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종목 위기' 소리바다, 상장폐지 막을 수 있나
올해도 적자 낼 경우 상장폐지 가능성도
음원사업 한계 직면…사업확장 성과 없어
회사 자산 총동원해 흑자전환 사활 걸어
공개 2021-03-08 09:30:00
[IB토마토 손강훈 기자] 소리바다(053110)가 상장폐지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주력인 음원사업의 수익성 감소와 그동안 추진했던 여러 신사업들의 성과가 전무하면서 4년 연속 영업적자와 자기자본의 50%가 넘는 법인세차감전손실로 올해 관리종목지정 가능성이 높아졌다. 올해 반드시 흑자전환을 해야 하지만 별다른 반등 요소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 우려를 키운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소리바다는 내부결산시점 기준 4사업연도 연속 영업손실과 최근 3사업연도 중 2사업연도에서 자기자본의 50%를 초과한 법인세차감전손실이 발생했다.
 
별도 기준 소리바다의 영업이익은 2017년 -30억원, 2018년 -43억원, 2019년 -48억원, 2020년 -76억원으로 4사업연도 영업손실 요건을 충족했으며 자기자본 대비 법인세차감전손실 비중은 2019년 59.9%, 2020년 422.2%로 최근 3사업연도 중 2사업연도 50% 이상 초과 요건에 부합했다.
 
 
 
이와 관련 코스닥시장본부는 2020년 감사보고서에서 이 같은 상황이 확인될 경우 코스닥시장상장규정 제28조에 따라 소리바다를 관리종목으로 지정할 수 있음을 공시한 상황이다.
 
올해 흑자로 돌아서지 못한다면 상장폐지까지 이어질 수 있다. 관리종목 지정 후에도 연간 영업손실을 기록(5년 연속)하거나 법인세차감전손실 비중이 자기자본의 50%를 넘는 것이 상장폐지 요건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수익성이 점점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올해 흑자전환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다.
 
최근 4년간 영업실적을 살펴보면 연결 기준 매출은 2017년 540억원에서 2018년 397억원으로 줄어든 후 2019년 458억원으로 늘어났으나 2020년 214억원으로 반 토막났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2017년 40억원, 2018년 58억원, 2019년 75억원, 2020년 99억원으로 적자폭은 점차 커졌다.
 
주력인 음원사업이 성장의 한계에 직면했다는 분석이다. 판매단가의 변동이 없는 상황에서 음원 원가는 지속적으로 올라 원가율 상승을 이끌며 적자폭을 키우고 있다. 여기에 삼성전자(005930)의 삼성 뮤직과의 ASP서비스 계약 해지도 악재다.
 
멜론, 지니 등 국내 후발주자를 비롯한 유튜브 등 글로벌 서비스에 밀리며 지난해 기준 시장 점유율이 4.5%에 불과한 부문도 이 같은 분석의 근거가 된다.
 
사업 확장을 위한 종속회사들 역시 별다른 성과 없이 대부분 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소리바다 연결 기준에 편입된 종속회사는 ▲미디어튜브 ▲씨씨엠스카이 ▲씨씨엠러브 ▲월엔터테인먼트 ▲SORIBADA. Inc(미국법인) ▲소리바다게임즈 ▲월인베스트먼트 ▲월앤코스 ▲티브이데일리 ▲저먼오토모빌지엠비에이치 ▲더스포츠투데이 ▲소리바다벤처스 등이다.
 
 
 
언론사인 티브이데일리와 더스포트투데이를 제외하고는 2017년부터 계속 손실을 내왔다. 그마저도 티브이데일리의 경우 2018년부터, 더스포츠투데이는 2019년부터 적자를 기록 중이다.
 
더구나 비용절감과 손실 축소를 위해 수익성이 부족한 종속회사를 정리하는 방안도 고려되지 않고 있다. 실제 소리바다 관계자는 <IB토마토>에 “비용절감과 관련 자회사는 대상은 물론 고려사항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신사업을 추진했던 마스크사업에 대한 실적 기대감도 사실상 사라진 상태다. 소리바다는 지난해 7월 와이제이코퍼레이션, 엠플러스에프엔씨와 3자간 계약을 통해 66억원의 마스크를 공급하기로 했으나 12월31일 계약이 해지됐다.
 
물론 59억원 규모의 엠피에스파트너스와의 공급계약이 남아있긴 하지만 소리바다는 우선적으로 와이제이코퍼레이션, 엠플러스에프엔씨와의 법적대응(물품대금 청구 소송, 손해배상 등)에 집중한다는 방침으로 알려져 빠른 성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상황이 그리 좋지 않음에도 소리바다는 비용구조의 혁신과 사업방향 변화 등 체질개선을 통해 올해 흑자전환을 이루겠다고 밝혔다. 음원사업은 기존의 B2C 서비스 중심에서 유통과 제작 사업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전환하고 엔터사업과 결합한 콘텐츠와 문화·레저 분야와 연계한 온·오프라인 콘텐츠 제작, 패션·유통 사업 확장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특히 상장폐지와 관련해서는 재도약 기반을 마련하고 있는 만큼 ‘루머’라고 일축했다. 소리바다 관계자는 “비용구조 개선과 매출증대로 상반기 내에 반드시 흑자전환을 달성하겠다”라며 “문화·콘텐츠 기반의 플랫폼 기업으로 도약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손강훈 기자 riverh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