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째 적자늪' EDGC, 솔젠트 경영권 상실로 성장동력도 꺼지나
5년째 영업적자…EDGC헬스케어 인수 이후 매출은 ‘순항’
코로나19 진단키트 솔젠트 통한 수익성 개선 기대…경영권 분쟁 ‘암초’
신용평가사 “경영권 상실 시 성장 폭 제한 가능성 있어”
공개 2021-02-10 10:00:00
[IB토마토 나수완 기자] 올해 상장 3년 차를 맞은 이원다이애그노믹스(EDGC(245620))가 5년째 적자 늪에 빠져 있다. 반등이 절실한 EDGC는 2018년 인수한 EDGC헬스케어를 통해 솔젠트의 코로나19 진단키트 판매에 나서면서 매출이 크게 늘었다. 향후에는 취급 규모를 확대해 영업적자 폭까지 줄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고조됐지만 최근 불거진 솔젠트 경영권을 둘러싼 분쟁으로 우려감이 팽배하다. EDGC가 솔젠트 경영권을 상실할 위기에 놓인 만큼 EDGC의 성장 동력에 제한이 걸린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유전체 분석업무를 주력사업으로 영위하는 EDGC는 2018년 6월 ‘기술특례상장’ 혜택을 받으며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2018년 9월 국내기관과 병원에 체외진단 시약·기기를 유통하는 씨엔에스헬스케어 지분 49.9%를 인수해 ‘EDGC헬스케어’로 사명을 바꾸고 계열회사로 편입했다. 지난해 9월에는 경영효율성 증대와 손익구조 개선을 위해 EDGC헬스케어와 흡수합병했다. 합병비율은 EDGC와 EDGC헬스케어가 1대 3.1893658이며 EDGC는 존속하고 EDGC헬스케어는 소멸했다. 합병 존속 회사명은 지금의 이원다이애그노믹스(EDGC)다.
 
5년째 영업적자 늪에 빠진 EDGC…매출 대비 높은 고정비 ‘원인’
 
EDGC는 높은 고정비용과 지분 인수에 따른 자금 소요로 수익성이 저하돼 5년째 영업적자 늪에 빠진 상황이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EDGC의 지난해 3분기 매출은 657억원으로 58% 증가한 반면 영업손실은 40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손실은 7억원, ‘영업의 질’을 나타내는 영업이익률은 -6%를 나타냈다.
 
2016년 14억원 수준이던 매출액은 2018년 215억원으로 급증한 이후 줄곧 성장세를 보였지만 수익성 지표인 영업이익은 △2016년 -32억원 △2017년 -52억원 △2018년 -68억원 △2019년 -86억원으로 적자 폭이 커지고 있다. 영업이익률 역시 △2016년 -233% △2017년 -160% △2018년 -32% △2019년 -15%로 줄곧 마이너스로 나타났다.
 
매출은 성장세임에도 불구하고 손익분기점을 넘지 못한 이유는 판관비, 대손상각비 등 인력·장비에 대한 고정비성 비용 부담 탓이 컸기 때문이다. 2020년 3분기 판관비는 198억원으로 전년 동기(106억원) 대비 87%나 늘어났다. 기타 판관비 역시 106억원에서 190억원으로 79%(174억원) 가량 불어났다. 경상연구개발비 항목 역시 13억원에서 26억원으로 2배나 커졌다.
 
이와 더불어 2018년 EDGC헬스케어(200억원)와 2019년 바이로큐어(57억원) 등 지분 인수에 따른 자금수요가 발생하며 마이너스 현금흐름이 지속됐다. EDGC의 2020년 3분기 기준 잉여현금흐름(FCF)은 -96억원, 내부순현금흐름(ICF)은 -134억원으로 집계돼 자체 현금 창출력도 역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현승희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원은 “인건비와 연구개발비 등을 충당하는 수준의 규모의 경제를 이루지 못함에 따라 영업손실이 지속되고 있다”라며 “대규모의 연구개발비용 등을 선제적으로 투입했지만 매출 실적이 비용을 충당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매출 증가에 따른 운전자금 부담이 발생하고 유전체분석 사업의 신규 수주 추이에 따른 시설투자가 진행될 수 있어 당분간 잉여현금흐름 창출은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EDGC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지난해 예상 매출은 1000억원 가량으로 헬스케어 합병효과로 근본적으로 손익분기점에 도달했다고 판단한다”라며 “올해는 견조한 흑자 구조를 만들어 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솔젠트 경영권 분쟁 ‘암초’ 되나?…EDGC “경영권 상실돼도 이익 창출 문제없어”
 
EDGC는 높은 고정비 등으로 수년째 적자를 입고 있는 만큼 반등이 절실한 상황이었다. 이 가운데 2018년 국내기관과 병원에 체외진단 시약·기기를 유통하는 EDGC헬스케어를 인수한 후 ‘상품매출’ 부문이 크게 증가했다. 특히 EDGC는 EDGC헬스케어를 통해 솔젠트의 진단키트 일부를 판매했는데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한 판매 호조까지 겹쳐 더 큰 외형성장을 이어 나갔다. 솔젠트는 EDGC의 연결대상 실적에 포함되진 않지만 EDGC헬스케어가 보유한 지분(17%)을 통한 지분법평가이익으로 인식된다.  
 
