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투스, M&A 행보에도…'제2의 서머너즈 워'는 여전히 예열?
‘서머너즈 워’ 출시 후 유보 현금 확보 등 외형 성장 지속
실적 하락·신작 모멘텀 필요…2019년부터 M&A 이어져
게임사 인수, 곧 게임 성과 수반돼야 전체 수익성 제고
공개 2021-03-05 10:00:00
[IB토마토 김성현 기자] 게임회사 컴투스(078340)가 인수·합병(M&A)에 분주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컴투스의 캐시카우를 담당하고 있는 주력상품 '서머너즈 워’에 집중된 수익 구조를 다변화하려는 시도다. '서머너즈 워'는 생명력을 조금씩 잃어가고 있고 자기자본이익률(ROE)은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신규 IP확보로 적극적 M&A 비용과 인력 증가비용을 상쇄하지 못한다면 컴투스의 성장 동력은 크게 떨어질 것이란 우려감이 존재한다.
 
컴투스는 1998년 설립된 정통 모바일 게임 회사로, 2007년 7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하면서 본격적으로 외형을 키워나갔다. 게임 개발·공급을 이어가던 컴투스는 2014년 모바일 RPG 게임 서머너즈 워를 출시하며 분수령을 맞게 됐다. 그해 연결 기준 매출액은 2347억원, 영업이익은 1012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88%, 1209% 급성장세를 시현했다. 순이익은 792억원으로 2013년보다 309% 늘어났다. 게임은 PC·모바일보다 콘솔이 강세인 북미·유럽에서 훨훨 날았다.
 
컴투스 2014~2017년 실적 추이. 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호조세는 계속됐다. 이듬해 매출액은 전년 대비 85%, 영업이익은 64% 증가했고, 2016년엔 ‘매출액 5000억원’ 고지를 넘어섰다. 실적뿐만이 아니다. 회사 유보 현금은 나날이 늘어나, 성장 촉매제로 쌓이기 시작했다. 컴투스 현금성자산은 2014~2017년 순서대로 1301억원, 4373억원, 5695억원, 6689억원으로 집계됐다. 서머너즈 워 출시 이전인 2013년 467억원 대비, 2017년 현금성자산은 자그마치 1332% 증가했다.
 
다만 컴투스의 구심점 역할을 하는 서머너즈 워는 서서히 불씨를 잃어갔다. 모바일 RPG 게임이 국내외 시장에서 범람한 데 따른 결과다. 자연스레 실적 변화가 이어졌다. 컴투스의 2017~2019년 매출액은 순서대로 5080억원, 4818억원, 4693억원, 영업이익은 1946억원, 1466억원, 1260억원으로 하향곡선을 그렸다.
 
물론, 서머너즈 워는 지난해 출시 6주년 이벤트를 통해 최근 3년간 일간사용자수(DAU)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여전히 회사 번영의 견인차 역할을 하지만, 이에 상응하는 신작 모멘텀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잇따라 제기됐다.
 
회사도 이를 자각하듯, 2019년부터 그간 누적된 현금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왔다. 먼저, 게임회사 데이세븐과 마니코어, 그리고 노바팩토리를 차례로 인수했다. 이어 ‘컴투스프로야구2020(컴프야)’ 등을 출시해 게임 라인업을 확장했다. 지난해엔 △빅볼 △티키타카스튜디오 △타이젬 △아웃 오브 더 파크 디벨롭먼츠(OOTP)를 사들여 제2의 서머너즈 워 탄생을 위한 초석을 다졌다.
 
올해 초엔 △올엠 △엠스토리허브 지분을 확보했다. 이달 초 장착한 올엠은 ‘크리티카 온라인’ 등 PC 게임 개발력을 보유해, 모바일 게임 위주인 컴투스 약점을 보완할 동력을 갖췄고 OOTP, 타이젬은 각각 야구(MLB), 바둑 관련 게임을 주력 게임으로 지녔다. 컴투스의 M&A 대상 회사는 모두 게임과 관련한 개발, 콘텐츠 회사다.
 
