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딧 시그널
알루코, 불안정한 재무상태 지속…현금창출 ‘제동’
다각적 사업 포트폴리오 갖춰 업계 상위권 경쟁 지위
회사 재무안전성 ‘적신호’…부채비율·차입금의존도 높아
연간 CAPEX 300억~400억원 추정
공개 2021-02-26 16:31:30
[IB토마토 김성현 기자] 알루미늄 압출 전문기업 알루코(001780)가 다각적인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면서 업계 상위권 경쟁지위를 확보하고 있지만, 불안정한 재무상태는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금융비용에 대한 과중한 부담과 자본적지출(CAPEX) 자금 소요에 따라 잉여현금흐름(FCF) 창출에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26일 나이스신용평가는 알루코의 무보증 사채에 대한 신용등급을 ‘BB+/안정적’으로 평가했다. 경쟁강도가 높은 알루미늄 압출 가공 시장에서 국내 1위의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제품 포트폴리오의 다각화 수준이 우수해서다.
 
회사는 주력 제품인 건축용 소재의 매출이 40~50% 비중을 차지한다. 이외에도 △특수산업재 △TV디스플레이 △모바일 △태양광 △자동차 철도차량 부품 등 전방산업에 두루 납품을 이어가고 있다.
 
알루코는 알루미늄 압출 가공 시장에서 국내 1위의 생산력을 보유하고 있다. 출처/알루코 공식 홈페이지
 
또, 최근 전기자동차 배터리 알루미늄 케이스 부문으로도 사업 영역을 확장하면서 LG화학(051910), SK이노베이션(096770)과 수주 계약을 진행 중이다. 확정 계약 규모는 아직 외형 대비 작은 수준이지만 향후 전기차 시장규모 확대로 수주가 늘어나면, 회사 외형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회사 현금 창출력 대비 타인자본 의존도가 높다는 점은 경계해야 할 부분이다.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회사 총차입금은 3887억원, 부채비율과 순차입금의존도는 각각 144.6%, 42.4%, 아울러 차입금의존도는 49.6%로 집계돼 회사 재무안정성이 불안정하다.
 
총차입금 중 1년 내 만기가 도래하는 단기성차입금은 약 3371억원이며, 현금성자산(564억원) 대비 보유 유동성은 미흡한 수준이다. 더불어 유형자산 장부가액 3902억원 중 담보설정액이 3099억원으로, 금융기관 여신한도가 대부분 소진돼 추가적인 재무적 융통성도 제한적이다.
 
알루코 차입금, 재무안정성 지표 추이. 출처/나이스신용평가
 
알루코는 2015~2016년 신주인수권 행사에 따라 350억원, 2016년 유상증자를 통해 158억원을 유입하며 재무상태를 개선하고자 힘썼다. 그러나 이후 베트남 법인 신규공장 설립 등으로 차입규모가 크게 확대됐다. 알루코는 베트남 법인 생산체제 구축을 대부분 외부 자금을 통해 조달한다.
 
이와 함께 연평균 200억원 규모의 금융비용을 부담하고 있다. 국내외 생산시설 규모와 전기차 배터리 케이스 등 신규 사업의 초기 투자비용까지 고려하면, 경상적 CAPEX 규모는 연간 300억~400억원가량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회사 FCF 창출에 부담 요인이라는 얘기다.
 
알루코 현금흐름 추이. 출처/나이스신용평가
 
여기에 알루미늄 가공사업 특성상 영업비용에서 원재료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편으로, 회사 영업수익성은 원재료 가격과 환율 변동 위험에 노출된 상태다. 비용 상승분의 단기간 내 판매가격 전가가 용이하지 않아, 소재 가격의 급격한 변동이 일어날 경우 큰 폭의 수익성의 등락이 나타날 공산이 크다.
 
김연수 나이스신용평가 책임연구원은 “과중한 금융비용 부담과 경상적 CAPEX 비용 소요 등으로 회사 FCF가 제한될 것”이라며 “이를 감안할 때, 불안정한 재무안정성은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요 매출처의 거래선 변경, 기술대체 등 매출기반 축소와 계열사에 대한 재무적 지원 부담 발생 등으로 순차입금의존도가 60%를 웃돌 경우 등급 하향조정 요인이 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김성현 기자 shkim@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