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걸 산은회장 “국민연금, 대한항공 합병반대…명분 퇴색”
대한항공·아시아나 통합, 차질 없이 진행 중
쌍용차, 흑자 전 쟁의행위 시 1원도 못 줘
KDB생명, 매각가액 2000억원 적정…JC파트너스 LP구성도 충분히 심사
공개 2021-01-12 19:09:48
[IB토마토 이영홍 기자]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국민연금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인수합병(M&A)에 반대한 것에 대해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 결정이 합리적으로 이루어진 것인지 의문”이라며 “이번 합병이 대한항공에 불리하다는 국민연금의 주장은 근거가 없다”라고 밝혔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 출처 산업은행
 
이 회장은 12일 온라인으로 열린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통합은 주주 가치 제고에 많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서 회사 입장에서는 긍정적으로 판단한다”면서 “국민연금이 반대한 것은 명분이 퇴색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두 회사의 통합에 관련한 독과점 문제에 대해서도 “두 회사의 매출은 세계 10위권에 불과하고 주요 노선은 글로벌 경쟁이 심해 독과점 논란이 생길 여지는 거의 없다”라며 항공사가 기업결합에 관계당국을 불허한 사례가 없음을 예를 들며 “통합과정은 차질 없이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 회장은 “아시아나항공의 노조 설득에 대해서는 3개 노조와 적극적으로 소통을 진행 중이지만 각 노조들의 입장이 많이 달라 의견 좁히기가 쉽지 않다”면서 고용 안정을 약속한 만큼 “회사가 잘될 수 있도록 충분히 의견을 수렴하고 설득하겠다”라고 밝혔다. 이어 “의결권 행사기준을 사전공개하고 객관성과 전문성을 갖춘 위원으로 구성할 것”이라며 대부분 외부인으로 구성하겠다고 약속했다. 산은은 현재 외부전문가가 참여하는 의결권 행사 위원회 설립 작업을 진행 중이며 3월 정기 주주총회 전에 확정할 예정이다.
 
이동걸 회장은 기업회생절차(옛 법정관리)에 돌입한 쌍용자동차에 대해서도 최후통첩을 보냈다. 이회장은 쌍용자동차 노조에 자금지원의 전제조건으로 흑자가 나기 전에 일체의 쟁의행위 금지 등의 조건을 지키지 않으면 더 이상 자금 지원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쌍용차에 대한 추가지원 여부를 묻는 질의에는 “쌍용차는 잠재적 투자자와 협의 중이고 그 결과에 따라 사업성 평가를 한 뒤에 지원 여부를 결정 하겠다”라고 답했다. 이어 “쌍용차는 이번이 마지막 기회이고 이번기회를 놓친다면 아무도 쌍용차에 투자하지 않을 것이다”라며 “다시 한 번 깊게 생각해서 협상에 임해주길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특히, 노조에 자금지원의 전제조건으로 단체협약을 1년 단위에서 3년 단위로 늘려서 계약해 줄 것과 흑자가 나기 전에는 일체의 쟁의행위를 금지해 줄 것을 당부했다.
 
한편 헐값 매각 논란이 있었던 KDB생명 매각논란에 대해서는 적정가격이라며 반박했다. 이 회장은 “KDB생명의 추정 가치는 생명보험업계현황과 M&A 시장을 반영해 시장에서 결정된 것으로 매각가 2000억원은 적정하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KDB생명은 수년 간 적자 끝에 2018년을 기점으로 흑자 기조를 보이고 있고 “향후 영업환경이 나빠질 것을 감안해서 턴어라운드 한 현시점이 매각적기”라고 설명했다. 그는 KDB생명을 인수한 JC파트너스의 LP구성에 대한 논란에 대해서도 충분한 검토를 마쳤으며 문제가 없었다며 논란을 일축했다. 추가적인 지원 여부에 대한 질의에는 “JC파트너스가 충분한 지원방안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며 “매도자가 걱정할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키코 배상에 대해서는 법률적으로 종결된 사안의 번복은 대한민국 금융사에 나쁜 선례가 될 것이라며 입장 번복은 없다고 못 박았다. 이 회장은 “배상할 이유도, 필요도 없고, 해서도 안된다”라며 “금융감독원의 불완전 판매라고 한 것은 포퓰리즘적 판단이 아닌가 우려가 있다“라고 밝혔다.
 
그는 최근 국회에서 산업은행의 설립목적과 업무로 ‘고용의 안정과 촉진’을 규정하는 개정안이 발의 된 것에 대해서는 “구조조정에는 이해관계자들의 고통분담은 필수적이며 장기적·거시적 관점에서 고용의 안정과 촉진에 관한 법은 심도 깊은 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현재 7개 업종에 한정된 기간산업안정기금의 지원 업종을 확대하는 방안은 "업종 확대와 기준 완화에 대해 구체적으로 논의한 바는 없지만 필요한 경우에는 금융위원회와 적극적으로 협의 하겠다"라고 밝혔다.
 
이영홍 기자 ly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