컴투스 현금성자산 추이, 인수 행보. 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컴투스의 재무상태는 공격적 M&A를 추진할 만한 여력을 충분히 갖춘 상태다. 지난해 3분기까지 부채비율은 9.4%, 차입금의존도는 0.8%이고, 재무적가용현금흐름(ACF)은 약 154억원, 내부순현금흐름(ICF)은 296억원으로 집계됐다. 작년 연간 유동비율(유동자산/유동부채)은 1054%로, 재무건전성에선 흠잡을 데 없는 상태다. 현금성자산은 2019년 7007억원, 지난해 3분기까지 6756억원으로 우수한 수치를 보였다.
 
그렇다고 마냥 장밋빛 전망만을 그릴 순 없다. 먼저, 업계 호황에 따라 인건비 부담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컴투스, 넷마블(251270)은 최근 임직원 연봉을 800만원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넥슨은 신임 개발직군 초봉을 5000만원으로, 크래프톤은 개발직군 연봉을 2000만원 더 올렸다. 개발자 품귀현상에 따른 회사 인력 이탈을 방지하고자 이처럼 너도나도 ‘임직원 임금 올리기’ 행렬에 합류하는 형국이다.
 
이는 컴투스 M&A 행보에 특히 악재로 꼽힌다. 자회사 편입과 개발진 유입 등 인력 강화가 지배적이어서다. 2020년 연결 재무제표 기준 회사 인건비는 804억원으로 전년 대비 40% 가까이 늘었는데, 작년 데이세븐과 노바코어에 이어 빅볼, 티키타카스튜디오, 타이젬 등 회사가 연결 대상으로 편입된 결과다. 지분 100%를 확보한 OOTP의 경우, 관련 비용은 순차적으로 인식될 전망이다.
 
컴투스 인건비, 연구개발(R&D) 관련 비용 추이. 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컴투스 IR 자료
 
R&D 비용은 지난해 3분기까지 446억원으로 매출 대비 11.9% 비중을 차지했다. R&D 비용이 2017~2019년 순서대로 341억원(6.7%), 417억원(8.7%), 582억원(12.4%)으로 집계된 만큼, 올해 비용 증대는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우수한 현금 창출력을 기반으로 이를 메울 수 있겠지만, 자기자본이익률(ROE) 추이와 함께 고려하면 컴투스 차기 과제는 선명해진다. 결국 서머너즈 워, 컴프야 외 출시 예정 게임이 일정 성과를 거둬야 한다. 컴투스의 ROE는 2015년 34.97%에서 이듬해 26.53%로, 이어 2017~2019년 순서대로 20.40%, 16.15%, 12.68%로 연이은 하락세를 나타냈다.
 
지난해 연간 순이익(753억원)을 자기자본(9770억원)으로 단순 계산(나누기)해보면, 2020년 ROE는 10.0%를 밑돈다. 기업의 이익창출능력이 저조하다는 의미다. 최근 인수한 올엠의 경우, 2019년 영업적자는 약 5억원, 세전계속사업손실은 81억원, 아울러 자기자본은 -60억원으로, 완전자본잠식에 빠진 상태였다. 빅볼도 인수 당시 줄적자를 이어가며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컴투스는 그럼에도, 올엠과 빅볼 등이 보유한 게임 개발 역량을 확보하는 데 방점을 찍었다. M&A에 따른 단기 이익 창출보다 인적 자산에 무게를 두면서 장기 미래가치에 투자한 것이다. 그러나 ‘OOTP22’와 ‘워킹데드’ 등 출시 예정 게임이 부진하다면, 결국 서머너즈 워, 컴프야 등 기존 게임에 다시 의존할 수밖에 없다. 본업인 게임 개발과 IP 확보 위주 등으로 회사 사업이 추진되는 점은 고무적이지만, 계열사 확장이 곧 공회전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컴투스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적극적인 M&A를 통해 개발한 게임들이 성공적으로 서비스될 수 있도록 관계사와 긴밀히 협업할 예정”이라며 “메인 장르인 캐쥬얼 게임을 연내 10종 내외로 선보이는 것은 물론, 확보한 IP를 활용해 글로벌 시장을 공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서머너즈 워가 글로벌 시장에서 꾸준히 높은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우수 인재를 확보하고 개발력을 강화할 것”이라며 “국내외 시장에서 더 탄탄한 수익을 창출하도록 더 노력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김성현 기자 shkim@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