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짜 자회사 매각한 동방…과중한 차입부담은 '여전'
자회사 매각 통한 차입금 상환에도 재무부담 지속
신규 계약 등 매출·영업수익성 보완 여부가 중요
공개 2020-12-08 09:30:00
[IB토마토 손강훈 기자] 종합 물류업체 동방(004140)의 부채부담이 여전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6월 종속회사인 광양선박을 매각, 그 금액으로 차입금을 상환하며 재무안정성 지표를 개선했지만 경쟁력 강화를 위한 자본적 지출(CAPEX)과 관계사 지원 가능성은 재무적 부담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실적 개선을 통한 현금흐름으로 부채부담을 줄여야 하는 상황이지만 수익성이 좋은 광양선박의 이탈과 주요 프로젝트 계약 기간으로 인해 쉽지 않을 전망이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동방의 올해 9월 말 연결 기준 부채총계는 3892억원으로 부채비율은 355.4%를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말 연결 기준 부채총계 5218억원보다 24.1% 줄었으며 부채비율 443.4% 대비 88%p 하락했다.
 
 
 
이는 종속회사 광양선박을 매각한 대금을 차입금 상환 등 재무구조 개선에 활용했기 때문이다. 지난 6월 동방은 보유한 광양선박 지분 80.3%를 520억원에 처분하기로 결정했으며 매각대금의 일부를 고금리 단기 운영자금을 상환하겠다고 밝혔다. 여기에 530억원의 광양선박 단기차입금이 연결재무지표에서 제거되는 효과도 발생할 것으로 기대했다.
 
지난 8월 매각대금으로 차입금을 상환하면서 올 9월 말 차입금은 2204억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29.8% 줄었다. 차입금의존도는 44.2%로 같은 기간 5.7%p 개선됐다. 실제 작년 말 대비 46.8% 감소한 단기차입금이 전체 차입금 축소를 이끌었다.
 
그럼에도 350%가 넘는 부채비율과 45%에 육박하는 차입금의존도는 여전히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올해 3분기 누적 매출 4453억원, 영업이익 136억원으로 3.1%라는 비교적 안정적인 영업이익률을 기록하고 있지만 지난해 기준 매출 628억원, 영업이익 51억원, 영업이익률 8.1%의 우수한 수익성을 기록하던 광양선박이 빠지게 되고 총 계약금 2270억원의 카자흐스탄 유전확장공사 해상운송 프로젝트 등 주요 계약의 대부분이 올해까지 유효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내년 영업실적은 올해보다 줄어든 가능성도 존재한다.
 
더구나 국제여객부두 및 선박 등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가 자체현금창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자항선 구입 등으로 인한 자본적 지출이 329억원, 올해 9월 말까지는 149억원이 발생했다. 이로 인해 잉여현금흐름(FCF)은 2019년 -33억원, 올 9월 말 -147억원을 기록했다. 잉여현금흐름이 마이너스면 외부 자금조달이 필요한 상황으로 현재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 등을 고려할 때 재무 부담이 더 커질 수도 있다.
 
 
 
여기에 유엔시티와 평택동방아이포트 등 관계기업에 대한 지원부담도 존재한다.
 
올 9월 말 기준 44.4%의 지분을 갖고 있는 유엔시티는 지난 2015년 경영정상화를 위한 협약에 따라 87억원의 현금출자와 지난해 총 330억원 완납을 마친 울산 광석부두 2개 선석 및 배후부지 임대차계약 체결 등 자금소요가 발생했다. 문제는 520억원을 한도로 자금보충의무가 존재해 채무상환, 운영자금 등이 부족할 경우 추가 자금 사용이 예상된다.
 
지분 32.7%를 보유한 평택동방아이포트는 지난 2016년 구제금융 과정에서 376억원의 출자를 하기로 결정했는데 2025년까지 분납이 예정돼 있다.
 
결국 부채를 줄일 수 있는 현금창출력을 보유하기 위한 실적 개선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이와 관련 나이스신용평가는 2021년 이후 신규계약 체결을 통한 회사 매출 및 영업수익성 보완 여부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동방 관계자는 <IB토마토>에 “광양선박의 매각 이유는 단순히 유동성 확보 차원이 아니라 철강 쪽에서 발생하는 양사의 시너지가 더 이상 크지 않을 것이란 판단이었다”라며 당장 연결 실적에 영향을 받지만 시황·시너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장기 대형프로젝트의 계약이 올해 종료되는 것은 맞지만 그 외 매출을 내는 단기계약들은 이뤄지고 있다”라며 “새로운 분야에 대한 계약도 찾아나가는 등 매출 창출·손익 개선을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손강훈 기자 riverh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