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로 무게추 옮기는 이원컴포텍, 재무부담은 '어쩌나'
지난해부터 본격적인 바이오사업 진출
적자전환 등 실적 부진에 재무부담 확대
공개 2021-02-01 10:00:00
[IB토마토 손강훈 기자] 상용자동차(트럭·버스 등) 부품 제조를 주력으로 하는 이원컴포텍(088290)의 사업 무게중심이 바이오 쪽으로 옮겨지고 있다. 지분투자를 통해 바이러스 진단키트 사업에 진출했으며 최대주주는 미국 바이오 신약 개발회사로 변경됐다. 최근에는 바이오 분야 강화를 위한 인수·합병(M&A)이나 지분투자를 위한 자금조달도 결정했다. 다만 부진에 빠진 영업실적으로 현금창출력이 약화된 가운데 신사업에 대한 투자 증가는 재무부담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원컴포텍은 상상인저축은행을 발행대상으로 하는 1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 발행을 결정했다. 조달된 자금은 신약개발과 해외판권확보 등을 위한 타법인 출자에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지난해부터 이원컴포텍은 바이오 산업으로 눈을 돌렸다. 작년 4월 질병 진단과 세포치료제 연구를 주력으로 하는 ‘이노베이션’에 25억원을 투자해 지분 29.41%를 확보했으며 9월에는 관계사인 이노베이션과 함께 바이러스 진단키트 사업에 본격 진출했다.
 
12월에는 기존 최대주주였던 사보이투자1호조합이 해산하면서 미국 바이오 신약개발회사 ‘프로페이스 사이언스’가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당시 이원컴포텍 측은 “아시아와 글로벌 시장에서 바이오사업을 본격화할 계획”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 같은 결정은 정체되고 있는 실적 때문으로 보인다. 2015년 매출 389억원, 영업이익 -12억원, 2016년 매출 373억원, 영업이익 -45억원, 2017년 매출 362억원, 영업이익 -16억원으로 역성장과 적자를 지속하던 영업실적은 2018년 매출 440억원, 영업이익 6억원으로 반등한 뒤 2019년 매출 479억원, 영업이익 14억원으로 2년 연속 외형성장과 수익성 개선에 성공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전방산업인 자동차가 부정적 영향을 받으면서 부품을 제조하는 이원컴포텍도 타격을 피할 수 없었다. 실제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을 살펴보면 전체 매출의 80%가량을 차지하는 현대차(005380), 기아차(000270), 현대모비스(012330)의 매출이 각각 182억원, 20억원, 1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9.8%, 43.4%, 13.3% 줄었다.
 
이로 인해 전체 매출은 26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1% 감소했으며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26억원으로 적자폭은 더 커졌다.
 
 
문제는 재무안정성이다. 적자지속과 투자확대로 인해 재무부담이 다시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17년 부채비율 279%와 차입금의존도 39.4%, 2018년 부채비율 284.2%와 차입금의존도 35.9%로 재무부담이 컸던 이원컴포텍은 2019년 11월 약 83억원 규모의 3자배정 유상증자로 인한 자본 확충과 차입금 상환 등을 통해 부채비율은 2019년 92.4%까지, 차입금의존도는 21.8%까지 낮췄다.
 
그러나 지난해 다시 적자로 돌아서고 이노베이션 지분투자 등이 발생하면서 9월 말 부채비율은 171.7%, 차입금의존도는 35.3%까지 올랐다. 특히 순차입금 의존도의 경우 2019년 1.5%에서 2020년 9월 말 34.7%로 급격한 상승을 기록했다.
 
특히 주력인 자동차 부품 사업의 실적은 정체됐으며 이노베이션과 함께 개발하고 있는 ‘말디토프 질량분석기’는 임상연구가 진행되고 있는 단계로 성과로 이어지기에는 시간이 필요해 당분간 자체적인 현금창출력으로 차입금을 관리하기 어려울 것이란 우려가 존재한다.
 
이와 관련 <IB토마토>는 이원컴포텍에 앞으로의 사업방향, 재무부담 개선 방안 등을 문의했으나 답변을 얻지 못했다.
 
손강훈 기자 riverh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