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마블 인수 후 1년…2년 연속 매출액 3조원 웃돌며 ‘상승기류’2020년 재무지표 전년 대비 모두 개선…올해 넷마블 시너지 기대불투명한 노사관계…“근로 환경 개선 위해 소통 창구 마련해야”
[IB토마토 김성현 기자]
넷마블(251270) 품에 안긴 지 1년이 흘렀다.
코웨이(021240)는 지난해 호실적을 거두며 렌털 업계 패권을 손에서 놓지 않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악재에도, 2년 연속 매출액 3조원을 돌파한 점이 고무적이다. 최대주주 넷마블과의 협업 등을 통해 지난해 이어 올해도 순항을 탈것으로 예상되지만, 회사 성장의 견인차 구실을 하는 노동자와의 관계 회복은 시급히 해결해야 할 숙제로 꼽힌다.
코로나19에도 끄떡없는 한해였다. 코웨이는 지난해 매출액 3조2374억원, 영업이익 6064억원 기록하며 2019년 대비 각각 7.2%, 32.3% 상승세를 시현했다. 순이익은 4047억원으로, 전년 대비 21.8% 늘었다. 2019년에 이어 매출액은 또다시 3조원을 웃돌았다. 2016년부터 마이너스(-) 늪에서 허우적대던 잉여현금흐름(FCF)은 지난해 3분기까지 1869억원으로 끌어올렸다.
넷마블은 지난해 2월 코웨이를 인수했다. 출처/코웨이
회사 현금성자산은 1158억원으로, 2019년보다 90% 이상 증가했다. 더불어 부채·순차입금비율은 각각 103.3%, 39.8%로 전년보다 62%, 35%가량 간극을 좁히며 자정력을 길러냈다. 펜데믹으로 인한 대면영업 기피, 일부 해외 지역 락다운 등 경기침체 속에서 전체 재무지표 개선에 청신호를 켠 것이다. 넷마블로 최대주주가 변동된 원년이었던 터라 유의미한 성적표였다.
넷마블-코웨이 시너지는 올해 더욱 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방준혁 넷마블 이사회 의장이 코웨이 핸들을 잡고 있다는 점은 특히 눈여겨볼 만하다. 코웨이 이사회 의장을 겸하고 있는 방 의장은 자본금 1억원으로 현재 넷마블을 만든 첨병이다. 투자 선구안, 리더십 등에서 정평이 나 있다.
여기에 서장원 코웨이 공동대표까지 곁들여졌다. 올 초 코웨이 수장에 오른 서 대표는 기업변호사 출신으로 넷마블의 해외법인 인수합병(M&A), 중국 텐센트 투자 유치와 더불어
카카오게임즈(293490)·
빅히트(352820) 지분투자 등에서 혁혁한 공을 세운 방 의장의 복심이다. 코웨이는 지난달 매트리스 제조회사 아이오베드를 사들여 코웨이 변화의 첫 신호탄을 쐈다.
코웨이 2019~2020년 실적 추이. 출처/코웨이 IR 자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다만 새 날개를 단 코웨이에 있어 노무 관련 문제는 잠재적인 위험 요인으로, 발 빠르게 대처해야 할 부분이다. 현장 노동자는 렌털 업체 특성상 회사 내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한다. 노사 간 불협화음이 곧 회사 성장에 제동을 걸 수 있다는 얘기다. 작년 코웨이 국내 환경가전 렌털 판매량은 135만대로, 전년 대비 13.9% 감소했다.
2020년 계정 순증량은 2019년보다 73.5% 줄어든 12만대가량으로 집계됐다. 코웨이의 지난해 3분기 실적을 보면, 국내 환경가전 렌털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26.6% 감소한 28만5000대를 기록했다. 렌털 계정 순증 추이를 보면, 2019년 상반기 약 23만대에서 지난해 같은 기간 약 9만대로 60% 이상 줄었다. 작년 3분기 렌털 계정만 1만1000대 순감했다. 이는 CS닥터 총파업 등 불투명한 노사관계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작년 3분기 코웨이 총 직원 수는 기간제 근로자를 포함한 6531명으로, 2019년(4988명) 대비 30% 이상 늘었다. 지난해 8월 코웨이 설치·수리 기사인 CS닥터가 회사 정규직으로 전환해서다. 영업관리(CL) 인력들도 코웨이 정직원이다.
코웨이 국내 환경가전 렌털 판매 추이. 출처/코웨이 IR 자료
코웨이는 아직 서비스 노동자에 대한 처우개선과 시스템 변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전국가전통신서비스노동조합 코웨이 지부 관계자는 <IB토마토>에 “할당된 업무량 대비 현저히 부족한 근로자 수가 문제다”라며 “(CS닥터가) 정규직으로 전환됐음에도, 현장에선 지금도 밥을 먹지 못하면서 일하고 있는 직원들이 즐비하다”라고 역설했다.
이어 “현장 노동 인원을 충원해 고객 서비스 만족도를 높이는 것이 급선무”라고 덧붙였다.
더 큰 문제는 코웨이 방문 판매 서비스 노동자인 코디·코닥과 회사 간 불통이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전국가전통신서비스 노조 코디·코닥 지부는 서울고용노동청으로부터 지난해 설립필증을 교부받으며 합법적 노조로 인정받았다. 회사는 그러나 근로기준법상 코디·코닥이 근로자가 아니라는 2012년 대법원판결을 근거로, 이들을 특수고용노동자로 분류하며 노조와의 교섭에 응하지 않고 있다.
코웨이 CS닥터, 코디·코닥 관계자 의견. 출처/IB토마토
코디·코닥 지부 관계자는 <IB토마토>에 현 상황을 ‘총체적 난국’이라며 난색을 표했다. 아울러 코웨이로부터 근로자로 인정받지 못한 데 대해 소통이 필요하다고 연이어 강조했다. 관계자는 “감정노동자인 코디·코닥 인원들의 노동 환경 개선을 위한 소통 창구를 마련해야 한다”라며 “현재 조성된 대화의 장은 없다”라고 했다.
코디·코닥 근로자는 직원 수만 1만명을 웃돌며, 렌탈 업계 방문판매 노동자 중 50%가량 비중을 차지하는 등 회사 핵심 인력으로 꼽힌다. 하지만 현장에서 일하는 만큼, 이들은 상시 위험에 노출되기 쉬운 구조다.
관계자는 “방문 가정에서 애완견에게 물리거나, 온몸에 소독약을 뿌리지 않으면 고객이 집에 들이지 않는 등 여러 고초를 겪었다”라며 “한 고객은 자신의 남편이 코로나19 확진자라는 사실을 업무를 마친 후 뒤늦게 밝히기도 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코디·코닥 직원들은 이러한 피해를 개인이 부담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지국장, 팀장 등이 구성원으로 포진한 CL 부서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코웨이 노조 한 관계자는 “영업목표를 채우기 위해 근로자가 직접 빚을 내는 경우도 있었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한 코웨이 측 반응은 미온적이었다고 이 관계자는 설명했다.
코웨이 관계자는 <IB토마토>에 “4일 코디·코닥 노동자들의 수수료를 인상하는 등 회사 핵심 인력들에 대한 노동안전성을 위해 지속해서 노력하고 있다”라며 “이 같은 처우 개선은 노동자들과 사전 소통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법적 이슈가 해소되면 지금보다 더 적극적으로, 근로 환경을 개선하고자 노력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김성현 기자 shkim@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