등 해외사업의 가속화를 통해 수익성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라며 “이를 위해 지속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손강훈 기자 riverh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