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김성현 기자]
두산인프라코어(042670)가 지역 다각화와 시장 우위를 토대로 사업안정성에서 합격점을 받았지만, 국내 본사의 재무지표는 열위한 수준인 것으로 평가됐다. 잠재적 재무부담 위험이 도사리지만, 이는 대주주 변동에 따라 상쇄할 공산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4일 한국기업평가,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두산인프라코어는 무보증사채 신용등급 ‘BBB’ 평가를 받았다. 회사는
두산밥캣(241560)(지분율 51.1%)과 DICC(80.0%)를 자회사로 두며 건설기계 제조를 주력사업으로 영위하고 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북미·오세아니아(44%) △아시아 등 신흥국(23%) △유럽·중동(17%) △중국(16%) 등에서 다각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다. 건설기계에 집중된 사업구조로 전방경기에 따라 실적가변성 위험이 있지만, 각 지역별로 경기 변동성을 상호보완하고 있으며 양호한 시장 지위와 브랜드인지도를 갖춰 전체 사업기반은 안정적이다.
두산인프라코어가 지역 다각화와 시장 우위를 토대로 사업안정성에서 합격점을 받았지만, 국내 본사의 재무지표는 열위한 수준인 것으로 평가됐다. 출처/두산인프라코어 공식홈페이지
다만, 회사는 지난해 연결 재무제표 기준(잠정) 매출액 7조9341억원, 영업이익 6586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순서대로 3.1%, 21.6% 내림세를 보였다. 국내 본사의 경우 2020년 3분기까지 차입금의존도 55.8%, 부채비율 226.2%로 집계됐다. 수익규모가 크지 않은 반면 이자부담이 큰 편으로, 이자보상배율은 1배 수준에 그치고 있다.
더불어 두산밥캣은 작년 신제품 출시에도 불구하고, 북미·유럽의 락다운에 따른 수요 둔화로 영업이익이 축소됐다. 국내 본사로부터 주요 부품을 수입해 생산·판매하는 중국법인(DICC)은 경쟁사의 공격적인 판매 정책에 맞선 대응판매가 할인, 소형제품 매출 비중 증가 등으로 영업이익률이 하락했다.
계열 관련 자금 유출도 신용도에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회사는 2019년 장외거래를 통해 대주주인
두산중공업(034020)과 두산건설이 보유한 디비씨 지분을 총 284억원(국내 본사 147억원, 두산밥캣 137억원)에 매입했다. 두산밥캣은 이어
두산(000150)·두산중공업으로부터 경기 용인 소재 수지기술원을 870억원가량에 사들였다.
두산인프라코어 재무안전성 지표. 출처/한국신용평가
이같이 가중된 재무부담은 대주주 변동 과정에서 해결될 것으로 분석됐다. 두산중공업(지난해 3분기 기준 지분율 35.4%)은
현대중공업지주(267250)-KDB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과 최근 두산인프라코어 매매계약을 체결했다. 매각이 실현된다면, 북미 지역에서 우수한 시장지위와 경쟁력을 보유한 두산밥캣이 분리돼 회사 사업 기반이 약화되고, 재무지표(연결 기준)도 저하될 것으로 관측된다.
그러나 보유차입금 중 일부가 지주 부문으로 이관돼 재무구조 저하가 일정 수준 방어되며, 현대중공업 그룹 내
현대건설기계(267270)와의 시너지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점쳐진다. 특히, 상대적으로 재무구조가 우수한 그룹사에 소속돼, 계열 관련 위험 요인이 해소됨에 따라 그룹사의 유사시 지원가능성이 향상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동혁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대주주 변경의 긍정적 효과가 부정적 효과를 상회할 것으로 판단돼 긍정적 검토 대상에 등록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업부문과 지주부문의 분리시점과 인수자금의 컨소시엄 내 배분, DICC 잔여지분 관련 처리방안 등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라며 “이를 중심으로 본건 거래과정을 모니터링한 후 신용등급을 재검토할 계획이다”라고 덧붙였다.
채선영 한국신용평가 선임연구원은 “두산그룹 계열 위험 해소와 현대중공업그룹의 유사시 지원가능성 등이 신용도에 매우 긍정적”이라며 “매각절차 진행 경과와 구체적인 인수 구조, 대주주 변경 이후 현금창출력과 재무구조 변화 등을 바탕으로 신용등급을 재검토할 예정”이라고 했다.
김성현 기자 shkim@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