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 분쟁' 금호석화, 쓸모 다한 금호리조트 포기하나
금호리조트 인수 시 고가 인수 이유로 주총에서 문제 삼을 소지 있어
금호리조트 활용도 애매…우협 포기하더라도 페널티 없는 상황
공개 2021-02-09 16:25:02
[IB토마토 박기범 기자] 지난달 금호리조트의 새 주인으로 낙점됐던 금호석유(011780)화학이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포기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아시아나CC 전경. 사진/뉴스토마토
 
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금호리조트 인수에 관한 우선협상대상자인 금호석유화학이 인수를 포기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해진다. 투자은행 관계자는 "(금호리조트를 인수할 경우) 이번 정기주총 때 박철완 상무가 박찬구 회장에게 금호리조트 고가 인수를 이유로 배임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면서 "금호리조트를 고가로 인수한다는 것은 친형인 박삼구 금호건설 회장을 지원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라고 말했다. 
 
지난달 있었던 본입찰에서 금호석화는 2000억원 중후반의 금액을 인수가로 적어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회원권 부채 등을 고려했을 때 금호석화는 금호리조트의 기업가치로 최소 5500억원 중후반으로 평가했다는 의미다. 그는 "회원권 부채를 고려했을 때 입찰 가격이 매우 높은 편이었다"라고 평가했다. 
 
당시 전문가들은 금호석화의 금호리조트 인수 배경을 박 상무의 계열분리를 위한 사전 정지 작업으로 해석했다. 금호석화가 평가한 금호리조트의 전체 기업가치(EV)는 박 상무가 보유한 금호석화의 지분가치(당시 주가는 16만~17만원 선이었다)와 유사하기 때문이다. 또한 박찬구 회장 입장에서는 금호리조트를 줄 경우, 기존의 석유화학 계열사를 박 상무에 넘겨주지 않아도 된다. 
 
박 상무는 금호석화 개인 최대주주로 지분 10%를 보유하고 있다. 박 회장의 지분율은 6.7%, 박 회장의 아들인 박준경 전무는 7.2%다. 박철완 상무는 개인 기준으로 2004년부터 최대주주였다. 하지만 그의 직급은 언제나 상무 혹은 상무보였다. 하물며 이사회 구성원도 아니다. 반면 동갑내기 사촌형제인 박찬구 회장 아들 박준경 전무는 지난해 전무로 승진했다. 
 
박 상무의 거취는 시장에 관심이었다. 최대주주가 10년째 '상무'인 경우는 일반 기업에서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지난 하반기 기타법인의 매수세와 금호석화의 금호리조트 인수전 참여가 맞물리며 조만간 박 상무에게 움직임이 있을 것이란 관측이 시장을 중심으로 형성됐다. 
 
지난달 26일 박 상무는 "기존 대표 보고자(박찬구 회장)와 공동 보유 관계를 해소한다"라고 공시하며 경영권 다툼을 본격화했다. 또한 박 상무는 주주제안을 통해 표 대결을 선택했다. 박 상무는 회사 측에 주주 제안을 통해 배당 확대, 사외이사 추천, 감사 추천 등을 요구했다. 
 
박 상무의 움직임이 본격화되며 금호리조트 우협 선정 당시와 현재 상황은 180도 달라졌다. 경영권 분쟁이 일어난 이상, 경영권 찬탈 여부를 떠나서 금호리조트의 인수 메리트는 사라진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주총을 앞둔 상황에서 고가 인수 논란으로 괜히 안 좋은 이야기가 나올 수 있다"면서 "또한 금호석화의 사업 포트폴리오와 골프장은 연관성이 떨어져 충분히 포기할 수 있다"라는 의견을 냈다. 
 
또한 우선협상대상자인 금호석화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하지 않아 특별한 페널티가 없는 상황이다. 예전에는 입찰의 구속력을 높이기 위해 법원회생 관련 매각의 경우, 입찰보증금을 5% 받았으나 인수 후보자에게 부담 흥행이 잘되지 않다 보니 민간 딜은 보증금을 요구하지 않는 추세다. 
 
한편 지난달 있었던 본입찰에는 금호석화 이외에도 브이아이금융투자(옛 하이투자선물), 화인자산운용, 라인건설 관계사 동양건설산업, 칸서스자산운용 등이 응찰했다. 
 
박기범 기자 partn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