EDGC의 ‘상품매출’은 2017년 2억원 수준에서 EDGC헬스케어를 인수한 2018년 178억원으로 8800%나 급증했고, 2020년 들어서는 코로나19 여파로 진단키트 판매 호조가 겹쳐 605억원까지 증가했다. 주력 사업인 유전체 진단 매출이 같은 기간 55억원에서 51억원으로 7% 가량 줄어든 것과는 대조되는 모습이다.
 
이에 따른 EDGC의 연결 기준 매출은 2017년 32억원에서 2018년 215억원으로 7배가량 커졌고 지난해는 657억원까지 증가했다. 지난해 3분기 상품매출 비중이 전체의 92.15%를 차지한 것을 감안하면 EDGC의 전사 매출 증대에는 EDGC헬스케어의 상품매출이 실적을 이끌었다는 것을 입증한다.
 
특히 올해도 코로나19가 이어지는 만큼 향후 솔젠트 진단키트를 통한 EDGC의 수익성 개선 기대감이 큰 상황이었다. 그러나 최근 이러한 기대감에 제동이 걸리게 됐다. EDGC가 솔젠트의 경영권을 상실할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현재 EDGC는 코로나19 진단키트 제조업체인 솔젠트의 경영권을 두고 WFA투자조합(솔젠트 주주연합)과 분쟁 중이다. 지난해 8월 솔젠트 매출이 급증하던 시기부터 경영권 분쟁이 첨예하게 진행돼 온 가운데 지난 1월13일 WFA투자조합이 임시주주총회서 선임한 이사와 감사에 대한 선임 등기를 마치면서 EDGC는 솔젠트 경영권을 상실할 위기에 놓인 것이다. 
 
EDGC는 지난해 9월 솔젠트 지분 17%를 보유한 EDGC헬스케어와 흡수합병한 이후 상환전환우선주(RCPS) 전환 등을 통해 솔젠트 지분을 22.9%까지 늘리며 지배력을 강화했다. WFA투자조합(솔젠트 주주연합)은 솔젠트의 지분 11.7%를 보유하며 2대 주주로 자리하고 있다.  
 
EDGC가 솔젠트 경영권을 상실할 경우 진단키트 취급 규모에 대한 의사결정이나 사업성 분야에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게 된다. 즉, 경영권을 상실했을 경우 진단키트 판매에 따른 성장 폭 둔화 가능성이 제기되는 배경이다.
 
현승희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원은 “경영권을 상실했을 경우 확보했을 때보다 진단키트 취급 규모가 적어져 성장 폭이 제한될 가능성이 있다”라며 “다만 EDGC헬스케어의 진단키트 취급 네트워크는 주주권으로만 형성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지배권이 바뀐다고 해서 무조건 훼손된다고 보기도 어렵다”라고 설명했다.
 
EDGC 측은 EDGC헬스케어의 상품판매 매출로도 이미 충분한 이익을 창출하기 때문에 솔젠트 경영권 상실 시 타격이 없다는 입장이다.
 
EDGC 관계자는 <IB토마토>에 “EDGC 작년 예상 매출인 1000억원 중 EDGC헬스케어 매출이 800억원가량 차지했는데 이 중 솔젠트 매출은 150억원 수준”이라며 “솔젠트 없이 자체적으로도 손익분기점을 찍었다고 판단하며 경영권을 상실한다고 해서 타격이 지대하고 보지 않는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EDGC가 경영하고 있었던 솔젠트의 경영권을 ‘재무적 투자자’들이 뺐어가는 부도덕한 상황에 대응을 하고 있는 것뿐이지 성장 동력에 제한이 걸릴 것을 우려하는 게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EDGC 측은 WFA투자조합 측의 이사 선임 등기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지난 1월13일 본사 주차장에서 실시된 임시주총은 효력 없는 집회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솔젠트 측은 석도수 대표이사 등기와 관련 효력정지가처분신청과 이의제기 등 법적 대응에 나설 방침이다.
 
EDGC 관계자는 <IB토마토>에 “WFA투자조합 측은 부존재인 주총 외관을 만들고 소집권한 없는 자의 소집에 따른 무효인 이사회 외관을 만들어 허위 서류로 대표이사 등기를 하는 등 위법한 사실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라며 “이사 등기는 형식적인 요건이며 이를 인정할 수 없고, 장기적인 분쟁이 되겠지만 재판을 통해서라도 사실관계를 밝히고 경영권을 가져올 것”이라고 밝혔다.
 
나수완 기자 nsw@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