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딧 시그널
사모펀드에 안길 ‘KDB생명보험’…등급 하향될까
계열의 유사시 재무적 지원 기대 어려워
대주주 변경시 안정적 영업기반·자본적정성 비율 검토
공개 2021-01-11 15:26:37
[IB토마토 나수완 기자] 사모투자펀드(PDF)에 안기게 될 KDB생명보험의 신용등급이 하락기로에 서있다. KDB금융그룹 계열로서 브랜드 가치가 사라지는 데다 신규 대주주인 사모펀드로부터 재무적 지원을 기대하기 어려워서다. 향후 안정적인 사업기반 유지, 지급여력(RBC)비율 등을 반영해 신용등급 변동이 있을 예정이다.
 
출처/KDB생명
 
11일 한국기업평가와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KDB생명보험을 신용등급 하향검토 대상에 등록했다. 이미 KDB생명보험을 하향검토 대상에 올렸던 나이스신용평가도 등재를 유지했다.
 
KDB생명보험의 신용등급하향 가능성이 붉어진 이유는 지난해 12월31일 KDB산업은행과 JC파트너스가 KDB생명보험의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기 때문이다.
 
본건은 JC파트너스가 한국산업은행 계열이 보유한 지분 92.73%(KDB칸서스밸류 65.80%·KDB칸서스밸류사모펀드 26.93%)를 2000억원에 매입한 후 1500억원 규모의 자본확충을 실시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JC파트너스는 금융당국으로부터 대주주적격성심사를 완료하면 KDB생명보험의 최대주주가 된다.
 
KDB생명보험은 산업은행금융그룹 소속 생명보험사다. 현재 KDB생명보험의 최종신용등급에는 유사시 산업은행으로부터의 지원가능성을 고려해 1노치(Notch) 상향 조정이 반영된 상태다.
 
그러나 사모투자펀드로 대주주가 변경될 시 계열의 유사시 지원가능성은 불확실해지게 된다.
 
사모투자펀드는 기업 경영권에 참여해 투자가치를 높여 그 차익을 얻는 것을 사업 목적으로 한다. 계열 내 자원을 활용할 수 있는 지주회사 등과 달리 증자참여 등을 통한 비경상적인 지원여부가 불확실해지기 때문에 인수기업에 대한 지원가능성이 적다고 보고 있다.
 
한국기업평가는 “대주주가 사모투자펀드인 JC파트너스로 변경될 경우 계열지원 가능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라며 “더불어 KDB금융그룹 계열로서의 브랜드 가치가 사라질 경우 영업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신용등급 조정검토로 신용등급 하락이 결정된 것은 아니다. 매각체결 이후 KDB생명보험이 대주주로부터 추가자본을 지속적으로 지원받고 자본이익률(ROC), 지급여력(RBC) 비율과 같은 수익성 지표가 개선된다면 신용등급을 재확인할 기회는 남아있다.
 
현재 KDB생명보험은 ▶지급여력 중 보완자본 비중이 높고 ▶후순위채권의 자본인정액이 매년 차감되고 있는 점 ▶2018년 5월 발행한 2억 달러 규모의 외화 신종자본증권의 배당 부담이 높은 점 등은 부담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다만, 2020년 9월 말 기준 지급여력(RBC)비율은 228.4%로 우수한 수준이고 JC파트너스 인수 후 1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가 예정돼 있어 매각 완료 후 RBC비율 변화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신평사들은 대주주 변경 이후 안정적인 사업기반 유지 여부, 자본적정성 비율 등을 모니터링해 최종 신용등급에 반영하겠다는 계획이다. 
 
노지현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원은 “매각절차 진행과정, 주식매매계약 체결 이후 금융당국의 대주주 변경 승인, 대주주 변경 이후 사업안정성 및 재무위험 변화에 대해 종합적으로 검토해 대주주 변경 완료시 이를 신용등급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선영 한국신용평가 연구원도 “KDB생명보험은 2010년 한국산업은행 계열에 편입된 이후 3차례 매각 시도가 불발된 이력을 감안해 JC파트너스의 2차 투자자 모집 과정과 감독당국 승인 등 잔여 절차 또한 모니터링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나수완 기자 nsw@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