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치에프알 주가 연일 '곤두박질'…유증 발행가액 낮아지나
코로나19로 고객사 설비투자 줄며 실적 악화
유상증자 공시 후 주가 2만원 대로 떨어져
공개 2020-11-03 09:30:00
[IB토마토 손강훈 기자] 에치에프알(230240) 주가가 연일 곤두박질치고 있다. 올해 하반기부터 코로나19 타격에서 벗어날 것이란 전망이 무색하게 지난달 8일 장중 고점에서는 무려 44%나 추락했다. 주가 폭락에 최근 추진 중인 유상증자의 모집금액은 예상보다 줄어들 가능성이 커지며 자금 활용 계획에도 차질이 빚어질 것이란 예상이다.
 
2일 금융감독원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에치에프알은 90만주의 기명식보통주를 발행하는 유상증자를 진행 중이다. 예상모집총액은 263억원 규모로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이다. 하나금융투자가 주관사 및 실권주 인수인으로 참여했다.
 
에치에프알은 유상증자를 통해 모집한 자금을 시설투자, 채무상환, 운영자금으로 사용한다는 계획이다.
 
시설자금은 제2판교테크노밸리 G2-1, 2블럭에 지어지는 ‘에치에프알 판교R&D센터’의 건축자금으로 활용된다. 에치에프알 판교R&D센터는 연구개발 역량 강화를 위해 분산돼 있는 당사의 연구개발조직(분당, 안양)과 엔텔스를 비롯한 자회사의 연구개발조직을 통합하는 목적으로 건설된다. 2023년 8월 입주 예정이며 총 445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또한 256억원의 단기차입금 중 내년 3월 만기가 돌아오는 70억원을 갚아 재무안정성을 제고하고 가격상승과 원자재 품귀 현상에 대응하기 위해 원자재 확보에 36억700만원을 사용한다.
 
다만 유상증자 발표 후 주가가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이에 조달 자금이 예상에 못 미칠 가능성은 높아지고 있다. 에치에프알의 30일 주가는 2만5800원(종가기준)으로 유상증자 결정을 공시했던 지난 13일 종가 3만1100원 대비 17% 하락했다.
 
이번 유상증자의 예상발행가액은 2만9250원이다. 공시 전날인 10월12일을 기준으로 이전 1개월 거래량 가중평균주가, 1주일 거래량 가중평균주가, 기산일 가중평균주가를 계산해 기준주가를 3만4770원으로 결정한 다음 할인율과 증자비율을 적용해 나온 값이다. 1차 발행가액은 다음달 10일 확정되는데 유상증자 공시 이후 주가가 2만원 중후반대로 형성돼 있어 발행가액이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
 
유상증자를 통해 조달되는 자금이 예상보다 줄어든다는 것으로 결국 자금 활용 계획에 차질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의미가 된다.
 
더구나 코로나19 영향으로 올해 상반기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매출은 31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2.5% 줄었으며 영업손실은 134억원으로 적자 폭이 더 커졌다. 국내외 통신사업자들이 코로나19 확산을 이유로 5G설비 구축을 미뤘고 이에 관련 무선사업 매출이 크게 줄며 전체 매출 감소를 이끌었다.
 
실제 에치에프알의 주요 매출처인 SK텔레콤(017670)의 설비투자 추이를 보면 2017년 198억원, 2018년 213억원, 2019년 292억원으로 증가세를 보였으나 올해 상반기에는 12억원에 그쳤다.
 
 
 
특히 5G설비투자 축소로 수익성이 높은 ‘프론트홀(Fronthaul)’ 제품 매출 비중이 줄고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낮은 Wifi-AP의 매출 비중은 늘어나면서 수익성이 더욱 악화됐다.
 
일부에서는 통신사업자들의 5G설비 구축은 필요하기 때문에 4분기부터 올해 미뤄왔던 설비투자가 시작, 실적이 어느 정도 회복될 것으로 봤으나 상반기가 부진했던 탓에 올해 연간 실적은 지난해에 비해 나쁠 수밖에 없다.
 
에치에프알 측은 현재 주가하락은 통신장비제조업체 전반적인 흐름이라는 입장이다. 모집자금이 줄어든다고 해도 보유한 현금을 통해 차질 없이 자금 활용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에치에프알의 6월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246억원이다.
 
에치에프알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코로나19로 인해 발생한 불확실성을 사전에 대비하기 위해 유상증자를 진행하는 것”이라며 “현재 보유한 현금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조달 금액이 준다고 해도 자금 활용은 문제가 없다”라고 말했다.
 
손강훈 기자 riverh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