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MH 경영권 분쟁 본격화…키스톤PE 참전 선언 왜?
KMH "감사 자리 확보 후 건전 경영 지원하려 했어"
소 제기 배경, BW 기습 발행·임시 주총 개최
임시 주총 변수, 키스톤 PE의 동맹군 확보
공개 2020-09-24 09:30:00
[IB토마토 박기범 기자] KMH(122450)의 경영권 분쟁이 본격적으로 막을 올렸다. KMH의 최대주주가 경영권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2대 주주인 키스톤PE가 공개적으로 소를 제기하며 반기를 들었다. 게다가 키스톤PE는 감사 선임에 관해 최대주주보다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며 현 경영진을 견제할 채비를 하고 있다.
 

출처/KMH 홈페이지
 
지난 21일 KMH의 2대 주주 키스톤 프라이빗 에쿼티(이하 키스톤PE)는 전환사채(이하 CB) 발행금지 가처분 신청과 주주명부 열람 및 등사 신청 가처분에 관한 소를 제기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기존의 키스톤PE 입장과 상반된다. 그전까지 키스톤PE는 KMH의 지분 인수 목적을 '동반자적 관계 혹은 일부 경영참여'를 통한 주주 가치 극대화라며 경영권 확보에 선을 그은 바 있다. 
 
노선 선회한 키스톤PE, 소 제기 배경은?
 
키스톤PE가 법적 절차를 밟은 배경은 크게 2가지다. 첫 번째는 신주인수권부사채(이하 BW) 발행이다. 키스톤PE는 KMH가 지난 17일 BW를 조기 발행한 점을 문제 삼았다. KMH는 11월1일 예정됐던 BW를 앞당겨 9월17일에 발행했다. 그동안 KMH가 최대주주인 최상주 회장과 에스피글로벌에 발행한 CB와 BW는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많았다. KMH의 주가가 올라갈 경우, 최대주주의 지분율이 크게 늘어날 수 있어 소액주주의 권익이 침해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또한 리픽싱 조항을 둬 주가 하락도 대비할 수 있다. 
 
키스톤PE 측은 BW의 조기 발행을 기습 발행으로 명명하며 "처음부터 제기하지 않은 이유는 11월1일까지는 시간이 충분히 있었기 때문"이라면서 "하지만 기습 발행과 같은 적대행위를 했을 때는 그에 상응하는 대응이 필요하다"라고 설명했다. 
 
두 번째는 경영진의 신규 선임이다. KMH는 다음 달 14일 5명의 이사와 1명의 감사를 선임하는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기존 임원들의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에 신규 선임의 결정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사외이사와 감사는 내년 3월31일에 임기가 만료될 예정이다. 이번 안건에 제출된 이사와 감사의 임기는 모두 상법에서 정한 최대 기간인 3년이다. 
 
이번 안건이 통과될 경우, 당분간 이사나 감사의 신규 선임은 어려울 전망이다. KMH 정관에 따르면 KMH는 최대 8명까지 이사를 선임할 수 있다. 현재 대표이사와 사내이사를 해임하지 않는다고 가정할 경우 KMH는 정관이 정한 이사를 모두 선임한 셈이다. 
 
이사와 감사 신규 선임은 최대주주의 경영권 강화, BW·CB발행은 최대주주의 지배력 강화에 목적을 두고 있다. 이사 신규 선임을 통해 현재의 경영 구조를 공고히 할 수 있고, BW·CB 발행으로 최대주주의 지분율 상승을 도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소송은 최대주주의 경영권, 지배력 확대를 견제하는 차원인 셈이다. 
 
임시주주총회 결과는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키스톤PE가 본격적으로 우호지분 확보에 나섰기 때문이다. 키스톤 PE 관계자는 "적대적 M&A를 할 계획이 없다 보니 현재 동맹군은 없는 상황"이라면서 "하지만 동맹군이 나타난다면 협의할 의향은 있다"라고 말했다.  
 
감사 선임, 키스톤 PE가 유리
 
키스톤PE의 다음 단계는 주주제안을 통한 감사 선임이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감사가 될 경우, 회사의 비밀스러운 정보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사모펀드 운용사(PEF) 대표는 "감사는 모든 자료를 다 요구할 수 있고, 회사는 그것을 응해야 할 의무가 있다 보니 감사는 회사의 디테일을 속속들이 다 들여다볼 수 있다"면서 "일반 주주로 있는 것과 관찰의 범위가 완전히 다르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감사 선임이 표 대결로 치달을 경우라도 키스톤PE가 유리한 상황이다. 현행 상법상 의결권 있는 지분을 3% 이상 보유한 대주주는 감사 선임 시 3%를 초과하는 지분의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최 회장은 17.7%를 보유했음에도 감사 선임 안건은 최대 3%까지만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의미다.  
 
반면 키스톤PE는 18%를 행사할 수 있다. 키스톤PE는 KMH의 지분을 인수할 당시 6개의 투자목적회사를 설립해 (유)키스톤다이내믹투자목적회사가 KMH 지분의 10.06%, 나머지 2~6호는 각각 3%씩 보유 중이다. 키스톤 PE 담당 본부장은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6개의 투자목적회사를 선임한 이유에 대해 감사 선임 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함이라고 밝히며 "회사가 투명한 경영만 한다면 감사가 누가 오든 무슨 문제가 있겠냐"라고 말했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KMH의 감사는 키스톤PE 쪽 사람이 차지할 것"이라면서 "감사를 2대 주주가 가져간다는 것은 대주주 간 싸움이 세게 붙었다는 의미"라고 풀이했다. 
 
박기범 기자 partner@etomato.com