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E&S에 붙은 물음표…처음부터 삐거덕 대는 '파이낸셜 스토리'
'시너지 의문' 남긴 SK E&S의 첫 번째 파이낸셜 스토리
나신평, SK E&S 수소 투자 관련 "사업적 시너지 효과 불확실"
공개 2021-01-12 18:35:08
[IB토마토 박기범 기자] '파이낸셜 스토리' 실행의 원년을 맞은 SK E&S의 플러그파워 투자에 대해 나이스신용평가는 물음표를 던졌다. SK E&S가 써가는 '그린 스토리텔링' 속 '시너지'는 찾기 어렵다는 것이 주요 골자다. 또한 투자 증가에 따른 재무부담 증가를 전망했다. 
 
SK그룹은 글로벌 수소 기업인 미국 플러그파워사의 지분 9.9%를 확보하며 수소 사업을에 본격적으로 진출했다. 출처/SK그룹
 
지난 7일 SK E&S는 지주회사인 SK(034730)와 공동으로 미국 수소 연료전지 제조업체인 플러그파워의 신규 발행 보통주(5142만 8119주, 지분율 9.9%)를 15억 달러(한화 약 1.6조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음을 공시했다. SK E&S와 SK는 종속자회사에 대한 출자 및 자금대여를 통해 지분인수 대금의 각각 50% 씩을 부담한다. 
 
플러그파워는 1997년 설립되어 1999년 나스닥에 상장된 미국 수소 연료전지 및 충전 솔루션 제조판매기업이다. 아마존, 월마트 등 대형 유통기업 대상 물류센터 지게차용(forklift)연료전지 제품 등을 공급하고 있다. 수소 연료전지 시장 확대와 더불어 매출이 성장했고, 코로나19에 따른 온라인 유통망 수요 급증에 비례해 연료전지 판매가 확대됨에 따라 2020년 3분기 누적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5.4% 증가한 2.2억달러를 기록했다. 
 
SK그룹과 SK E&S에게 플러그파워 투자는 '투자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SK그룹은 파워플러그 투자 당시 "올해 첫 투자처로 글로벌 수소 기업을 선택하면서 ESG 투자 핵심 영역이자 차세대 '꿈의 에너지'로 주목받고 있는 수소 사업 본격화에 나선다"라고 자평했다.
 
출처/SK E&S 홈페이지
 
SK E&S의 분위기도 크게 다르지 않다. 올해부터 유정준 부회장과 함께 SK E&S의 수장을 맡게 된 추형욱 사장은 신년사에서 "다가오는 수소 경제 시대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수소 분야에서 세계 1위 기업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으며, 수소와 재생에너지, 에너지 솔루션 사업까지 아우르는 'Green Portfolio' 완성을 올해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하지만 나신평은 플러그파워 투자에 대해 '사업적 시너지 효과는 불확실하다'라는 총평을 냈다. 신석호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위원은 "실제 사업 진행 경과와 이에 따른 SK E&S와의 사업 시너지 효과는 불확실하다"며 "앞으로 그룹 차원의 공동 사업 진행을 통해 사업기반 확장이 가능할 수 있으나, 선제적인 투자가 요구되는 사업 초기에는 사업적 시너지 효과는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 
 
또한 8000억원에 이르는 대형 투자다 보니 SK E&S의 재무부담은 증가할 전망이다. 지난 9월 나이스신용평가는 SK E&S의 신용등급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한 바 있다. 지난해 SK E&S는 대표적인 고배당 기업으로서 SK그룹의 캐시카우 역할을 한다. 
 
하지만 지난해 SK E&S의 수익성은 저하됐다. 지난 3분기 연결 기준 누적 매출액은 4조 183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4조 7564억원과 비교해 12%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186억원으로 전년 동기(4608억원) 대비 4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계통한계가격(SMP)의 하락, LNG도입물량 확대 등이 원인이다. 
 
지난해 4월 SK E&S는 차이나가스홀딩스(CGH)지분 전량 매각으로 1.8조원의 현금이 유입됐다. 하지만 △지난 9월 특별배당 5048억원 △SK그룹 동남아펀드 투자 1228억원 △중국 LNG터미널 투자 1378억원 △미국 가정용에너지솔루션 사업 투자 1385억원 등 해외 LNG/신재생 관련 신규 투자가 지속되며 차입금 상환 재원은 축소됐다. 
 
신 연구원은 "파워플러그 지분인수로 SK E&S는 보유 유동성 축소와 더불어 자금차입이 추가적으로 필요할 것"이라며 "재무안정성 개선여력이 저하되는 가운데 호주 가스전 개발사업 등 대규모 투자부담이 확대될 가능성이 상존하고 있는 점은 회사의 신용도 하방압력을 가중시키는 것"으로 판단했다. 
 
박기범 기자 partn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