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딧 시그널
신용 리스크 불거진 CJ푸드빌…등급 하향 불가피?
5년째 영업적자 기록·2년새 매출 약 40% 감소
자체적 수익창출력으로 재무구조 개선 어려워
2019년 말 순차입금의존도 42%…등급하향 가능성 커
공개 2021-01-12 10:00:00
[IB토마토 나수완 기자] CJ푸드빌이 실적 부진 여파에 신용 리스크가 불거지고 있다. 지난해 말 신용등급 전망이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된 CJ푸드빌은 향후 재무구조 개선에 실패한다면 등급 강등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2019년 기준 이미 신용등급하향 트리거를 충족한 CJ푸드빌이 자산매각 등을 통해 재무개선을 얼마나 실현할지가 주안점이 될 전망이다.
 
CJ푸드월드. 출처/CJ푸드빌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해 12월30일 CJ푸드빌의 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코로나19 영향에 따라 매출·영업수익성이 저하된 가운데 자체적인 수익창출력으로 재무구조 개선은 어렵다는 분석에서다.
  
빕스·계절밥상 등 외식 브랜드와 뚜레쥬르 등 프랜차이즈 브랜드를 운영하는 CJ푸드빌은 1인 가구 및 소비 트렌드 변화로 수년째 실적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 2015년 영업이익이 적자전환(-41억원)된 이후 2016년 영업손실 23억원, 2017년 38억원, 2018년 450억원, 2019년 40억원을 기록하는 등 5년 연속 적자를 내고 있다. 매출은 2017년 1조4275억원에서 2019년에는 8903억원으로 2년새 38%나 급감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영향으로 3분기 누적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32.7% 감소, 영업적자는 274억원으로 전년 동기(1억원) 대비 확대됐다. 빕스와 계절밥상 등 CJ푸드빌 주요 외식 브랜드의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약 60~70% 급감했고 뚜레쥬르는 30%가량 감소한 상황이다.
 
과거 이익기여도에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던 투썸플레이스 매각으로 수익성 악화도 불가피한 상황이다. 연간 매출 3000억원 내외, 영업이익 300억원 이상의 우수한 영업실적을 보인 투썸플레이스의 매각을 고려할 때 중단기적으로 연결 기준 영업적자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나이스신용평가는 향후 CJ푸드빌이 연결 기준 ‘EBITDA/매출액 5% 미만’, ‘순차입금의존도 30% 이상’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경우 등급하락을 검토하고 있다.
  
이를 기준으로 볼 경우 CJ푸드빌은 신용등급이 하락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순차입금의존도 지표가 2019년 말 기준 42.1%로 집계되며 신용평가사에서 제시한 하향 트리거인 30% 이상을 크게 넘어섰기 때문이다.
  
CJ푸드빌은 2018~2020년 세 차례에 걸쳐 투썸플레이스 지분을 전량 매각함에 따라 대규모 유동성(유무형자산 매각 등 포함해 총 4902억원)을 확보했고 자산매각 등을 통해 재무구조 개선에 나서고 있다.
  
현재는 뚜레쥬르 매각을 진행 중이다. 국내 연 3000억원, 해외 연 800억원 수준의 매출을 내는 뚜레쥬르 매각이 성사될 경우 수익창출력은 악화되겠지만 매각대금을 활용한 기존 차입금 상환 등 재무구조 개선 효과는 기대된다. 
 
자산매각 등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 효과가 2020년에 얼마나 반영됐는지가 등급하향 여부를 결정지을 것으로 보인다.
 
김봉민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원은 “CJ푸드빌은 2013년 이후 지주회사인 CJ의 유상증자 지원을 비롯해 임차보증금 유동화, 후순위 전환사채 발행, 사업부 매각을 통해 재무구조 개선을 꾀하고 있다”라며 “2020년 이후 비비고 상표권, 진천공장 매각 등을 진행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CJ푸드빌의 뚜레쥬르 매각 진행과정, 매각 조건, 매각 후 사업 및 재무적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향후 등급결정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나수완 기자 nsw@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