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I, 8분기 만에 흑자전환…폴리실리콘 가격 급등 덕분
원화 강세, 4분기 실적에 '부정적'
공개 2020-10-28 17:42:30
[IB토마토 박기범 기자] OCI(010060)가 8분기 만에 흑자를 기록했다. 실적에 우호적이었던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가격 덕분이다. 다만, OCI의 이우현 부회장은 최근 원화 강세 흐름을 예의주시하며 4분기 실적에 대해 조심스러워했다. 
 
OCI의 3분기 주요 실적. 출처/OCI
 
OCI는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 4680억원, 영업이익 18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28일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30.2%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흑자 전환됐다. 
 
OCI는 전 사업 부문에서 고르게 실적을 냈다. △베이직케미칼 △석유화학 및 카본 소재 사업 △에너지솔루션을 주 사업 부문으로 두고 있는 OCI는 에너지솔루션을 제외한 사업부문에서 이번 3분기 흑자를 기록했다. 
 
베이직케미칼 부문의 실적이 호조였다. 3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2000억원과 220억원을 기록했다. 직전 분기와 비교할 때 매출액은 460억원, 영업이익은 470억원 늘었다. 태양광 설치가 증가했으며, 경쟁사들의 공급에 차질이 생긴 탓이다. 그 결과, 폴리실리콘 판매량은 전 분기 대비 80%가량 증가했으며, 판매단가는 약 30% 상승했다. 이날 현재 태양광 시장조사업체 PV인사이트에 따르면 고순도(9N/9N+)의 KG당 폴리실리콘 가격은 10.59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해 말 7.46달러, 7월 2~3주 6.83달러와 비교할 때 거래가격이 3~4달러 올랐다.
 
OCI는 앞으로도 태양광용 폴리실리콘의 가격 상승을 예상했다. 이우현 OCI 부회장은 3분기 실적발표회에서 "고객사인 주요 웨이퍼 회사들의 증설이 만료됐기 때문에 폴리실리콘 수요가 발생, 가격 안정이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카본블랙이 주로 쓰이는 생활 속 제품들. 출처/OCI
 
석유화학 및 카본 소재 사업 역시 흑자였다. 3분기 2200억원의 매출과 8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OCI 측은 "지난 분기 대비 주요 제품 판매가 상승(벤젠, TDI 각 약 15%)했고, 판매량은 증가(카본블랙 약 60%, TDI 약 20%)했다"면서 "코로나19 영향으로부터 점진적으로 회복되며 부문 실적이 흑자 전환했다"라고 설명했다. 
 
OCI는 4분기 실적의 주요 변수로 환율을 꼽았다. OCI는 매출을 100% 달러 기준으로 잡다 보니 최근의 원화 강세 흐름은 OCI에 악재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130.6원에 거래를 마쳤는데, 이는 지난 3월19일 1280원과 비교할 때 150원이 떨어진 것이다. 또한 코로나19의 재확산 역시 주요 변수다.  
 
이 부회장은 "원화 강세 흐름이 이어질 경우 수익성이 나빠질 것"이라며 "코로나19의 재확산으로 2차 락다운도 나오고 있어 단기적으로 설치 시장에 (코로나19가) 변수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반도체용 폴리실리콘은 생산 여력 대비 공급처를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태양광용 폴리실리콘으로 공급하며, 반도체용 폴리실리콘 거래처 확보를 위한 시간을 벌고 있다. 
 
그는 "반도체용 폴리실리콘은 아직 생산 여력에 비해 팔지를 못하고 있다"면서 "반도체 시장은 처음 진입하기 어렵지만 이후에는 안정적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대형 수요처에서 품질 승인은 마무리됐지만, 진행은 천천히 되고 있다"면서 "(폴리실리콘이) 태양광 용으로 팔리고 있지만, 반도체 용으로 팔린다면 손익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기범 기자 partn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