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장에너지 떠난 SGC이테크건설, 수익성 악화 직결
우수한 수익 내던 자회사가 모회사로
수익성 타격 불가피…수주로 성장해야
공개 2020-11-16 09:30:00
[IB토마토 손강훈 기자] SGC이테크건설(이테크건설(016250))이 에너지기업으로 도약을 노리는 삼광글라스(005090)의 지배구조 개편에 따라 자회사 군장에너지의 보유 지분이 이탈되며 수익창출력에 우려감이 높아지고 있다. 회사의 영업이익이 주력 사업인 플랜트와 토건보다는 군장에너지를 통해 얻는 발전에너지 부문에 치중된 상황에서 이번 지배구조 개편은 수익성 악화와 신용등급 하향 등의 타격이 나타나고 있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테크건설과 삼광글라스 인적분할과 각사의 투자부문과 군장에너지의 합병이 완료됐다. 이에 삼광글라스와 SGC이테크건설의 투자부문과 군장에너지가 합쳐진 사업지주사 SGC에너지가 신설됐고 건설·토목 등 사업부문만 남은 SGC이테크건설과 삼광글라스의 사업부문이 남은 SGC솔루션, SGC그린파워, SGC디벨롭먼트 등으로 구성된다.
 
이번 지배구조 개편의 핵심은 군장에너지다. SGC에너지를 중심으로 신재생에너지 기반의 종합에너지 기업으로의 도약을 선언했기 때문이다.
 
 
군장에너지는 집중된 대규모의 에너지 생산시설로부터 생산된 전력과 열 등의 에너지를 다수의 이용자에게 판매하는 사업을 주력으로 하며 군장산업단지 내 독점적인 공급지위를 바탕으로 안정적인 수익성을 보여주고 있다. 올해 6월 말 기준 매출은 212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9% 감소했지만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596억원으로 23.4%를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28%에 달했다.
 
안정적인 실적을 기록하던 군장에너지가 이탈하면서 당장 SGC이테크건설은 수익성 악화를 피할 수 없게 됐다.
 
최근 3년간 사업부별 실적을 살펴보면 발전사업부(군장에너지)의 매출이 SGC이테크건설 전체 연결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7년 35.5%, 2018년 37.2%, 2019년 28.4%로 그리 높지는 않았지만 영업이익 비중은 2017년 82.6%, 2018년 86.2%, 2019년 89.5%를 차지했다.
 
올해 상반기의 발전사업부 매출액은 2128억원으로 SGC이테크건설의 전체 연결 기준 매출 6613억원의 32.2%를 차지했지만 영업이익은 596억원으로 전체 영업이익 590억원보다 많았다.
 
코로나19 장기화로 글로벌 및 국내 건설 경기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수익성이 높았던 발전사업부의 실적은 사라지고 상대적으로 낮은 채산성을 보이면서 글로벌과 건설경기에 영향을 받는 플랜트와 토건만 남게 돼 앞으로 실적 성장에 대한 우려가 커질 수밖에 없다.
 
실제 군장에너지의 영향이 없는 별도 기준 실적을 보면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4678억원으로 22.9%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6억원으로 94.8% 급감했다. 2분기만 보면 영업이익은 -15억원이다.
 
 
 
이에 한국신용평가는 SGC이테크건설의 신용등급을 BBB+(하향검토)에서 BBB(안정적)으로 조정했다. 경기 민감도가 낮은 플랜트 공사 위주의 공종 구성과 확대된 수주잔고를 감안할 때 현재 수준의 외형은 유지하겠지만 수주한 프로젝트의 낮은 채산성과 보수적인 수주정책으로 영업수익성 개선이 제한적이라는 것이 그 이유다.
 
이와 관련 SGC이테크건설은 이번 지배구조 개편은 회사 입장에서 영업의 기회가 된다는 입장이다. 자회사였던 군장에너지가 분할합병이후 모회사가 되면서 수주를 위한 추가 신용공여를 하지 않아도 되는 등 수주 영역확대 및 비용절감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SGC이테크건설 관계자는 <IB토마토>에 “공정거래법 등 여러 법규 상 자회사로부터 지원을 받기는 힘들지만 모회사로부터는 다양한 지원을 받을 수 있다”라며 “이번 지배구조 개편이 건설 자체가 더 많은 수익을 내고 성장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손강훈 기자 riverh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